하나님을 원망하다
하나님은 전능하신 분이시며 모든 것을 주관하시는 분이시니, 이 분을 향해 삶에 찾아온 고통과 아픔에 비명을 지르며, 내 힘든 삶에 대해 원망하는 건 분명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봅니다.
아니, 있을 수 있는 일 정도가 아니라, 마땅히 벌여야 하는 일이라고 봅니다.
"왜 이런 고통이 우리에게 찾아오느냐"고!
뒹굴고 통곡하며 가슴을 쥐어 뜯으며 왜 침묵하냐며 말해 보라고 소리지르는 게 오히려 신앙적입니다. 신앙인이기에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신앙인이 하나님께 드는 의문을 묻지 않는다면, 누구에게 묻는다는 말입니까. 또 그런 의문에 답이 없다면 그것은 신앙이 될 수 없습니다.
우리는 답을 얻어야 합니다. 그래야 고통과 아픔을 극복하고 그 다음에 찾아오는 삶을 향해 나아갈 수 있지 않겠습니까. 어쩌면 우리의 삶은 이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기에 답을 달라고, 왜 내게 이런 고통이 왔느냐고 묻는 그의 종들의 분노를 하나님은 들으실 자격과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침묵은 내가 신앙을 해야 하는 이유마저 흔듭니다. 하나님이 존재하는지 나조차도 증명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답이 없는 건, 나무나 돌도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하나님이 나무와 돌과 같은 존재라면 하나님이 살아계시다고 내가 어떻게 믿을 수 있다는 말입니까?
그러나 분명한 것은, 기도와 고통에 부르짖는 신앙인에게 하나님은 찾아오신다는 것입니다. 무엇이라고 말씀하실지, 무엇을 보여주실 줄 모르지만 분명 하나님은 우리에게 찾아오셔서 '사람이 줄 수 없는 위로'를 해 주십니다.
특히 하나님은 우리의 고통을 절대로 모르시는 분이 아니심을 깨닫게 해 주십니다. 고통의 자리에 있고 우리 성도들이 견뎌야 하는 큰 고통을 더 아프게 느끼시는 분이십니다. 하나님도 고통을 견디고 계시는 것입니다.
자신이 창조한 아름다운 인간이 겪는 고통을 하나님은 더욱 아프게 보실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고통을 겪으라고 세상을 만든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이 아름답게 주신 것을 악한 인간들은 자기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남들의 행복마저 빼앗고자 비틀고 흔들어버렸습니다. 그로 인해 세상에 악취가 넘쳐났으니 하나님은 더욱 마음이 아프실 수밖에 없습니다.
인간이 아닌 신이 아파하실 수 있나요? 아파하실 수 있지요. 그것을 예수님을 통해 보여주셨습니다. 예수님은 사람으로 오셔서 사람의 아픔과 가난과 고통과 죽음에 관심을 보여주셨고 거기에 생명을 불어 넣어주셨습니다. 심지어 십자가의 고통을 사람의 몸으로 받으셔서 자신이 고통을 안다는 사실을 의심하는 우리를 향해 보여주셨습니다.
우리를 창조하신 하나님은 우리의 고통을 잘 알고 계십니다. 고통의 자리에도 함께 하시고 위로하시기 위해 찾아오십니다. 우리의 울부짖음을 듣고 계십니다. 우리의 원망이나 우리의 울부짖음을 그대로 듣고 계시는 분이십니다.
너무나 자주 배신하는 이스라엘 백성이 미워서 "네 말을 듣지 않겠노라"라고 하셨지만, 사실 들었기 때문에 그 말씀을 하시는 게 아니었겠습니까?
그렇게 듣고 계시는 분이 각자에게 어떻게 응답하실지는 모르겠습니다. 분명 위로를 하실 분이시니 우리의 기도와 부르짖음을 멈추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