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그리스도가 나의 주요, 하느님이 우리의 등불'이라고
믿는 기독교의 타력주의적 신앙과 불교의 자력주의적 신앙은
종교적 자세에 있어서 하늘과 땅만큼 차이가 있다.
기독교는 유신론과 타력주의(他力主義)의 종교다.
기독교의 신은 어떠한 신인가.
파스칼은 그의 유명한 종교적 회심(回心)에서 이렇게 말했다.
'아브라함의 신(神), 이삭의 신, 야곱의 신,
철학자 및 식자(識者)의 신이 아니다.'
자기가 믿는 성서의 신은 옛날 아브라함이 믿었고
이삭이 믿었고 또 야곱이 믿었던 신이다.
철학자나 과학자들이 머리 속으로 생각하는
제일원인(第一原因)으로서의 신이나
형이상학적인 추상신(抽象神)이 아니라는 것이다.
자기가 믿는 신은 신앙과 예배의 대상이 되는 유일한 인격신이다.
인간은 불타가 될 수는 있어도 신이 될 수는 없다.
불교에서는 스스로의 修道에 의한 구원과 해탈이 가능하지만
기독교에서는 자력주의에 의한 자기구원은 불가능하다.
내가 나를 구원할 수는 없는 것이다.
구원은 오직 구세주인 그리스도를 통해야 한다.
빛은 내 속에 있다. 이것은 불교적인 인간관이다.
빛은 나의 밖에 있고 나의 위에 있다.
나는 그리스도의 빛에 의해서 비로소 빛에 참여할 수 있다.
이것이 기독교적 인간관이다.
이상에서 나는 기독교와 불교의 기본적 차이를 대비해 보았다.
불교는 고(苦)의 원리와 자각의 방법과
무신론의 입장과 자력주의를 토대로 하는 理性의 종교요,
기독교는 죄(罪)의 원리와 신앙의 방법과
유신론의 입장과 타력주의를 토대로 하는 초이성(超理性)의 종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