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욱의 <일본은 절대로 침몰하지 않는다>를 읽었다
최소임금이 인상되고 노조가 강화되면서
한국경제도 영국의 70년대처럼 될것을 염려했었다
그러다 각종 규제가 강화되면서, 특히 부동산 정책이 일방적으로 흘러가는걸 보며
이러다 영국이 아닌 베네수엘라처럼 되면 어쩌지 염려를 넘어 불안감이 올라왔다
여기까지가 코로나 이전의 불안이었다
그런데 코로나가 덮쳤다. 그것도 점차 장기화가 된다.
이제 시계를 뒤로 돌려 30년대 대공황과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공부해야만 하는 절박감이 생겼다
그런데 여전히 증세는 늘고 규제는 강화된다. 우리는 과연 닥쳐올 장기불황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저자는 일본은 잃어버린 20년을 버티면서도 성장률을 지속하였지만
한국 경제체력으로는 10년도 버티기 어려울거라 판단한다
그러면서 일본 꼴은 나지 말자는 말자체가 참으로 오만하다고
일본꼴이라도 나면 다행이라 한다
몇년전만해도 설마 그정도까지야, 라고 했을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저자의 말이 아프게 다가온다. 아무래도 그리될것같은 두려움에
해서 이제라도 자세히 들여다봐야 한다
감정을 내려놓고 볼때, 우리보다 아니 전세계 그 어느 나라들보다
일본이야말로 장기 불황을 넘어 디플레이션을 자그마치 20년이나 겪으면서도
성장율을 유지하고 완전고용을 달성한 나라이다
지금까지 남의 나라, 특히 일본경제이니까 더 중요시여기지 않았으나
사실 디플레이션 기간 중에 성장율을 유지하고 완전고용 달성이라니
이는 당연히 준기축통화국 정도니까 가능한 일이었을 것 같지만
그럼에도 그외 또 어떤 길을 걸었는지 이제라도 자세히 들여다봐야 한다는 생각이다
1. 권력의 삼각분립: 황/ 관/ 상
일본에는 명예는 일왕/ 권력은 총리/ 재력은 기업이란 삼각분립을 원칙으로 삼고 있는데
이와같은 사고방식이 한국인이 상상하는 이상이라고 한다
2. 천황
우리에겐 상당히 불편하고 껄끄러운 존재이지만
일본인들의 의식세계를 이해하기 위해서 가장 필수적인 단계가 바로 천황의 존재라고 한다
그 존재가 정신적 기둥같은 역할이란건 어느정도 이해하고 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며 일본이 극우나 극좌로 달려가지 않는
일본사회의 무게중심을 잡아주는 역할까지 해준다는 사실은 처음 알게 되었다
3. 기시 노부스케와 아베 : 공통점과 다른점
아베 전 총리의 외할아버지인 기시 노부스케는 독일 근무중 독일정부의 강력한 정부주도의 경제정책을 보고
전후 일본에게 가장 필요한 정책이라 판단하였다고 한다. 해서 총리가 된후 적극 도입하였다고
이또한 어느정도는 알고있던 부분이었는데 정작 내 관심을 끈 것은
전후 일본에서도 전쟁으로인해 빈곤층이 늘어나면서 사회주의 사상이 엄습하여
그대로라면 일본내 사회주의 혹은 심지어 공산화까지도 염려해야 할 정도였다고 한다
이에 기시 노부스케 총리는 정치인들 중에서도 반미를 주장하는 세력들을 잠재우고
미국과 강력한 돔맹체결을 맺는데 이유인즉, 미국과 동맹을 맺음으로 군사력에 지출한 돈을
경제부흥에 올인할 수 있고, 그로서 일본의 공산화를 막을 수 있을거란 판단이었다고 한다
당대에는 미국과 소련이 패권전쟁을 벌이며 일본내에서도 자신들에게 패전을안긴 미국에게 반감을 가진
친소련파 정치인들이 양립외고 내지는 심지어 친소련 정책을 주장하였지만,
기시 노부스케는 미국이 결국은 승리할것이란 국제정세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따른 결정을 내린거라고 한다
일본의 친미정책은 현대적 관점에서 너무 당연히 생각했었는데
이들 또한 전후에는 사회도 그렇고 정치인들도 반미내지는 사회주의 사상이 크게 대두되었는데
그 혼란을 정확한 국제정세파악으로 친미로 돌려세운것이 기시 노부스케였다고 하니
왜 일본에서 그를 떠받드는지 이해되었다
이후 총리들은 이와같은 국제적 흐름을 이어받아오고 있는데
기시 노부스케의 아베 역시 미중패권전쟁의 승자는 기축통화국인 미국이란 판단아래
전 세계 놀림을 받을정도로 친미성향을 드러내는데
그 이유가 일본은 일찌감치 85년 플라자 합의를 통해 미국 달러의 위력을 또한번 경험했기 때문이라고
(패전에 이어, 경제전쟁인 85년 플라자 합의에서 또 한번 미국 달러 앞에 세계 2위 경제국이 무릎을 꿇었으니
어쩌면 일본이야말로 전 세계 그 어떤 국가보다 미국의 힘을 몸소 체험한 나라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기에 자신의 외할아버지처럼 국제정세의 판단아래 친미의 길을 걸으며
경제정책은 완전히 반대방향, 즉 정부개입이 아닌 정부가 한걸음 물러나 가능한 시장의 모든 규제를 풀며
정부는 양적완화를 통해 시장경제를 되살리려는 아베노믹스를 시도하기에 이르렀다고
4. R&D + 장인정신= 강소기업들
그러나 내가 정말 놀란건 역시나 일본의 강소기업들이었다
북유럽을 공부하면서 서구사회에서 일본을 아시아의 북유럽이라 칭한다는걸 알고 사실 너무 놀랐다
일본이 서구인들 눈에는 그렇게 비치는걸까..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며 일본의 강소기업들은 수십년 R&D에 (심지어 영업이익이 하락하는 기간에도) 투자할뿐더러
자신들이 목표로 하는 제품에 있어서는 전 세계 1위가 될때까지 장인정신으로 제품의 완성도를 끌어올린다고 한다
해서 한낱 중소기업의 평범한 회사원이 노벨화학상을 받은적이 있을정도라고 한다
전 셰계에 미국에서 공부하지 않고 자국에서 공부해도 노벨과학상을 받을 수 있는 나라가
일본, 독일, 영국 그리고 이스라엘 뿐이라고 한다.
심지어 일본의 노벨과학상 수상자들 중에는 수상식에 참여하기위해 떠난 여행이
첫 해외여행인 사람들도 있었다고 하는 사실. 어찌 받아들여야 하는걸까
그만큼 앞선 공부를위해 해외에 나갈 필요도 없었고, 자신의 학문에 매진하면서 해외여행도 가지 않고
어느쪽으로던 놀라운 일이 아닐수없다.
이러니 중소기업의 평범한 회사원이 노벨화학상을 받을수있는가싶기도 하고
노벨상 그자체를 받고, 안 받고의 문제라기보다는 노벨 과학상의 경우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갈 한 나라의 기술적 역량의 바로미터로 보면될것같다
그 경우 우리 경제의 가장 큰 문제가 바로 강소기업이 육성되지 않는다는 것. 어제, 오늘 일이 아닌것같다
해서 일본은 자위대가 정식 군대가 아니어도 사실 인공지능 군대의 기본을 다 갖추고 있다고 한다
이런 나라를 우리가 과연 죽창만 갖고 싸울 수 있을까..?
5. 한국의 중산층 몰락과 사회주의의 연관관계
한국에서 중산층이 몰락의 위기에 처하며, 국가 복지에 기대는 사회주의 성향이 증가하고 있다.
정치하시는 분들은 이 국가적 경제위기를 오히려 통일로 풀으시려나 싶을 정도이다.
문득 우리들의 삶이 쫌 고달프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죽하면 한 예인의 힘드시죠..라는 위로의 말 한마디에 많은 국민들이 가슴 뭉클하니 말이다..
일본꼴이라도 나면 다행이라는 저자의 일침 앞에 한참을 서성이며
지금부턴 일본과 유태인을 다시 공부해야겠다 결심했다.
우리나라와 나 자신에대해 정신이 번쩍 드는 책이었다
Ps: 마침 일본 노벨과학상에 대한 기사가 올라왔다
연관기사: https://news.naver.com/main/ranking/read.nhn?mid=etc&sid1=111&rankingType=popular_day&oid=009&aid=0004666973&date=20201003&type=1&rankingSeq=8&rankingSectionId=104
첫댓글 일본이라는 나라를 상징하는 정신적 지주 천황이 있고, 국제정세를 분석하여 때론 국내외 반대를 무릅쓰고 친미를 행한 정치인이 있었으며, 자기 일에 대해서는 설렁설렁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진심을 다한 국민이 있었기 때문에 일본은 20년간의 디플레이션에도 성장율을 유지하고 완전고용을 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는? 나는? 이라는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감정만 앞세우고 일본에 대해서는 하나도 몰랐었다는 생각이 든다.
국민들의 정신적인 기둥으로 천황이 있어서 극좌와 극우로 가지 않고 장인정신이 기본이 된 강소기업들이 있는 일본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특히 요즈음 같은 상황에선 정신적으로 흔들리지 않는 것과 외부상황에도 경제상황이 불안하지 않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돼서 그런지 침몰하지 않을 일본에 대해서 우리가 배워야하는 것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된다.
중학교때 과학선생님이 일본으로 연수를 가보면 지방 학교 실험시설이 우리나라 웬만한 대학교보다 훨씬 낫다 라고 했던 말이 생각난다 아마도 일본이 절대 침몰하지 않는 이유일 것이다
아베가 트럼프에게 아부하고 바짝 다가서는 행보에 대해서, 우리나라 언론에서는 고운 눈으로 보지 않았지만, 일본의 철저하게 실리적인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에게 바짝 붙어서 의사표현을 해놓으니, 중국의 입김이 덜 영향을 받는 것 같다.
우리나라는 양다리작전이기는 하지만, 중국에서 뺨맞고, 미국에게 한 소리듣다보면, 만신창이가 될 것 같아 불안하다.
현상황을 파악하여, 중국이 흔들 틈을 주지 않는 것도 필요한 것 같다.
최근들어 하나의 조직, 국가를 이끄는 사람의 역할과 가치관에 대해 고민해보게 되었다. 일본이 잃어버린 20년을 버티고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이 각각의 권력이 균형을 이루고, 장인정신으로 대변되는 강소기업인들의 끈질긴 노력이었다는 것이 놀라웠다. 왜 우리는 국제정세를 제대로 파악하는 지도자가 없냐고 불평, 불안을 말하기 보다 평범한 회사원이 노벨상을 수상하기까지의 과정에 집중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