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누트 함순의 <굶주림>을 읽었다
적지 않은 책들을 읽은 것 같은데
지금까지 읽었던 책들 중에서
가장 읽기 힘들었다
이 책은 노르웨이 작가로서는 두번째로 <땅의 혜택>이란 작품으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크누트 함순으 자전적 소설로서 그를 정식 작가로서 일으킨 작품이기도 하다
지금은 노르웨이가 1969년 석유 개발로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가 되었지만
원전 발견 전까지는 척박한 자연환경에 가난한 어업국가였었다
해서 함순 역시 어릴적 친척집에 보내지는데
거기서 심한 학대를 당하여 뛰쳐나와 막노동을 전전하며
며칠씩 굶으면서도 손에 걸리는 모든 읽을거리들을 통해
작가로서의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고 한다
작품 중에서 며칠을 굶다 먹을거리가 생기면 그게 무엇이던 닥치는데로 먹어치워
위장에서 받아들이지를 못해 다시 게워내며 음식이 아까워 눈물을 흘리는 장면에선 읽는것만으로도 너무 힘들었다
그런데 너무 놀랐던건, 그렇게 또 며칠을 굶다가 빵 한조각과 양초 반토막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게되었을때
함순은 배고픔을 억누르고 양초 반 토막을 선택한다. 밤에 글을 쓰기 위해서...
노르웨이가 산유국이 된 후 갑자기 생긴 국부를 펑펑 낭비하는 것이 아니라
국유펀드를 만들어 연 수입의 4%만 지출한다는 이야기를 접하고
어찌 그럴 수 있을까 놀라웠는데
조금더 공부해보니 바로 힘든 시간에 대한 함순같은 작가들의 뿌리깊은 사상의 세계가 있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역시 작가란 한 사회를 떠받치는 등불같은 존재인 것 같다
다만 함순의 경우, 노르웨이가 나치에 점령당했을 때 나치에 협력한 이력으로 명예가 실추되는데
이유인즉 함순은 목숨이 가장 중요하다고 여겼다고 한다
즉. 2차대전 당시 히틀러의 독일에비해 노르웨이는 너무도 약소국가니까
자국의 청년들의 무고한 희생을 반대하는 의미였다고
해서 그는 남몰래 노르웨이 운동가들을 돕는가 하면 히틀러에게 직접 항의문을 쓰기도 하며
나름의 활동을 하기도 하였다고 한다
해서인지 사후 명예가 회복되어 지금은 다시 국민작가의 반열에 올라있다고 한다
마치 한 사람의 인생에 노르웨이 인생역정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것 같다
반면 노르웨이 역시 현대로 오면서 점차 가난했던 시절을 접해보지 못한 세대가 태어나며
석유로 인한 부로인해 제조업을 일으키지 못하여 산업국이 되지 못했기에
(그래서 자연환경 보존은 아주 잘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석유가 동이나면 과연 노르웨이의 앞날은 어찌될지에 대한 염려가 나오기 시작하는데
무엇보다 문제는 현재 노르웨이 국가의 교육지수가 유럽 평균보다 한참 떨어진다고 한다
즉. 1인당 GDP가 8만불이 넘는 부유한 나라가 되어버린 현재
전 국민의 3분의 1이 무직인데도 복지가 너무 잘되어있어 연금으로 살면서
공부에도 힘쓰지 않는 그런 나라로 변해가고 있다고 한다
비슷한 북유럽의 약소국이었던 핀란드는 인적 자원외에 별다른 자원이 없다보니
전 세계 교육강국으로서 지식기반의 IT 강국으로 발전한 사실을 놓고보면
세상만사 무조건 좋기만 한 일은 없는 것 같다
아무쪼록 산유국 이전의 노르웨이 정신세계를 문학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작품
크누트 함순의 <굶주림>이었다
첫댓글 요즈음 북유럽 국가에 대한 실체를 알아가고 있고 우리나라 복지체제의 방향성이 어때야하는지에 대한 고민도 하게 된다. 특히 노르웨이는 현재 산유국이 되면서 미래의 비전을 고민하게 되지 않는 상황이 만들어지면서 개인적인 삶에 있어서도 생각거리를 줄 수 있고 과연 부유하다고 개인의 삶이 풍요로울까를 고민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