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니스프리의 호도(湖島)
【시】- 예이츠(Yeats)
나 일어나 이제 가리, 이니스프리로 가리.
거기 욋가지 엮어 진흙 바른 작은 오두막을 짓고,
아홉 이랑 콩밭과 꿀벌통 하나
벌 윙윙대는 숲 속에 나 혼자 살리.
거기서 얼마쯤 평화를 맛보리.
평화는 천천히 내리는 것.
아침의 베일로부터 귀뚜라미 우는 곳에 이르기까지.
한밤엔 온통 반짝이는 빛
한낮엔 보라빛 환한 기색
저녁엔 홍방울새의 날개 소리 가득한 그 곳.
나 일어나 이제 가리, 밤이나 낮이나
호숫가에 철썩이는 낮은 물결 소리 들리나니
한길 위에 서 있을 때나 회색 포도 위에 서 있을 때면
내 마음 깊숙이 그 물결 소리 들리네.
【원문】
<The Lake Isle of Innisfree>
William Butler Yeats
I will arise and go now, and go to Innisfree,
And a small cabin build there, of clay and wattles made:
Nine bean-rows will I have there, a hive for the honey-bee,
And live alone in the bee-loud glade.
And I shall have some peace there, for peace comes dropping slow,
Dropping from the veils of the morning to where the cricket sings;
There midnight's all a glimmer, and noon a purple glow,
And evening full of the linnet's wings.
I will arise and go now, for always night and day
I hear lake water lapping with low sounds by the shore;
While I stand on the roadway, or on the pavements gray,
I hear it in the deep heart's core
【개관】
▶작자 : 예이츠(Yeats)
▶형식 : 자유시, 서정시, 낭만시
▶성격 : 낭만적, 의지적, 서정적
▶율격 : 내재율
▶어조 : 겸손, 소박, 회상의 어조
▶특징 : 반복적 이미지의 사용으로 주제 강조(벌들이 잉잉거리는 숲 속, 귀뚜라미 울음소리와 정겨운 호숫가의 출렁이는 물결소리 등 전원적이고 평화로운 이미지가 리드미컬한 리듬과 어울려 마치 서양판 '귀거래사(歸去來辭)'와 같은 정서를 느끼게 한다.)
▶심상 : 청각적, 시각적
▶의의 : 신비한 몽환성(夢幻性)과 낭만주의적인 막연한 동경을 노래한 시로서, 윌리엄 예이츠의 초기 시의 특징을 잘 나타내주는 아름다운 서정시이다.
▶제재 : 이니스프리의 호도(湖島)
▶주제 : 이상향에 대한 동경, 자연 속에서 안빈낙도(安貧樂道)하는 삶에 대한 동경
【구성】
▶기 : 1연 : 이니스프리를 갈망하는 시인, 전원 귀의적 인생관
▶서 : 2연 : 이니스프리의 평화로운 분위기
▶결 : 3연 : 도시적 삶의 비애와 이상향에 대한 그리움
▶출전 : <시집(poems)>(1895)
【시어 풀이】
<나 일어나 이제 가리> : 누가복음 15장 18절을 인용하여 시가 보편적인 문체를 띠도록 좀더 보편적인 문체를 띠도록 관습적인 고어체를 서두에 사용했다고 할 수 있다. 찌든 도시의 각박함을 박차고 탈출하려는 인간의 보편적인 정서를 묘사하고 있다. 인간에게는 누구나 돌아가고 싶은 고향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어린 시절의 고향이나 부모의 품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보편적인 욕구가 있게 마련이고, 한 집단이나 공동체도 그 나름의 원형적 공간이 있다. 예컨대 성서에 묘사된 에덴동산, 동양의 고전에 묘사된 무릉도원이나 요순시대는 그것 자체가 하나의 정신적 고향이자 유토피아인 것이다.
<이니스프리> : 시인의 고향인 아일랜드 슬라이고 근처의 로크길 호수 가운데 있는 작은 섬
<거기 욋가지 엮어 진흙 바른 작은 오두막을 짓고> : 시인 자신이 동경하고 있는 고향의 전원생활이 소박한 꿈임을 말하고 있다. 도연명의 귀거래사와 유사하고 동양적 귀의관이 엿보임
<외> : 흙을 바르려고 벽 속에 엮는 가느다란 나뭇가지나 수숫대
<아홉 이랑 콩밭과 꿀벌통 하나> : 자연에 묻혀 사는 안빈낙도(安貧樂道)하는 삶의 태도를 엿볼 수 있고, 동양적인 전원 귀의의 인생관이 엿보임
<벌 윙윙대는 숲 속에 나 혼자 살리.>: 소박한 삶에 대한 동경과 시인의 가치관을 엿볼 수 있다.
<평화는 천천히 내리는 것> : 주변의 아늑한 정경과 어울려 마음의 안식이 서서히 찾아드는 것을 말한다.
<아침의 베일로부터∼이르기까지> : 어둠을 열고 밝아오는 아침에서부터 어둠이 내려 귀뚜라미 우는 그 밤에 이르기까지. 안개 피는 아침의 모습에서 귀뚜라미 우는 저녁까지 전원에 펼쳐진 평화로운 세계를 보여 준다.
<홍방울새> : 참새과에 속하는 새로 동반구의 북부에서 번식하고 그 이남에서 월동(越冬)함
<나 일어나 이제 가리, 밤이나 낮이나> : 마가복음 5장 5절 참조
<한길 위에∼있을 때나> : 회색은 어두움, 우울함을, 포도는 자연과 동떨어진 인공을 각각 뜻한다. 우울한 도시생활을 가리킴
<밤이나 낮이나∼호숫가에 철썩이는 낮은 물결 소리 들리나니> : 2연의 호수섬의 평화로운 모습을 3연에서는 다른 시어를 통하여 재생하고 있다.
<내 마음∼소리 들리네.> : 호수 섬의 평화로운 삶에 대한 간절한 동경의 심정을 표현함
【감상】
아일랜드 출신인 예잋츠가 런던에 거주할 당시, 고향의 아름답고 평화로운 세계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한 시로, 당시 상황으로 보면, 자신의 조국을 그리워하는 시로도 볼 수 있다.
'회색포도로 상징되는 대도시의 혼탁함과 답답함의 이미지와 달리 시인이 꿈꾸는 전원 풍경의 아릉다운 그림을 독자가 상상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
시인의 마음속에 동경하고 있는 이상향으로서의 이니스프리 호수섬의 정경이 잘 그려져 있다. 이 작품은 이니스프리 호수섬의 아름다운 정경을 시각적인 이미지와 청각적인 이미지를 동원하여 구체적으로 묘사하고 있으며, 도회의 삭막함과도 대조함으로써, 그곳을 간절하게 동경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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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하세요
시와 해설까지.올려주시다니..
이해에 큰 도움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