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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트다운
선글라스의 명령에 일제히 무기를 휘두르며 장달수를 동시에 협공하자 태백산나이트 입구는 흡사 가을말벌들의 집중공세 같은 소음으로 가득 찼다.
“윙윙.”
“찰랑찰랑.”
“우우우웅”
몇 가지의 무기음이 뒤섞여 앵앵거리는 장수말벌 소리 같았다.
그러나 장달수는 꼼짝도 하지 않고 달려드는 중절모들을 노려보고만 있었다.
돌진하던 쟈크와 매부리가 갑자기 주춤거렸다.
무시무시한 무기를 휘두르는데도 전혀 반응이 없는 장달수의 간덩이에 오히려 간담이 서늘했던 것이다.
아무리 독종이라도 생명줄을 끊어놓을 무기 앞에서 전혀 반응이 없다는 것은 어떤 음모나 함정이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잠시 공격을 주춤거리는 중절모들을 장달수는 깊고 강렬한 눈빛으로 노려보며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허지만 아무리 살펴봐도 장달수는 빈손이었다.
선글라스는 장달수가 맨손이라는 것을 확신했다.
맨손으로 5명의 중절모들에게 도전장을 던진 장달수가 찢어 죽이고 싶도록 얄미운 선글라스가 발악했다.
상해의 암흑가에서 독종 중 독종이라 자부했는데 똘마니 같은 장달수 한 놈에게 무참히 우롱당하는 것 같아 분노마저 일어났다. 씹어 먹어도 분이 풀리지 않을 것 같은 선글라스는 자신의 혀를 씹었다. 입에서 짙은 피가 흘러나왔다.
4명의 중절모가 입에서 흘러내리는 선글라스의 피를 흘깃 쳐다봤다.
선글라스가 자신의 혀를 깨문다는 것은 최악의 독이 올랐다는 증거다.
중절모들이 오히려 치를 떨었다. 그리고 기합을 넣어 단결을 과시했다.
“으합!”
선글라스가 부들부들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체 제꿔워 하마데양징 시워 메이쿼지따!저 놈 눈깔을 내가 먹겠다”
선글라스의 말에 쟈크가 외쳤다.
“가능한 잘게 다져! 형님이 먹겠대!”
쟈크가 소리치자 중절모들이 며칠 굶은 맹수들처럼 장달수를 향해 일제히 돌진해왔다.
그래도 장달수는 다가오는 중절모들을 노려보기만 했다.
꼼짝도 하지 않았다.
장달수가 팔을 벌려 주위의 직원들을 더 멀리 밀어냈다.
장달수를 U자로 에워쌌던 직원들이 반걸음 한걸음 물러났다.
중절모들은 학익진학의 날개처럼 펼치는 전법을 폈다.
휘두르는 무기가 어지럽게 윙윙거리며 5m앞으로 다가 왔다.
아이구찌 쇠파이프가 3m앞까지 딸깍거리며 가까워졌다.
매부리의 전기톱날이 1m전방까지 웅웅거리며 휘청휘청 회전해 왔다.
자전거체인에 연결된 아령이 장달수의 코앞을 묵직하게 스치고 지나갔다.
장달수의 눈앞에서 아령의 둥근 쇠뭉치가 지나간 바로 그 순간이었다.
“뻐엉! 피유웅!”
태백산이 무너져 내릴 만큼 엄청난 굉음이 일어났다. 그 굉음과 함께 토네이도처럼 회전하며 장달수가 천정으로 솟아올랐다.
마치 홍콩무협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
태백산나이트클럽의 천정 높이는 10m.
장달수는 선 자세에서 천정까지 일직선으로 치솟았다. 홍콩영화의 공갈허풍이 아니다. 자력으로 천정까지 치솟은 장달수의 괴력에 어안이 벙벙한 것은 중절모들뿐만 아니었다. 장달수의 직원들도 놀라긴 마찬가지다.
인간이 어떻게 자신의 키 4배가 넘는 높이로 뛰어 오를 수 있단 말인가? 믿을 수 없는 현실에 잠시 침묵과 적막이 흘렀다.
엄청난 폭발음에 놀란 가슴도 벌렁거렸다. 심장 뛰는 소리가 쿵쾅거리고 들리는 것 같았다. 데시빌음크기로 치면 2000은 넘어 보였다. 2000이면 로켓발사음이다.
허지만 굉음에 멍한 기분이 채 가시기도 전에 중절모와 직원들은 코를 틀어막았다. 지독한 가스냄새가 숨을 못 쉬게 할 정도였다. 매캐한 최루탄 같기도 하고 시궁창냄새나 음식물쓰레기통에서 나는 냄새 같기도 했다.
잠깐, 정신이 왔다갔다 혼란스러웠다. 지독한 냄새가 빠진 후, 중절모들은 멍한 표정으로 엄청난 굉음과 함께 천정높이 솟아오른 장달수를 쳐다봤다. 장달수는 천정에 매립된 스프링클러를 잡고 매달려 있었다.
중절모가 말했다.
“형님! 저놈이 비밀로켓장착하고 있죠?”
“형님. 저 놈은 로보캅입니다. 저놈 눈깔은 못 먹을 거 같은데요.”
선글라스도 어안이 벙벙했지만 내색하지 않고 오야지답게 냉정하려고 노력 했다.
“저런 걸 사력死力이라는 거야! 죽기 전에 마지막 발악하는 것뿐이다. 사력으로 버티는 데는 한계가 있다. 저 놈은 곧 떨어진다.”
매부리 옆에 있던 중절모가 말했다.
“떨어질 때 그 파이프로 저놈 똥고 겨냥하십쇼. 자동꼬치되게요. 쟈크형님!”
선글라스가 말했다.
“그럴 거 없다. 저놈 눈깔을 이걸로 찍어 먹겠다!”
선글라스가 들고 있던 9지창포크를 흔들어 보였다.
제 각기 한마디씩하며 중절모들은 장달수가 천정에서 떨어질 때를 기다렸다.
쟈크만 아이자쿠가 달린 스텐파이프로 장달수의 똥꼬를 겨냥하고 있었고, 장달수의 직원들은 장달수가 비상할 때 낸 폭발음에 놀라 두 귀를 틀어막고 천정에 매달린 장달수를 경이로운 눈으로 바라보며 한마디씩 했다.
“저게 우리 사장님 새로 개발한 신기술이지?”
“햐! 죽인다!
장달수가 천정에 매달린 채 중절모들을 내려다보며 한마디 했다.
“너희들 한 번 더 기회를 주겠다. 3초안에 무기를 버리고 무릎 꿇어라!”
중절모들이 웃었다.
장달수가 카운트다운 했다.
“하나!”
중절모들이 더 크게 웃었다.“
“둘!”
선글라스가 중절모들에게 말했다.
“내가 뭐랬냐? 이제 저놈이 한계에 온 거야!”
마침내 장달수가 카운트다운을 완료했다.
“셋!”
첫댓글 맨 처음화부터 틈틈히 시간날때마다 다시 읽고 있습니다~!
ㅎ
그래요?
연재소설은 한 회 빠지면 그 다음 연결안돼 이해 어렵지요.
하여튼 욕보시네? 근데 나 한테 신경질 안부리기..알았죠?....ㅎㅎㅎㅎ
@불루보트 ㅎㅎ넵!!!!ㅎㅎㅎ
@혜강 ㅎ
스님도 젊은 사람 용어 사용하시네요...멋지십니다.
이렇게라도 스님 뵈니 기분 찢어집니다...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