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대통령의 소통 방식이 연일 화제가 되고 있군요. 사실은 당연한 일이거늘 그동안 보지 못 하였기에 더욱 도드라져 보일지도 모르죠.
소통이란 단순히 말을 주고받는 것이 아닐 겁니다. 단순히 말을 주고받는 소통은 일상 속에서 무수하게 일어나니까요. 진정한 소통은 서로를 동등한 존재로서 인정할 때 가능합니다. 이미 서로의 존재가 우열로 나뉘어져 있다면 일방적인 것이고 소통이 아닐 겁니다.
가족 상호간에도 독립적이고 동등한 인격체로서 인정하지 않고 대화를 시작하면 겉으로는 이뤄진 것 같지만 실제로는 일방적인 말일 뿐이겠죠.
더 중요한 것은 소통이란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듣는 것’입니다. ‘듣는 것’은 단순히 상대의 말을 들어본다는 것이 아니라 그 말을 하는 사람의 마음과 생각을 이해하고 공감해 주는 것이어야 합니다.
아직 자기표현이 서투른 아이들은 자신의 감정을 여러 형태로 표현합니다. 울거나, 짜증을 부리거나, 투정을 부리거나 이 모든 것들은 아이의 마음과 감정의 표현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겉으로 드러난 행동이나 결과만 지적하고 그것을 나무랍니다.
고등학생일 경우, 그 표현이 좀 다르긴 합니다. 일탈로, 무기력으로, 탈출을 꿈꾸는 것으로 자신의 상태를 표현합니다.
필간 친구들은 1학년 2학기부터 2학년 1학기까지(혹은 일부는 2학년 2학기까지, 편입한 경우는 3학년에도) “학교를 다니는 이유를 모르겠다.” “학교를 나가서 다른 걸 해 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시기가 찾아옵니다. 드디어 자신들의 생각이 속에서 나오기 시작하는 시기고, 그래서 그동안 익숙해져 왔던 생각과 충돌하면서 마음이 헝클어지는 시기입니다. 자신의 목소리와 색깔을 만들어가기 전 단계에서 겪는 혼란이죠.
그런 친구들과 대화를 해도 잘 되지 않습니다. 자신도 이유를 잘 모르니까요. 그래도 자꾸 그들이 이야기를 하도록 해야 하고 저희는 들어야 하지만 그 과정이 쉽지는 않습니다.
이런 아이들과 소통한다는 것은 역시 들어주고 인정해 주고, 기다려 주는 것입니다. 나무라거나 지시하는 것이 아니라 감춰진 내면의 이야기들을 지켜보는 것, 이것이 교사들이 고등학생들과 소통하는 방식입니다.
물론 무조건 듣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마음을 건드리기도 하고 화도 내면서 자극을 주는 것도 감춰진 소통의 방식이죠. 중요한 건 그들을 동등한 인격체로 마음으로부터 대하고 가르치려 들지 않는 건데...
하지만 이 역시 교사도 불완전한 인간인지라 그리 쉽지만은 않습니다. 자칫하면 ‘꼰대질’하기 일쑤고 아이들의 행동에 순간적으로 화가 나서 감정을 노출시키기도 합니다.
소통이란 게 참 어렵습니다. 그저 노력할 뿐이죠.
-이번 주는 축제로부터 시작해서 축제(Chada Valencia)로 끝난 한 주였습니다. 주화 샘이 떠나고 어떻게 이 큰 축제를 할 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웬걸? 학생들 스스로 정말 프로페셔널하게 준비하고 공연을 마쳤습니다. 준비과정부터 공연까지 이 적은 수의 아이들이 축제를 진행한 걸 옆에서 본다면 놀라실 겁니다. 1인 다 역을 하면서 어느 한 명 빠지지 않고 톱니바퀴처럼 공연을 마친 아이들이 자랑스럽습니다. 축제가 열린 발렌시아 공원에 많은 주민들이 모여 호응해 줘서 학교의 위세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중간발표, 여행, 축제로 이어지면서 달려온 시간들이 지나고 이제는 차분하게 일상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네요. 아이들 마음이 좀 허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는 합니다.
-지난 주말에는 6기, 이번 주말에는 5기, 다음 주말에는 7기가 학년 여행을 다녀오거나 다녀옵니다. 지친 몸과 마음을 추스르기를 기대해 봅니다.
고맙습니다.
<축제 영상은 빠른 시간 내에 편집해서 유투브로 공유하겠습니다>
<리허설 직전, 준비하는 사물놀이 팀>
<학교의 자랑, 구미베어가 진을 펼치는 모습>
<줌바 댄스의 리허설>
<서로서로 상장을 주고 받았군요. 그런데 제가 없을 때 해서 저는 읎네요 ㅠㅠ>
<필리핀 스텝과 웅샘의 개막 공연, 대나무 연주>
<축제 시작을 알리는 희규샘의 환영사>
<점점 학교의 대세로 자리잡아 가는 걸크러시...줌바 공연>
<가장 환호성이 높았던 춤부의 공연...거의 아이돌 공연처럼 필리핀 청소년들이 환호>
<축제 사회를 맡은 Nierrru샘과 7기 성호>
<가장 한국적인 공연이었던 구미베어의 환상적 동작. 밤이라, 움직여서 사진이 흐리네요>
<공연을 끝내고 만족스런 얼굴로 한 컷!>
<인기몰이를 했던 6기 밴드. 그런데 드럼을 쳤던 지섭이 얼굴이 안 나왔네요. 이 친구들은 공연이 끝나고 필리핀 여학생들의 사진촬영 요청이 쇄도해서 난리였어요>
<마지막 공연. 필리핀 샘들, 졸업생, 재학생이 어우러진 밴드 공연. Bon Joby의 It's my life. 그리고 앵콜로 한 곡 더하고 피날레로는 갑자기 무대로 올라온 시온과 6기 밴드의 '오빠라고 불러줘'...ㅋㅋㅋ>
<단체 기념 컷! 그런데 축제 컨셉이 '좀비'라서 분장이 으시시한 친구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