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
책책책 신청했습니다.
그동안 여러 선배가 자랑스럽게 추천한 연수,
지리산 책책책 연수를 꼭 한번 가고 싶었습니다.
작년에는 기관사정으로 참여하지 못했고
올해 연수 공지가 올라오자마자 기관에 말씀드리고 신청했습니다.
책책책.
사회사업 뜻과 열정이 있는 사람책이 모인 곳,
사회사업 근본을 살피고 나를 성찰하는 종이책이 있는 곳,
아름다운 지리산 자락을 걸으며 자연을 누리는 산책이 있는 곳.
이 이유만으로 연수를 신청하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랑하는 김세진 선생님이 계신 곳이라면 어디든 신나고 즐거우니까요.
사람책
내심 2-30대 미혼 여성의 비율이 많기를 기대했습니다.
신청 명단을 보고 잠시 좌절했습니다.
그러나 이내 사고를 전환했습니다.
사심을 버리고 책책책 연수 목적에 맞게
사회사업 동료와 우정과 낭만을 나누며
멋진 벗으로 만날 수 있는 기회라 생각했습니다.
사전모임이 생각납니다.
참여동기를 나누는데 오랜시간 현장에서 일한 선배들의 눈시울이 조금 붉어졌습니다.
간절한 마음과 현장을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이 시간이 쉼과 충전이 되기를 바랐습니다.
한걸음씩 함께 걸었습니다.
이선희를 닮은 정희정 선생님.
수십년간 과천 지역에서 아이들을 만나며 아이의 영혼을 살리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권현주 선생님.
그룹홈에서 어떻게 의미있게 도울지 궁리하셨고 돌아가서 힘있게 해보기로 하셨습니다.
이종진 선생님.
뜻있게 실무를 실천해오셨고
이제 직원들과 한마음으로 일하는 조직 운영 궁리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오은주 선생님.
힘들고 고된 길을 즐겁게 걸으셨습니다.
둘레길을 걸으며 당신을 성찰했습니다.
복직해서 이루어갈 걸음을 응원합니다.
김경연 선생님.
엄마가 좋아하는 일은 청소가 아니라 등산과 요가입니다.
사회사업가 김경연 선생님으로 연수 잘 누리시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김은진 선생님.
조직내에서 동료들과 공부하고 여러 곳을 다니며 공부하는 모습을 보며 배웠습니다.
앞으로 함께 단기사회사업을 할 날이 기대됩니다.
유지립 선생님. 강아지 아빠.
마을로 나가 지역복지 실천하시는 이야기 들었습니다.
광교에서 뜻을 세워 이어갈 나날을 기대합니다.
김승철 선생님.
함께 산을 오른지 오래되었어요.
이제 말하지 않아도 각자의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는 호흡 덕분에 편안했어요.
세경.
그동안 조금은 쓴소리를 했는데 현장을 이끌어갈 인재이기 때문이었어요.
멋진 후배에요.
남은학창시절 잘 마무리해서 현장을 골라 취업해요.
제가 형아 누나들을 좋아합니다.
이제 활동이 끝났으니 전국에 있는 든든한 형아 누나들과 만남을 이어가고 싶습니다.
종진이형 지립이형.
누나들은 전국에 누나 100호까지 있는데
희정누나 현주누나 은주누나 경연누나 은진누나는 101호 102호 103호 104호 105호입니다.
종이책
독서노트를 읽었습니다.
200년 전 악녀일기가 발견되다 책을 읽으며 의식있는 실천을 공부했습니다.
외부환경을 탓하기보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먼저 실천하고 싶습니다.
깨어있고 의식있는 실천을 위해 끊임없이 공부하고 성찰하겠습니다.
자비를 팔다 책을 읽으며 후원금의 출처를 공부했습니다.
후원금의 출처를 고민하는 소극적 생각보다
당사자와 지역사회의 힘으로 더불어 사는 일을 거드는 적극적 실천을 생각했습니다.
사회사업가는 후원금을 끌어다주는 사람이 아니라
이웃과인정을 살리고 더불어 살게 돕는 정체성을 기억하겠습니다.
부끄럽지 않게 실천하고 싶습니다.
조건없는 사랑 100시간의 강점샤워를 공부했습니다.
복지관에서 만나는 아이들과 어떤 활동을 이룰지,
그 활동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이 글을 읽으면 알 수 있습니다.
처음 이 글을 읽었을 때 가슴 뛰던 느낌을 잊지 못합니다.
빨리 돌아가 아이들에게 강점으로 샤워해주고 신나게 활동을 이어가고 싶었습니다.
이번 겨울에도 아이들과 재미나게 사업을 이루고 싶습니다.
읽는 사람이 쓰는 사람이 되고 쓰는 사람이 이끄는 사람이 된다고 배웠습니다.
책읽기에 게으릅니다.
좋은 사람과 함께 책읽기를 놓지 않겠습니다.
산책
노고단 구름 속에서 떠오른 찬란한 일출이 아름다웠습니다.
노고단에서 천왕봉까지 지리산 주능선이 한 눈에 보이는 형제봉은
가성비 최고의 경관을 가진 곳입니다.
처음 걷는 지리산 둘레길도 신났습니다.
언젠가 마음먹고 모든 지리산 둘레길를 온종일 걸어보고 싶습니다.
등산을 좋아하는데 다리를 다치고 이제 잘 회복했습니다.
평소 컨디션이었다면 느슨한 책책책 일정이 성에 차지 않았을텐데
저에게 이번 책책책은 육아휴직 복직과 같은 전환의 시간이었습니다.
책책책 연습을 구실로 영남알프스 1박 2일 17시간 산행을 했습니다.
튼튼한 몸과 빠른 회복력에 감사하며 앞으로도 자연을 잘 누리겠습니다.
자연을 잘 누리는 여유와 즐거움을 배운만큼 이 기쁨을 함께 나누며 살겠습니다.
실습을 하며 만나는 후배들과 산과 들을 걷겠습니다.
현장에서 만나는 여러 동료에게 이 아름다움을 함께 전하겠습니다.
마무리
사람책 종이책 산책.
책책책은 현장에서 소진되지 않고 힘있게 실천할 수 있는 비결입니다.
더하여 자기책. 나의 삶과 실천을 돌아보며 글쓰는 사회사업가가 되고 싶습니다.
이제 일주일의 만남을 뒤로 하고 헤어집니다.
언제 또 이렇게 함께 걸을 수 있을까요.
좋은 때에 우리 다시 지리산에 오릅시다.
노고단에서 자고 반야봉을 오른 후 뱀사골로 내려옵시다.
각자의 자리에서 조금씩 체력을 키운 후에 좋은 때에 다시 만나요.
한 손에는 그동안 읽은 책 한 권을, 다른 한 손에는 맨소래담을.
(아니, 뜻있게 실천해온 고뇌와 성찰을.)
노고단 산장에서 읽은 시집 두 편을 소개합니다.
한계선
옳은 읽을 하다가 한계에 부딪혀
더는 나아갈 수 없다 돌아서고 싶을 때
고개 들어 살아갈 날들을 생각하라
여기서 돌아서면
앞으로 어려운 일이 생길 때마다
너는 도망치게 되리라
여기까지가 내 한계라고
스스로 그어버린 한계선이
평생 너의 한계가 되고 말리라
옳은 일을 하다가 한계에 부딪혀
그망 금을 긋고 돌아서고 싶을 때
묵묵히 황무지를 갈아가는 일소처럼
꾸역꾸역 너의 지경을 넓혀가라
*
긴 호흡
직선으로 달려가지 말아라
극단으로 달려가지 말아라
사람의 길은 좌우로 굽이치며 흘러간다
지금 흐름이 오른쪽으로 방향을 바꾼 때
머지 않아 맞은편으로 흐름이 바뀌리라
너무 불안하지도 말고 강퍅하지도 마라
오른쪽이건 왼쪽이건 방향을 바꿀 때
그 포용의 각도가 넓어여 하리니
힘찬 강물이 굽이쳐 방향을 바꿀 때는
강폭도 모래시장도 넓은 품이 되느니
시대 흐름이 격변할 때
그대 마음의 완장을 차지 마라
더 유장하고 깊어진 품읋
새 흐름을 품고 앞으로 나아가라
삶도 역사도 긴 호흡이다
함께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이제 안녕.
첫댓글 산장에서 읽은 시, 얼마나 달달했을까요.
사무실에 지리산의 시원한 바람을 몰고 온 권대익 주임님~
보고싶었습니다!
권대인선생님의 시원한 웃음소리가 지금도 들립니다~~ ㅎㅎ
책책책 만남을 가장 뜨겁게 달구고,
책책책에 참여한 사람들을 '소중한 사람'으로 빛나게 해주신 말씀에 감사합니다^^
아마 권대익 선생님을 뵙는 분들은 웃음으로 환한 얼굴로 변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