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사업 현장에 이런 책방 하나쯤 있기를 바랐습니다.
코로나가 결정을 순간을 당겼습니다.
대면 강의가 모두 사라지자 바쁜 일정 속에 감춰져 있던 마음이 드러났습니다.
고민은 짧았고 선택은 빨랐습니다.
비대면 상황을 예측한 발 빠른 선택이었다는 칭찬에,
불확실을 받아들이는 마음 때문이었다고 했습니다.
그 마음의 바탕은 그간 만난 뜻 있게 실천하려 애쓰는 사회사업 동료들이 있습니다.
응원하고 지지하는 사회사업 동료들을 믿고 나섰습니다.
책방 열고 3개월을 마무리해갑니다. 한 분기를 책방에서 보냈습니다.
4월에 다섯 권을 만들었고, 5월에 두 권을 품에 안는 순간이 왔습니다.
보람을 느낍니다. 누군가 꿈을 묻기에 지금 꿈처럼 산다고 했습니다.
사회사업 동료들의 사람에 대한 이해가 깊어졌을 때 공감하는 마음이 일어날 거라 기대합니다.
이해는 다른 삶, 낯선 환경을 편견 없이 받아 안을 때 가능합니다.
날것의 경험을 일일이 체험하지 못하니 읽기로 대신합니다.
독서로 생각의 근육을 키우고, 그 힘으로 이해와 공감을 불러옵니다.
누군가를 잘 돕고 싶다고 했을 때, ‘잘’의 실체는 읽기입니다.
읽어 깨우친 만큼 보이고, 보는 만큼 이해하고, 이해한 만큼 움직이기 마련입니다.
우리 사회 약자를 돕고 싶었기에, 약자를 직접 만나는 사회사업가를 거듭니다.
올해는 그 방법을 달리하여 책과 책방과 출판으로 나아갑니다.
좋은 때가 되면 낮과 밤에 이어지는 책모임을 궁리해요.
책 구매로 그치지 않고 독자와 만나고 싶습니다.
책을 낼 때마다 당사자의 삶이 사회사업가의 이야깃거리로 소모되지 않게 살핍니다.
그렇기에 읽기 뒤 나누기를 이어가고 싶어요.
선생님의 ‘구슬꿰는실’ 책 구매는 이런 뜻을 믿고 응원해주는 마음이라 생각합니다.
오늘도 그 힘으로 한걸음 더 내딛습니다.
고맙습니다.
‘책방, 구슬꿰는실’ 김세진
2020.5.
구매자에게보내는편지.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