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장기화에 따른 인천교구장 제9차 지침>
사랑하는 신부님과 교우 여러분 안에 주님의 은총이 가득하길 두 손 모아 기도드립니다. 현재 우리는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 마치도 모든 것이 정지되어 있는 상태로 살고 있습니다. 교회 안에서도 미사는 재개하였지만, 예전처럼 주님을 찬미하는 성가를 부르며 미사를 봉헌하고 있지는 않고 있습니다.
특히 교회 신심 제 단체들은 아직도 모임 재개가 언제 될지 불투명한 상태입니다. 우리는 코로나-19가 종식되기를 기다리며, 본당 단체 모임이 활성화되기를 바라는 마음만 가지고 있을 뿐입니다. 이런 우리의 모습은 예수님의 승천을 바라보았던 제자들의 모습과 똑같은 것 같습니다. 천사들은 제자들에게 “왜 하늘을 쳐다보며 서 있느냐?”(사도 1,11)라고 말입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본당 제 단체 모임을 하면서 하느님 중심으로 활동한다고 자주 말하곤 하였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 시대를 보내면서 우리는 신앙생활에 있어 정작 하느님 중심으로, 참 하느님이신 예수님을 중심으로 하지 않고 겉으로 보이는 활동에 치우친 적이 많았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주님의 식탁을 준비할 때 분주하게 움직이면서도 기쁨이 없었던 마르타의 모습처럼, 늘 바쁨 속에서 주님 안에서의 기쁨보다 의무감에 있었음을 고백하게 됩니다. 지금까지 우리의 신앙생활은 마르타처럼 분주함으로 익숙하였기에 주님 안에서의 기쁨을 누릴 기회를 찾지 못했습니다.
이제 우리의 모습을 바꾸어야 할 때라 생각합니다. 주님 안에서의 기쁨을 찾기 위해서는 마리아의 모습처럼, 본당 제 단체 회원들 모두가 주님의 말씀을 경청하는 시간을 갖기를 바랍니다. 모든 단체 회원들이 주 1회 이상 30분 이상의 성체조배를 통해 단체 모임에서 갖지 못했던 영적 은총을 간직하시길 바랍니다. 본당 공동체에서 단체 모임 대신 성체조배를 통해 마음으로 기도함으로써 단체 활동의 중심적 영성이 무엇인지를 주님 앞에서 깊이 생각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이것이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지금 우리 신앙인이 각기 고유한 카리스마로 단체 활동을 하는 또 다른 모습일 것입니다.
아울러 본당에서 사목하시는 신부님에게 당부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현재 신부님께서 미사 전 고해성사를 집전하였지만 현재 코로나-19의 상황에서 밀폐된 고해소에서 성사 집전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몇몇 지구에서는 거리두기를 통한 판공성사를 지속적으로 실시하여 신자들의 영적 유익에 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구의 상황에 따라 함께 합동 판공성사를 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이에 신부님께서는 개방된 장소에 고해소를 마련하여 정기적으로 고해성사를 주시길 바랍니다. 특별히 본당에서 개방된 상설고해소를 마련하여 신자들의 영적 유익을 주고자 주말 오후에 정기적으로 1시간을 주님께 봉헌하는 마음으로 고해성사를 주시길 바랍니다.
사랑하는 신부님과 교우 어려운, “믿음은 우리가 받는 것들의 보증이며 보이지 않는 실체들의 확증입니다”(히브 11,1)의 말씀을 더 깊이 마음에 새겨야 하겠습니다. 우리는 코로나-19로 신앙 생활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과 함께 머무는 성체조배 시간을 통해, 영적 성장을 위한 고해성사를 통해 믿음의 은총을 간직하시길 기도드립니다.
끝으로 하느님의 뜻을 가르쳐 준 사도 바오로의 말씀을 마음에 새기며 행복한 오늘이 되시길 바랍니다. “언제나 기뻐하십시오. 끊임없이 기도하십시오. 모든 일에 감사하십시오.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살아가는 여러분에게 바라시는 하느님의 뜻입니다”(1테살 5,16-18).
2020년 06월 26일
천주교 인천교구장 정신철 요한 세례자 주교
첫댓글 코로나19 바이러스 퇴치와 고통받는 이들을 위하여 기도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