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과 문
사랑하는 인천 교구민, 형제자매 여러분,
여러분 모두에게 주님의 은총이 함께 하시기를 빕니다.
이런 소식을 전하게 되어 교구장으로서 마음이 아프고 송구합니다.
최근 천주교 인천교구와 관련된 모 방송사의 프로그램 내용으로 실망하고 상처받고 우려하고 계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23년 전 인천 가톨릭대학교 개교 당시 사제 양성을 담당했던 한 사제의 부적절한 행위와 당시 교구의 안이한 대처와 부족했던 윤리의식에 대해 교구장인 저는 그 잘못을 깊이 통감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번 상황의 심각성을 크게 우려하며, 1998년 5월 이후 인천교구 사목 현장을 떠나 있던 사건의 당사자 신부를 2020년 5월 8일부로 면직 조처하였습니다. 한 사제로 인하여 평생 잊지 못할 일을 당한 피해자들과 가족들에게 깊이 사과드립니다. 자신의 사명을 잊고 큰 잘못을 저질렀던 교회의 모습에 실망하신 교형자매 여러분께도 깊이 사과드립니다.
교구장인 저는 이번 상황을 반성과 쇄신의 계기로 삼고 피해자들의 아픔에 좀 더 귀를 기울일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취임한 이후 사제 성범죄에 대해 단호한 태도를 보이고 정상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는 교회 당국자도 같은 징계를 받도록 하셨습니다. 범죄의 정도에 따라 형사적 처벌도 고려하라고 하셨습니다.
인천교구는 사제 양성과정 중에 성교육을 시행하고 있고, 사제 연수와 피정, 심리상담 등을 통해 관련 교육을 지속해서 시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2018년에는 교구 단위로 성폭력 피해 접수창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인천교구는 사제의 성 인식과 성 문제, 교구 내 성차별의 원인 규명과 교회 쇄신을 위한 제도, 피해자의 인권 보호를 위해 더욱 노력할 것입니다. 구체적인 쇄신안은 추후 발표하겠습니다.
특별히 마음 아픈 일은 이미 선종한 젊은 사제들의 죽음입니다. 깊은 애도를 표하고 그 영혼을 위해 기도합니다. 교구는 정신적, 신체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제들을 위한 배려와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도록 하겠습니다.
인천교구 사제단은 이번 일을 계기로 올바른 사제상을 재정립하고 성찰과 쇄신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교회에 실망하고 우려하고 계신 모든 분께 다시금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아울러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교회 공동체와 저를 포함해 모든 사제들을 위해서 기도해 주시기를 간절히 청합니다.
2020년 5월 19일
천주교 인천교구장 정신철 요한 세례자 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