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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ert Frost 동상 2018 11 21
이승신의 詩로 쓰는 컬쳐에세이
Amherst의 '가지 않은 길'
매사츠세츠의 앰허스트 칼리지Amhesrt College를 가면 기분이 좋다.
미국의 최고 인문학 대학으로 시작하여 과학 예술 등 많은 분야가 있는데 교정의 키큰 나무들 사이로 걸어가면 거기에 시인의 동상이 있다.
'가지 않은 길'을 지은 로버트 프러스트 Robert Frost이다.
지난 2백여 년 역사에 수 많은 졸업생을 배출한 중, 어떠한 권세가나 전쟁영웅이 아닌, 시인의 동상 하나만이 캠퍼스에 서 있는 것에 십여 년 전 크게 감동을 했었다. '가지 않은 길'로 세계인의 가슴을 촉촉히 적시고 삶을 깊이 생각하게 해 주었던 미국의 국민 시인인 Frost가 그곳에서 영문학을 가르쳤었다.
시간이 많이 흘렀고 교토 동지사 대학에 가서야 그 학교 창립자인 니이지마 조新島 襄를 알게 되었는데 그가 일본과 아시아의 첫 미국 학사라는 것을 처음 알았고 그가 학사를 받은 곳이 바로 앰허스트 칼리지라는 것도 처음 알았다. 동지사를 설립한 니이지마 조라는 150년 전 인물을 만나지 않았다면 내게 앰허스트 대학은 로버트 프러스트의 인상으로만 남았을지 모른다.
이번에 유엔행사로 뉴욕에 머문 후의 일정은 남쪽으로 4시간 워싱톤이었는데 그 틈새를 비집고 뉴욕에서 북으로 4시간이 넘는 매사츠세츠를 가려고, 무거운 트렁크를 끌고 기차에 몸을 실었다. 17살 니이지마 조의 미국에 가게 된 경위나 공부 그리고 졸업무렵 일본에 크리스챤 대학을 세우고 싶다는 그의 연설에 감동한 미국인이 도와 동지사를 세우게 된 역사가 그만큼 강렬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그가 나온 그 미국대학에는 니이지마 조의 초상화가 걸려있다지 않은가. 일본에서 그의 순례길을 따라서들 걷는데 태평양 건너 이 앰허스트가 가장 먼 길일 것이다.
가는 길 차창으로 강물과 가을 단풍의 들판이 펼쳐졌다.
한 가을 서울 난지도에서 코스모스를 함께 바라본 적이 있는 김성혁목사님 부부가 나를 역에서 맞아준다. 앰허스트대학 근처 또 하나의 유명 대학인 스미스 칼리지Smith College의 상담 목회자인 그는 니이지마 조에 대해 잘 알고 있었고 이번에 나온 나의 신간 '왜 교토인가'에 필요한 앰허스트대에 있는 니이지마 조 초상화와 그 아래에 있는 그의 한 줄 시를 사진찍어 보내주어 그 책에 싣기도 했다.
캠퍼스 타운인 앰허스트 작은 도시에는 역사 깊은 유명한 대학이 다섯개나 있다.
대학 교정에 들어서니 눈에 익은 정경이 펼쳐지고 저 멀리 로버트 프러스트의 동상이 보인다. 다가가 그 돌을 어루만지니 동상앞 바닥에 묻친 돌판의 글이 눈에 띈다.
Reach the eye the ear and what we may call the heart and mind ~
그리고는 그토록 듣던 니이지마 조 초상화가 있다는 채플을 들어간다. 거기에는 앰허스트대 출신 인물들의 초상화 20여 개가 붙어 있었다. 출중한 중에도 출중한 인물들일 것이다. 다가가니 아 듣던대로 우측 앞 제일 두드러지고 빛나는 자리에 니이지마 조가, 앰허스트대의 자랑스런 졸업생으로 교토에서 온 커다란 초상화에 그려져 있다.
영으로 만나는 감격의 순간이다. 경건히 기도를 드렸다.
서울에서 만난 교토 동지사 대학의 총장에게 들었었다. 그 초상화들은 정규적으로 위치를 바꾸는데 니이지마 조 초상화의 위치만이 고대로 앞자리에 있다고. 수 많은 졸업생들 중 앰허스트대에서 초상화로 선택되는 기준은 그가 동창들과 세상에 얼마나 커다란 임팩트를 끼쳤는가 라고 했다. 나는 동지사대에서 보았다. 150여 년 가까이 수 많은 양심의 인재를 배출하여 일본의 오늘에 이르기에 밑거름이 되었고 현재도 3만 여명 학생이 미래를 위해 준비하고 있는 것을. 그 근원 바탕이 이곳 앰허스트에서 자라난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도서관으로 가니 입구부터 'Poetry Club' 포스터가 보이는데 안으로 깊숙이 들어가니 말로만 듣던 일본의 기독교 선구자, 우치무라 간조内村鑑三 1861 - 1930 의 초상화가 웹스터 사전을 만든 웹스터 옆에 걸려 있다. 일찍이 1887년에 앰허스트를 나오고는 일본에 기독교 선교를 앞장서 펼친 인물이다. 한국에도 그의 훌륭한 저서들로 잘 알려져 있다.
일본에서 크게 존경받는 인물들이 다녔고 그것도 니이지마 조는 일본 최초의 미국대학 학생이어서 일본 외무성과 기업들은 많은 일본사람을 이곳에 연수하러 보내고 일본인 교수도 있고, 절제된 모습의 그들이 미국인과 그 사회에 좋은 영향을 주어 미국 중심에서도 꽤 먼 곳임에도 앰허스트 사람들은 일본을 잘 알고 있고 아주 좋아한다는 말을 듣는다.
그런 공감의 교류는 재력 하나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한 생각과 의식이 있고 긴 역사를 내려오는 동안 꾸준히 그런 발상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우리도 그러한 발상으로 꾸준한 외교를 하고 개개인 하나하나가 앞서가는 구상을 할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눈과 귀를 그리고 우리가 마음이라고 정신이라고 부르는 것을 향하라~' 고 시를 지은 로버트 프로스트의 동상과, '양심과 신앙의 인재' 를 기르는 발상을 일찍이 가졌던 니이지마 조와 우치무라 간조의 초상화를 바라보며 서양과 동양, 미국과 일본과 나의 조국을 생각하게 된다.
가지 않은 길 The Road Not Taken
Robert Lee Frost
그날 아침 두 길에는 똑같이 밟은 흔적이 없는
낙엽이 쌓여 있었습니다
아~ 나는 훗날을 위하여
한 길을 남겨 놓았습니다
허지만 길이란 계속 이어지는 것이기에
돌아올 수 없을 거라 의심하기도 했습니다
먼 훗날 나는 어디선가
한숨쉬며 말하겠지요
숲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는데
사람이 덜 간 길을 택했노라고
그래서 모든 것이 달라졌노라고
시인 Robert Frost 동상이 보이는 3세기를 맞는 Amherst 대학
Amherst 대학 캠퍼스 - Massachusets 2018 10 26
Amherst College Campus
우치무라 간조内村鑑三의 초상화 - Amherst 대 도서관
1887 졸업생 우치무라 간조 현판 - Amherst 대학 도서관
Robert Frost 시인 동상 - Amherst College 2018 10 26
동상아래 돌판, Amherst 의 선생이자 시인 Robert Frost
1964년 교토 동지사대에서 온 초상화
우정의 빛이 머무는 곳 바다를 넘어 -니이지마의 글
니이지마 조의 초상화 - Amherst College Chapel 2018 10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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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신 시인, 에세이스트, TV방송인, 손호연단가연구소 이사장
이대영문과, 워싱톤 조지타운 대학원, 뉴욕 시라큐스 대학원, 교토 동지사 대학
미국의소리방송 WDC, 한국방송위원회 국제협력위원, 삼성영상사업단 & 제일기획 제작고문 역임
저서 - 치유와 깨우침의 여정에서, 숨을 멈추고, 오키나와에 물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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