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역사교육 적폐청산에 박차를 가해야
1. 5월 9일 실시된 제19대 대통령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촛불민심에 힘입어 41.1%의 득표율로 당선되었다. 작년 말 시민들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소식을 접하고 “이게 나라냐”고 분노하며 광장으로 뛰쳐나와 촛불을 들었다. 그리고 직접민주주의의 힘으로 경제 권력의 상징인 재벌총수 이재용을 구속시켰고 정치권력의 정점에 있는 박근혜 대통령을 파면시킴으로써, “이게 나라다. 이게 정의다”라고 선언하였다. 문재인 후보의 대선공약 “나라를 나라답게”는 촛불민심을 계승하여 적폐청산을 성공리에 마무리 짓겠다는 다짐이다.
2. 촛불민심은 ‘박근혜 체제 적폐청산 긴급 현안 6대 과제’로 △국정교과서 강행 저지 △백남기 특검 실시 △언론장악 적폐 해결 △세월호 특조위 재구성 △사드 철회 △박근혜표 나쁜 노동정책 청산 등을 선정하였다. 형식적 민주주의를 넘어 선 실질적 민주주의의 정착, 정치 경제 사회 등 다방면에 만연한 양극화의 해소,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정의사회구현, 국가폭력 원인규명과 책임자 처벌, 기본권으로서 생명권의 존중, 동아시아를 둘러싼 강대국들의 이해 충돌의 조정과 남북관계의 정상화를 통한 한반도 평화 구축, 청년실업의 해소와 노년층에 대한 복지 강화, 여성과 소수자에 대한 배려, 배타적 민족주의를 넘어 국내외 동포들과 외국인 노동자들과 다문화가정 등에 대한 배려와 포용 등이 시급히 해결해야 할 적폐청산의 구성요소들인 것이다.
3. 특히 역사왜곡과 역사교과서 국정화 그리고 이른바 ‘건국절’ 제정 시도는 박근혜정권 적폐 중의 적폐이다. 대한민국 헌법정신과 정체성을 뿌리부터 흔들어놓은 역사쿠데타이기 때문이다. 특정 개인이나 정치세력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친일-독재세력을 대한민국 건국 주역으로 포장해 국정교과서에 싣고, ‘건국절’ 제정으로 마무리하려 한 전대미문의 역사쿠데타야말로 반드시 청산해야 할 적폐인 것이다. 우리는 사실상 박근혜정권 몰락의 조짐이 된 작년 4·13총선의 결과가 국정교과서 강행 사태에서 비롯되었음을 이미 여러 차례 지적한 적이 있다. 대다수 국민들은 박근혜정권이 밀어붙인 국정교과서에서 역사쿠데타의 징후를 정확히 읽어내고 이를 표로 응징한 것이다. 이번 대선 결과도 지난 총선의 연장이다.
4. 역사학계·역사교육계와 더불어민주당은 대선 기간 중에 ‘국정 역사교과서 완전 폐기와 역사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보장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였다. 헌법가치인 역사교육의 정치적 중립성과 자주성 전문성 보장을 위해, 학계와 정치권이 합의한 내용은 △초등 교과서를 포함하여 국정 역사교과서 제도 완전 폐지 △현재 졸속으로 진행 중인 검정교과서 작업 전면 중단 △친일-독재-냉전의 정당화에 바탕을 둔 <2015교육과정> 전면 개정 △바람직한 미래 역사교육을 논의하는 기구(전담 위원회 등) 신설 등이다. 그동안 역사학계·역사교육계 그리고 시민단체와 학부모 학생들은 수구-냉전세력의 전대미문의 역사쿠데타에 대항해 지난한 싸움을 벌여왔다. 이제 촛불민심을 동력으로 정권교체가 이루어진 이상 문재인 정부는 하루라도 빨리 역사교육의 적폐를 청산하겠다는 약속을 실천에 옮김으로써 시민의 뜻에 부응해야 할 것이다.
2017년 5월 11일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네트워크
20170511[논평] 문재인 대통령, 역사교육 적폐청산에 박차를 가해야.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