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포랑산으로 갑니다.
죽로재 포랑산 다원으로 가는 길에 다른 차산을 들러보기로 했습니다.
마침 고수차가 조금씩 나오기 시작할 때라서 차 한 잔 맛보고 가려고요.
중간에 들린 차산은 대맹룡맹송입니다.
죽로재가 만드는 맹송은 맹해맹송,
여기는 대맹룡맹송이라고 부르는 다른 지역입니다.
맹해맹송은 대맹송, 대맹룡맹송은 소맹송이라고도 부릅니다.
대맹룡맹송은 맹해의 다른 고차산과 마찬가지로 오래된 고차수가 많은 지역입니다.
높은 향기와 산뜻한 맛이 차의 특징입니다.
먼저 지인의 집으로 찾아갑니다.
집은 아래층에서 가공을, 위 층은 거주하는 구조입니다.
작은 규모로 개인이 만드는 것치고는 가공장이 꽤 넓습니다.
솥에 덖는 수제차는 주로 고수차를,
기계로 덖는 차는 소수차를 만듭니다.
여기에도 위조대가 잘 만들어져 있습니다.
몇 년 전부터 운남의 차산에서는 위조 (탄방)에 신경을 씁니다.
폴리페놀의 함량이 높은 운남대엽종으로 만든 차는 떫은맛이 강한 편입니다.
탄방을 충분하게 해주면 좀 더 부드러우면서 두텁고, 향긋한 차가 만들어집니다.
대맹룡맹송은 소수민족인 애니족이 삽니다.
애니족은 이사를 하거나 집을 새로 지어서 이주할 때 개를 잡습니다.
잡은 개의 머리는 지붕 위에 올려두는데요, 개의 영혼이 잡귀를 몰아내고
도둑을 막는다고 믿습니다.
사진의 동물 머리는 그냥 산양입니다.
미신과 상관없이 인테리어로 올려놨답니다.
난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뭔가가 보입니다.
내려가서 확인해보니 매우 큰 산거북이입니다.
운남에서 작은 산거북이는 자주 봤는데 이렇게 큰 녀석은 처음 봤습니다.
마을 뒤편 차산에서 잡아왔다고 하는데요, 덩치는 커도 귀엽습니다.
아, 물론 애완용은 아닙니다.
거북이가 느려 보여도 뭔가 물 때는 재빠릅니다.
턱 힘도 좋아서 잘못해서 손가락이라도 물리면 곤란한 상황이 발생합니다.
손가락 하나 없어지기 전에 덩치 좋은 산거북이는 내려놓고 차를 마시러 올라가 봅니다.
차실은 잘 꾸며져 있습니다.
이집 주인은 자신이 만든 차 이외에도 다른 지역의 차도 판매합니다.
여기까지 와서 다른 지역 차를 마실 일은 없으니 대맹룡맹송 차를 마셔봅니다.
먼저 마신 차는 쇄청홍차입니다.
몇 년 전부터 운남에서는 햇볕에 말린 홍차, 즉 쇄청홍차가 유행입니다.
햇볕에 말린 차는 보이차처럼 오랜 기간 저장이 가능합니다.
기계로 말린 홍청홍차보다는 향기는 낮고 수렴성은 떨어집니다만,
보이차와 홍차의 절묘한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쇄청홍차의 맛은 그런대로 괜찮았습니다.
다만, 발효 시간이 너무 길었나 봅니다.
몇 년 지나면 좀 싱거워지긴 하겠습니다.
쇄청홍차는 발효를 홍청홍차보다 낮게 해줘야 합니다.
다음 마신 차는 갓 만들었다는 고수차입니다.
하루 전에 건조를 마친 차라고 하는데요,
향은 좀 약하고 맛도 약간 싱거웠습니다.
며칠 지나서 고차수 이파리가 본격적으로 나올 때 만들면 아마 괜찮은
맛이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차도 마셨고 이제 포랑산으로 출발합니다.
일단 말리고 있는 쇄청모차를 살펴봅니다.
백호도 많고 향도 진합니다.
이집 주인장이 고순을 캐다 놨습니다.
고순은 쓴맛이 나는 죽순인데요, 독한 옥수수 술과 매우 잘 어울리는 안주입니다.
아이러니합니다.
쓰디쓴 고순과 쓰디쓴 술이 잘 어울린다니 말이지요.
오랜만에 옥수수 술 한 잔 하며 회포를 풀어야겠습니다.
첫댓글 쇄청홍차의 발효를 낮게 해준다는 낮은 온도의 살청과 유념 그리고 발효 쇄청 이러한 순서인지요.
의미가 잘 파악이 않됩니다~^^
홍차는 살청이 없습니다.
위조, 유념, 발효, 건조 순서인데요, 보이차처럼 저장하면서 마시는 쇄청홍차는 발효할 때 시간을 짧게 잡아줍니다. 발효도가 높으면 보관하면서 맛이 금방 싱거워지기 때문이죠.
@다향 넵~~^^
의미 파악이 됐습니다.
감사합니다.
딸이 쿤밍에 한 학기 있었는데 농가에서 빚은 빠이주에 반해서 운남 갈 때마다 꼭 사오라고 신신당부를 합니다 ㅎㅎ
운남 지인들과 이야기 할 때 옥수수 술을 반나마오타이라고 말합니다. ㅎㅎ
차실이 아주 자연스러워 보이니
저도 어쩔수 없는 茶바라기인가봅니다.
다향님의 생기찬 글 잘읽고갑니다。
메리 주님마스~~♡♡
감사합니다, 편하고 좋은 차실이었답니다.
휴일 잘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