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나라 때 학자이자 화가였던 문징명의 그림을 좋아합니다.
신경증 환자처럼 화면의 빈 공간을 꼬박 다 채운 스타일이
융통성 없어 보이긴 하지만 또 예쁘거든요.
이 그림은 큰 그림의 일부만 키워 놓은 것입니다.
고궁박물원에서 전시중인가 본데,
가서 보고 싶습니다.
뒤에 다양한 기법으로 빼곡히 잎을 그려 넣은
나무들이 나오고, 앞에는 띠풀로 지붕을 얹은
여러 채로 이루어진 집이 나옵니다.
주인과 손님은 테이블에 그림을 한 장
놓고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가 봅니다.
뒤채에서는 시동이 차를 준비하고 있고요.
한 시동이 커다란 주전자에 물을 끓이고
한 시동은 옆에서 대기를 하고 있습니다.
명나라 때는 주원장이 단차를 폐지했기 때문에
따라서 차를 우리는 방법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전에는 솥에 찻잎을 넣고 끓이는 자차법이나
차를 가구내어 다선으로 격불하는
점다법이 유행이었다면
명나라 때는 찻잎을 우려서 마시는
포다법이 유행합니다.
다구도 그에 따라 크게 변했는데,
이에 대해서는 조금 더 공부를...
아, 그런데 여기 나오는 그림은
문징명이 그린 것이 아닙니다.
너무 똑같은데, 그 조카인 문백인이라는
사람이 그렸답니다.
아무리 자기 아저씨가 그림을 잘 그려도 그렇지
이 정도면 거의 모작이라는 소리 들었겠습니다.
그림을 펴놓고 차를 기다리는
주인과 손님을 지나서 뒷마당으로 나가 보면
사립문이 있습니다.
사립문은 활짝 열려 있는데
거기를 통해 밖으로 나가 잠시 걸으면
시내 위로 다리가 걸려 있습니다.
좁은 그 다리를 지나가면,
작은 초가집이 나옵니다.
제가 저 집 주인이면 매일
저 작은 초가집에 가서 차 마시고 놀겠습니다.
첫댓글 그림에도 조에가 깊으십니다.
솔바람님께선~~
ㅎ 멋진 생각 이십니다.
아예 초가삼간을 마련하시면 ...
절 좀 초대해주시지요.ㅎ
아이쿠 별말씀을요 지나가다 긁어왔는데요.
초가집 짓기만 한다면야 여부가 있겠습니까 당연히 초청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