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핑크돌핀스 논평] 보호종 지정과 철저한 수사로 고래를 살리자
다시 한 번 거대한 불법 고래포획 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가 9개월간의 수사 끝에 46명으로 구성된 밍크고래 포획조직을 적발한 것이다. 포경조직은 전문 범죄조직처럼 움직인다. 보스가 있고, 그 아래 포획담당, 해체담당, 운반담당, 보관담당, 유통담당 등이 나뉘어 있으며, 서로가 서로를 모를 정도로 치밀하게 관리된다.
이번에 검거된 포경조직은 무려 7억 원 상당의 밍크고래를 불법으로 포획하여 유통시켰다고 한다. 소식통에 의하면 전국에서 암약하는 불법개조 포경선은 약 15척에 이른다고 한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멸종위기 밍크고래들이 불법포획으로 죽어갔을까? 그리고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불법으로 포획된 고래고기를 먹으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범죄에 가담하게 되었을까?
불법포경조직을 모조리 붙잡아 고래잡이를 근절시키라는 핫핑크돌핀스를 비롯한 시민사회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밍크고래잡이가 기승을 부리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첫 번째로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불법 포경의 희생양인 밍크고래가 보호종으로 지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는 고래고기가 유통되고 있다는 이유를 들면서 밍크고래의 보호대상해양생물 지정을 미루고 있다. 그러나 먹거리가 넘쳐나고 있는 지금 국제사회에서 개고기만큼이나 지탄받고 있는 고래고기 문화가 한국에서 지속되어야 할 필요성은 없다. 한국 바다에서 보호종 고래류의 개체수를 늘리는 것이 더욱 시급한 과제가 되었다.
두 번째는 고래고기가 지역의 권력자들과 결탁하여 울산, 부산, 포항을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유통되면서 커다란 이권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울산지방검찰청이 전관예우 변호사의 조력을 받은 포경업자에게 불법으로 포획한 고래고기 30억 원어치를 무단으로 환부한 사건이 대표적이다. 이 사건의 진상 규명을 통해 울산 검찰과 전관예우 변호사의 수사방해를 넘어서 불법포경을 비호하는 권력자들을 처벌하여, 검은 커넥션을 해체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권을 노리고 배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권력자들의 검은 커넥션이 있기 때문에 일선 경찰서에서 고래고기 조직을 단속해도 윗선에서 이들을 풀어주거나 압수된 고래고기를 돌려주기도 하는 어처구니없는 일까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불법 포경업자들을 단속할 경찰이 부족하거나 장기간 수사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포경조직에 대한 수사는 보통 수개월 이상이 소요되고, 해상에서 고래를 포획하는 현장을 덮치지 않으면 증거 확보가 쉽지 않으며, 장기간 잠복 수사 등을 해야 하는 어려움 때문에 특별한 동기부여가 있지 않으면 이뤄지기 힘든 실정이다.
전국 경찰서 가운데 고래 불법포획 단속을 하는 곳이 경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와 울산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등 겨우 두 군데 정도인데, 현재 밍크고래 포경은 동해보다도 주로 서해에서 많이 이뤄지고 있다. 왜냐하면 밍크고래의 주먹이인 오징어가 서해에서 많이 잡히면서 포경조직들도 단속이 심한 동해가 아니라 서해안쪽으로 이동해서 암약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군산 등지를 중심으로 한 서해안 경찰과 남해안 일대의 경찰청들도 밍크고래 불법포획 조직 단속에 나서야 한다. 해양경찰이 불법 포경 근절에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많은 시민들은 포경조직에 대한 단속 강화와 철저한 수사와 처벌을 기대하고 있다. 밍크고래를 하루 속히 보호대상해양생물으로 지정하여 고래고기 유통을 원천 차단하고, 경찰과 해경은 전국에서 고래고기 불법포획과 유통 조직이 사라지도록 철저히 수사하여 엄중 처벌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2018년 4월 18일
핫핑크돌핀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