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순시기 **
재의 수요일에 시작하여 성토요일까지 계속되는 기도와 참회의 시기이다. 백성에게 부활 축일을 더 잘 준비하도록 해 주는 것 외에 그리스도께서 당신의 수난과 죽음을 통해 얻어 주신 은총을 더 많이 받도록 해 준다. 사순 시기는 주일들을 제외한 40일 동안 계속된다. 주님의 날에는 절대로 단식재를 지키지 않기 때문이다. 40일이라는 기간은 우리 주님의 모범을 따라 설정되었다(마태 4장). 재의 수요일에 모든 이가 축성된 재를 받는 것으로 사순 시기를 시작하는 것이 적절하다.
[중요성]
사순 시기가 갖는 이중적 의미는 다음과 같다. 참회를 수행하며 세례성사를 되새기거나 준비한다.
(1) 참회의 측면은 다양한 양상을 띠는데, 사순 시기는 본디 일차적으로 단식재의 기간이다. 교황 바오로 6세가 반포한 가장 최근의 규정은 재의 수요일과 주님 수난 성금요일을 단식재와 금육재의 날로 정하고 사순 시기의 다른 금요일들에는 금육재의 날로 정하였다. 이 밖에도 하느님 백성의 상황에 맞는 한, 여러 지역에서 시간 나는 대로 참회를 실천해야 한다. 오랜 시간의 기도와 말씀의 전례를 가져야 하며 주일의 강론 외에 사순 시기의 특별 강론을 통해 배우고 깨우치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 그들은 수난의 주제를 강조하는 훌륭한 설교자의 강론을 듣고 죄가 하느님을 거스르기 때문에 죄의 중대성을 알고 죄를 미워하도록 참회해야 한다. 더욱 자주 미사에 참여하고 성사를 받아야 한다. 참회의 실천은 내적이고 개인적일 뿐 아니라 사회적이고 외적인 것이어야 한다. 그래서 이를테면 희사나 다른 사랑을 실천해야 한다.
(2) 우리는 초기 교회에서 세례성사를 위한 준비가 절대적이었던 이유를 쉽게 알 수 있다. 사순 시기의 전례를 공부하면 이 사실을 여러 가지 면에서 확인할 수 있다. 어른 입교 예식을 다시 설정하려는 노력이 증가함에 따라 옛 세례성사의 측면이 복귀되었다.
사순 시기의 전례는 영세한 백성이라는 우리의 조건이 갖는 의미를 심화시키도록 일깨운다. 우리는 무엇보다도 그리스도를 더욱 가까이 따르고 어떤 의미에서 ‘다른 그리스도’가 됨으로써 그 의미를 심화시킨다.
우리는 세례성사의 은총에 힘입어 그리스도를 더욱 가까이 따를 수 있다. 세례성사의 은총은 신앙에 의해 우리를 비춰 주고 새로운 삶에 의해 우리를 갱신하며 악의와 타협하지 않게 하고, 세상에서 삶의 공동체를 이루며 우리 형제자매들에게 책임을 지도록 이끌어 주며, 영광 중에 다시 오시는 주님께로 향하게 한다.
그러기에 사순 시기는 교회 전체를 위한 참회와 쇄신의 시기이다. 우리가 개인적으로 사순 시기를 충실히 사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신비체 전체와 하나가 되어야 한다.
결국 사순 시기는 ‘행동하는’ 시간이다. 참으로 경청한 뒤에 우리는 ‘응답해야’ 하며 우리가 들은 것을 실천해야 한다. 이렇게 해서 우리는 내적인 회개를 하느님께 바치는데, 이것이야 말로 부활절을 가장 잘 준비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