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비가 되면
비가 되고
꽃이 눈이 되면
눈이 되어 주는 님
지는 꽃보다 피는 꽃에 울고
먹구름 뒤어 숨어지내던
나를
하얀 노래로 물들인 님
송이송이 매달려 있는 꽃에 사연은
지금 내가 사는 이유가 되고
그 이유는
후회의 바구니가 되어
뉘우침의 열매를 따고 또 따네
한때의 검은 시절도 꽃이 되고
그 꽃도 비가 되고 눈이 되어도
이젠 님의 강물에 빠져
쭉정이는 버리고 알맹이를 찾아가는
뱃노래를 부르게 되네
꽃이 지는 날에는
후회도 약속도 함께 지는 것을
인간사 서리에 무너져
울고 있는 정거장에서
꽃속에 비가 되고
눈이 되어 주는 님
세상에 가장 아름다운 덤으로
세상에 가장 위대한 덤으로
남게 해달라고
오늘도
3월의 신에게
애달픈 기도를 올립니다.
연로하신 어머님이 갑자기 봄꽃이 보고 싶다고 하여 섬진강에 매화를 보러 왔습니다.
장애인이라서 이리저리 다니지는 못하고 꽃그늘 아래 의자에 앉아 있기도 했는데 저는 핸드폰 유트브 동영상에 나오는 선생님
노래를 작게 듣고 있었지요.
그런데
지나가는 어느 소녀가 어느 중년부부가 강무림선생님 노래 아니냐고 물어오네요.
섬진강에서도 선생님이 덤으로 남아 있다는 것이 신기합니다.
섬진강과 매화,그리고 선생님의 노래가 옥쟁반을 보는 듯 참 아름다웠습니다.
그 옛날 어린시절 할머니가 동네 잔치가 열리면 저를 데리고 가서 국수를 배불리 먹이고도 다른 이들 몰래 임절미 두 개를 손에
쥐어주던 그 덤처럼
강원도 인제 군대시절에 100km 산악행군 중 잠시 쉬는 동안 수통을 건내고도 건빵을 한 주먹 호주머니에 넣어주던 눈물어린 전우의 그 덤처럼
이제 강무림선생님과 선생님의 텔레파시왕자 주네님이
저의 덤으로 남아 지치고 고된 삶의 연속에서 행복한 봄의 1층을 만들어 주네요.
나의 덤,
두 분에게도 행복한 봄이 오길 기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