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름다운 사람, 고민정 아나운서 ]
어둠의 미로에서
이슬의 출산을
기다리는 밤
하늘 엉덩이는
앞산 천장까지 내려와
꽃을 잉태한 여인처럼
달을 토해내는데
밤마다 달빛을 이다
허리가 흰 골목에서
나방이 가로등을 두드려
낮으로 들어가려 하네
밤은
고향은
실패가 아닌데
너의 탄생이 패배가 아니듯
가지 마라
나방
- 조기영, < 나방 > -
* * *
매일 아침 신문을 펼치면 아찔하다.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가득하다.
아수라가 따로 없다.
암담한 일들이 차고 넘친다.
'사는 게' 아니라 '생존을 위해 몸부림 치는'
비루한 삶이고 세상이다.
그러나 너의 탄생과 존재가,
나의 살아감이,
패배가 아니라고 말해주는
그 힘은 단단하고 뜨겁다고 응원해주는
따뜻한 사람이 있다.
나비를,
자유와 아름다움을 꿈꾸며 걸어왔지만
현실 속의 내 모습은 나방이기 일쑤였던,
부인한다고 달아난다고 바뀌는 건 아닌데
자꾸 벗어나려 발버둥치는,
우리에게
나직히 <나방>이란 시를 들려주며
함께 울어주는 이가 있다.
이 암담하고 아찔한 시대에
시인이, 시가 필요한 이유는
이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얘기하는
아름다운 이가 있다.
고민정,
한국방송 아나운서.
그녀에게 고마운 마음을 띄운다.
- 오늘 아침 신문을 보다, '고민정의 시/ 나방'을 읽고 나서 -
# 이 시, 요즘 전교조 안에서 또 다른 노조를 만들겠다는 이들, 교육노동재편 모임의 사람들에게도 들려주고 싶은 시다.
첫댓글 저는 참교육 1세대입니다. 전교조 소식을 알려주신 조원배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잘되시기를 바랄 뿐입니다.
맞네요. 저도 고민정 아나운서 부부 팬입니다. 그런데 자로도, 원배 선배도 많이 아름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