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문정희 오빠를 패러디 함
이사랑
틀니를 손으로 감추며 수줍게 웃으시는
어머니는 천상 여자다
언제부터 여자들은 이름을 버리고
언니라 부르기로 약속을 한 것일까
아줌마 아가씨가
하나로 통합된 이름, 언니
백화점에 가면
내 딸 같은 아이가
엄마 같은 내게 언니라 부르는데
딸 같은 아이에게 나도 언니라 부른다
이제부터 여자들을 언니라 불러주자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남도
언니라 부르면 친자매처럼 거리가 좁혀지니
나도 내 엄마 같은 낯선 할머니를
살갑게 언니라 부른다면
할머니는 븕그레 꽃물이 들겠지
시들었던 얼굴이 활짝 피어날 거야
그러니 백살을 먹어도 여자는 꽃이어서
나도 늙어가며 언니가 되고픈 것이다
여자들이여 만년 소녀들이여
공주병에 걸린 서글픈 아줌마들이여
세상의 여자들은 모두 젊은 내 언니다
언니!
다정하게 언니라 부르면
세상은 온통 아름다운 꽃밭 천지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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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 이사랑
문혜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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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3
13.08.26 18:35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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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오빠 뿐만 아니라 세상에 언니가 더 넘칩니다. 언니에 이런 오묘함이 담겼다니 ``` 오빠가 이질적이라면 언니는 동질적인 느낌입니다.
드래그가 안되어 늦은 타자솜씨로 치느라 오래 걸립니다.
요즘 저도 언니가 많아졌어요~ 아줌마라고 부르는 것보다 언니가 더 정가고 친근한것 같긴 해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