宁夏银川青铜峡108塔旅游
은천에서 약 70km 떨어진 곳에 오충이라는도시가 있습니다. 이 곳에는 108개의 탑이 한번에 조성된 유명한 유적이 있답니다. 당초 은천에서 하루를 머물기로 했지만, 이 탑을 보기 위해 하루를 더 연장했지요. 은천에서 답사를 모두 마치고, 108탑을 찾아가는길은 시간을 다툴 만큼 촉박했습니다. 배를 타고 타고 황하를 건너야 했기 때문입니다. 가는 도중 곳곳에서 공사로 인해 길을 통제하고 있어 거의 마감시간에 임박해 배를 타고 황하를 건널 수 있었습니다. 조금만 늦었더라면 보지 못했을지도 모를 그런 유적이었습니다. 당초 은천을 찾은 것은 서하 왕릉을 보기 위함이었는데, 은천을 가는 도중에 108탑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답니다. 분명 제 머리에 있던 유적인데, 답사 계획을 세울 당시 제가 지역을 착각 했던거 같았습니다. 은천으로 가던 도중 유적의 표지판을 보는 순간 왕릉에만 집착했던 자신을 책망하며 하루를 연장해 본 유적이었기에 감회도 남달랐답니다.
108탑을 가기 위해서는 이처럼 댐으로 인해 흙탕물만 가득한 황하를 도강해야 합니다. 지리적으로는 청동협이라는 도시와 가까운데, 이처럼 댐을 막아 관광단지를 조성해 배를 타고 주변경관을 굴러보는 유람을 하고있습니다. 사실 작은 모터보트로건너기에는 너무 물이 많아 걱정을 햇었는데, 물살이 거세지 않아 무리없아 도강할 수 있었습니다.
이 곳 관리인들이 퇴근하기 직전에 도착한 탓에 배를 띄우니 못띄우니 문제의 소지가 있었지만, 이 탑을 보기 위해 그 먼 한국에서 찾아왔다는 말 한마디에 "커이" 하는 관리인 덕분에 배를 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한사람을 태우면 비용도 않나와 손해라는 말에 입장권(승선권 포함 1인70위안)을 두장(140위안)이나 샀답니다. 모터보트는 흙탕물의 황하를 거침없이 가로지릅니다.
108탑 전경입니다. 지금 공사가 한창인데, 가까이 가서 보니 도로를 닦고 건물을 짓는등 대규모 토목... 지형을 보면 풍수적으로도 무척 좋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전면에는 황하가 흐르고 잇어 더 없이 좋은 입지를 갖추고 잇습니다. 녹화사업을 진행한 탓에 조금이나마 황량함을 면한거 같습니다.
108탑을 가까이서 본 모습입니다. 전체적으로 삼각형을 이루며 같은 양식의 탑들이 배치되었는데, 전체적인 구도가 매우 안정적입니다. 이와 더불어 가장 상면에는 1기의 탑 만을 배치해 상층으로 향해 치닫는 상승감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하단에서는 상단을 향해 눈과 마음이 모아지고, 상단에서는 내려다 보면 수평으로는 황하가, 하면으로는 좌우로 전개되는 석탑의 배열이 상승과 평온이라는 두가지 측면을 모두 만족시키는 구도입니다.
같은 양식의 탑이 수직과 수평적 구도를 이루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사찰의 구도에서는 대지를 구축하고 일직성상에 탑이 배치되는 것이 통례임에 비해, 이 곳에서는 산의 경사면을 이용해 108기의 탑을 조성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중국탑이 승려의 묘탑(부도)임에 불구하고, 이 탑들은 성격이 조금은 다른 것으로 생각됩니다. 즉, 부처님이나 승려의 사리를 봉안한 붙탑이 아니라 황하를 오가는 뱃길의 안전을 바라는 마음에서 건립된 풍수적인 사상을 지닌 것으로 판단됩니다. 왜냐하면 108기 탑의 양식이 모두 동일하기 때문입니다. 비록 승려의 사리를 나누어 봉안하는 법식이 있지만, 이처럼 108기를 조성한 예는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죠.
가장 하단부에 조성된 불탑 들... 양식적으로 보면 아마도 원나라때 조성된 것으로 생각됩니다. 기단이나 탑신 그리고 상륜의 양식이 모두 동일합니다.
가장 상단의 탑을 제외하면 모두 이같은 양식을 지니고 있습니다.
상륜부의 양식 역시 모두 동일합니다. 탑신을 벽돌로, 상륜부의 보륜(중첩된 둥근 부재들)은 진흙으로, 보개(지붕)와 보주는 청동으로 제작했습니다.
상단에서 바라 본 상륜부의 모습. 멀리 황하가 보입니다.
가장 상단에 있는 불탑입니다. 亞자형의 기단에는 내부로 들어가는 통로가 개설되어 있습니다.
기단 출입시설의 내부입니다. 불단을 조성하고 있어 탑과 부처가 동일한 존재임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탑에 불상을 봉안하는 것은 인도에서 시작된 이래 실크로로드 상의 불탑에서는 보편적으로 검출되는 양식입니다. 원나라때 조성된 불탑으로 추정되지만, 앞 시대의 전통을 잘 계승하고 있습니다.
탑신부와 상룬부의 모습입니다. 이 역시 하단부에 있는 107기의 탑과 같은 양식을 보이고 있죠... 때문에 108탑은 시간을 주고 순차적으로 조성된 것이 아니라 한번에 건립된 것으로 보야 하는 이유가 성립되는 것이지요.
가장 상단에서 내려다 본 불탑의 모습.
정상에서 바라 본 황하... 황토물만이 넘실대지만, 주변은 수목이 무성해 푸르름이 가득합니다. 현재 대규모의 토목공사가 진행되고 있어 아마도 1년후면 환경이 달라질 것으로 생각됩니다.
댐에 갖혀 있어 몸부림을 치지 못하고 잔잔하기만 황하....
모터보트의 엔진이 만들어 내는 황하의 물결... 걸죽한 진흙탕이 느껴지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