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사 속에 숨겨진 위대한 여성 과학자들조회 52 2021.05.28 신고
여러분이 알고 있는 여성 과학자의 이름을 떠올려 보세요. 마리 퀴리를 제외하면 선뜻 떠오르는 이름이 없을 겁니다.
하지만 퀴리처럼 차별을 뚫고 자신의 분야에서 뚜렷한 업적을 남긴 위대한 여성 과학자들이 있습니다.
미국 NASA를 배경으로 한 영화 <히든 피겨스>는 실화에 바탕했습니다. 이 영화는 냉전과 차별의 시대였던 1960년대에 남자들보다 뛰어난 수학과 컴퓨터 실력으로 당당히 자신의 존재를 드러낸 흑인 여성 수학자들의 얘기를 담아내고 있습니다.
그보다 훨씬 앞서 60여년 전 천문학에서도 <히든 피겨스>가 있었습니다.
1877년부터 1919년까지 하버드 대학교의 천문대장으로 재임한 에드워드 찰스 피커링이 별의 분류를 위해 고용했던 여성 천문학자 그룹인 ‘하버드 컴퓨터스’입니다.
피커링이 고용한 여성들은 남성들 봉급의 1/3 정도만 받으면서도 성실하게 일했습니다. 이들 여성 연구원들의 활약으로 1만개가 넘는 항성의 스펙트럼을 분석한 ‘헨리 드레이퍼 목록(Henry Draper Catalog)’이 완성됨으로써 분광 천문학은 엄청난 발전을 이루게 됩니다.
목록을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애니 점프 캐넌은 1911년에는 세계에서 별의 분광형을 가장 잘 분류하는 사람으로 극찬 받았지만 하버드 대학에서는 1938년까지도 캐넌을 천문학자로 받아들이지 않았을 정도로 여성에 대한 차별이 심했습니다.
헨리에타 스완 레빗도 팀의 일원이었습니다. 레빗은 변광성의 광도와 주기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고, 이후 허블은 그녀의 발견을 토대로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허블 법칙을 밝혀냄으로써 인류의 우주관은 영원히 바뀌게 되었습니다.
생물학에 있어서는 로잘린드 프랭클린이 있습니다. DNA의 이중나선구조를 밝힌 왓슨과 크릭의 발견은 20세기 생물학의 가장 중요한 업적으로 꼽히는데요, 이들에게 가장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한 것은 1952년 프랭클린이 촬영한 ‘DNA X선 회절 사진’이었습니다.
DNA의 나선구조가 선명하게 찍힌 프랭클린의 사진을 윌킨스가 몰래 왓슨과 크릭에게 보여주었고 이들 세 사람은 1962년 노벨상을 공동으로 수상하였습니다. 만일 프랭클린이 1958년 난소암으로 일찍 세상을 떠나지 않았다면 윌킨스 대신 그녀가 노벨상을 받았을지도 모릅니다.
이외에도 핵물리학의 발전에 기여한 마리 퀴리와 딸 이렌느 퀴리, 리제 마이트너,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깨우쳐 준 해양생물학자 레이첼 카슨에 이르기까지 과학사의 숨겨진 페이지에서 찾아낸 여성 과학자들의 업적은 생각보다 훨씬 크고 위대했음을 기억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