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동네 보물찾기 ⭐
* 너랑나랑중랑 80호 '우리동네 보물찾기'는 마을기자단의 추천으로 세 분을 인터뷰 하였습니다. *
< 세 번째 보물 이야기 >
추천인 : 마을기자단 전신미
추천사유 : 중화동 한적한 골목길 주택가에 위치한 맨헤어 이발관을 지나다니며 보면서 오래된 이발관이지만 깔끔하면서도 단단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러던 중 망우별빛영화제 상영작 중 하나인 <할아버지이짱>을 보면서 주인공인 이짱이 운영하는 이발소로 나온 것을 보고 오래된 가게와 사장님을 지역에 알리고자 '우리동네 보물'로 추천합니다.
인터뷰어 : 마을기자단 전신미
⭐ 우리동네 보물찾기 ⭐
_우리동네 이발사 김호철
이발을 천직으로 생각하며 최고의 기술을 자랑하는 숨은 고수, 맨 헤어 김호철 사장님
최고의 비결은 고객과의 대화, 그리고 기술
중화동 태릉시장 부근을 지난다면 유심히 살펴볼 만한 건물이 있다. 2022년 망우별빛영화제 상영작인 후지모토 신스케 감독의 <할아버지 이짱>의 배경이 되는 2층 가정집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건물 반지하에 위치한 <맨 헤어 이발>의 김호철 사장님을 만나 30년 이발과 함께한 이야기를 들었다.
중랑구와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이발을 천직으로 생각하고 있는 46년생 김호철입니다.
강원도에서 서울을 올라와 서울 남대문에서 몸을 담았다가 스물다섯 살 때 결혼했는데 중랑구에 집을 짓고 살았습니다. 동물도 고향 쪽으로 머리를 둔다고 중랑구로 다시 오게 됐는데, 정감도 있고 인간관계가 부드러워서 계속 살게 됐습니다.
이발소는 언제 어떤 계기로 하게 되셨나요?
서울 가면 공부할 수 있다고 해서 도망쳤습니다. 막상 와보니 할 수 있는 일이 없었습니다. 남대문 시장과 신세계 백화점에서 앞에서 노숙을 하고 있었는데, 신사 분이 지나가다가 나를 보고 마음에 들어 “이발을 가르쳐 줄게.” 하고 성심성의껏 가르쳐 줬습니다. 6개월 만에 훌륭한 이발사로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6개월 만에 쫓겨났습니다. 갈 데도 없고 난감해서 그 양반 친구가 이발하는 필동을 찾아갔습니다. 그때 당시엔 남의 식구를 못 뽑아갈 그런 시절이라 알고 보니 두 분이 짜고 너한테 갈 테니깐 받아줘라 그래서 제가 필동에서 이발을 하게 됐습니다.
이발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필동에서 할 때 날 도와주신 분이 삼성 회장 이병철 씨 또 고려대 초대 총장 유진호 박사 그분들이에요. 이병철 씨가 “너는 이발을 하면은 안 된다.” 그래서 “왜요?” 그러니까 “두꺼비 상이라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많으니까. 작은 거는 버리고 큰 걸로 노력해라.” 해서 그 약속을 지켰어요. 제가 돈을 좀 벌었거든요. 자랑할 만한지 모르겠는데 부도가 나서 다시 이발을 하게 됐어요. 유진호 박사는 내가 공부를 하고 싶다니까 모나미 볼펜 처음 나올 때인데 한 다스를 사서 줬어요. 그때 당시는 그분들이 평범해서 엄청나다는 생각을 못 했어요.
이발을 하면서 보람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뒷골목에서 이발소를 하고 있으니까 손님이 없는 걸로 간주하는 그런 이가 많지만, 한 30년을 성심껏, 성의껏 하니까 손님도 꾸준하고 또 보람도 느끼고 잘 유지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발 기술로 자식들 공부 다 가르쳐 갖고 박사학위도 받고, 석사학위 받고, 자식 자랑은 팔불출이라고 했는데 어쨌든 자랑할 만합니다.
오랫동안 이발을 하시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고객과의 소통이 중요한데 첫째는 충분한 대화가 될 수 있으면 좋겠고 두 번째는 사람 머리형이 다 틀리기 때문에 모양을 잘 뽑아주는 사람이면 훌륭한 이발사라고 생각합니다. 두상이 100명이면 100명이 다 틀립니다. 그걸 맞추는 것이 기술입니다. 이발은 머리를 이쁘게 다듬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서두르지 않고 열심히 성의껏 하는 것이 고객의 만족이라 생각하고 정성을 들여서 앞으로 할 것을 약속합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