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산제 축문 작성시의 숨은 비화 및 양심고백 ======================================== 재경동문회 히말라야산악회 시산제 전날 밤, 성당 사목회 남성구역장 회합(신부님 부임 인사)이 있어서 2차까지 거하게 한잔 하다보니깐, 밤 늦게 귀가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여 급한 김에 음주한 상태로 시산제 축문을 쓸 수 밖에 없었습니다. 땡~! 하고 축문을 완료하고 보니 새볔 3시였습니다. 이에 따라 결국은 시산제가 열리던 일요일 아침 늦잠을 자고 말았습니다. 허겁지겁 집을 나와 수퍼에서 오랜지 1박스를 구입하곤 승용차로 냅다 과천으로 내달렸습니다.
방바닥에 엎디어 시산제 축문을 완료한 시각은 아침 3시였는데, 경건한 마음으로 무릅을 꿇고 잠시 묵상했습니다. 아침 9시 30분에 수퍼에서 오랜지 1박스(44회 준비물) 들고 버스 정유장에 나왔으나, 마을버스가 도데체 오질 않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정말 초조해 졌습니다. 하여 다시금 무거운 과일상자를 들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 승용차에 물건을 싣고 과천으로 내리 쏘았지요. 아침 10시에 과천대공원 분수대 앞 집결지에 모인다는데, 이거 분명히 지각할 것이 뻔했습니다. 이에 어쩔수 없이 승용차를 몰곤 2012시산제 행사가 개최되는 현장으로 곧바로 쏘았습니다. 준비한 시산제 축문을 늦게 전달하면 Zolagea 욕을 먹을 것이 뻔하기에... 그런데 시산제 행사가 개최되는 현장에는 동문들이 몇명 밖에 없었습니다. 휴~ ! 다행이었습니다. 제가 결국 지각하지 않은 꼴이 되었기에 안도의 숨이 절로 나왔습니다만, 이러한 사정도 모르고 뒤늦게 서울대공원 분수대에 집결한 후에 한참을 걸어서 시산제 행사가 열리는 현장에 도착하신 많은 선배님들께서는 "야~! 행사 준비하느라고 수고 많았다!"라고 칭찬을 하실 때에 얼마나 뒤통수가 따가웠는지 모릅니다.
재경동문회 히말라야산악회 前 고참 부회장님이신 조영현(37회) 선배님께서 낭낭한 목소리로 시산제 축문을 멋지게 읽어 주시어 자리가 빛났고, 저는 작은 임무라도 완성했다는 안도감에 마음을 놓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날 한가지 큰 성과를 거둔 것은 승용차를 끌고 서울경마장에서 현대미술관을 향하는 길에 도로에서 길을 잃고 헤메이시는 35회 정경택(前 하남고교 교장) 선배님의 사모님과 두분의 선배님 어부인들을 뵙곤, 즉각 그분들을 저의 승용차에 모시곤 쌩~! 하고 수 킬로미터의 길인 우리 동문회 시산제 행사장으로 편하게 모셨지요. 그래서 '기쁨주고 사랑 받고 또 김정숙(35회. 김정환 회장님 부인) 여사님으로부터 맛있는 옥돔 한마리로 선물로 받아 맛있게 점심 반찬으로 먹는 행운도 얻었습니다.
모든 행사가 끝난 다음 아주 기쁘고 편안한 마음으로 시산제 행사장 현수막이 걷히기전 이렇게 기념으로 한장 박았습니다. 정말 야마리가 폴딱 까진 짓을 했습니다. 부디 용서해 주십시요.
========================================= 2012년 재경히말라야산악회 시산제 축문 내용 ========================================= 유세차, 단기 사천사백사십오년 임진년 이월 스믈여섯째 날. 저희 강릉중앙고등학교 동문회의 산악회 회원들과 가족들은 이곳 과천땅 청계산에서 모든 산하를 두루 굽어 보시며 그 속의 모든 생물을 지켜 주시는 천지신명님께 고하나이다.
지난 한해, 저희 산악회 회원과 가족들을 무사안전하게 산행을 할 수 있도록 보살펴 주신 신령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바라옵건데, 올 한해에도 저희 동문산악회의 회원들 모두가 두터운 형제애로 굳게 뭉쳐 모교와 동문회의 발전을 위하여 크게 기여토록 하여 주시옵소서!
또한 저희 회원과 가족들 모두가 임진년 용의 해를 맞아 승천하는 흑룡처럼 뜻하는 소망들을 순조롭게 모두 꼭 이루게 하여 주시옵소서!
그리고 저희들이 산행시에는 등에 멘 배낭의 무게를 가볍게 하여 주시고, 산과 골짜기를 오르내리는 두다리는 지치지 않게 힘을 주시옵고, 험로에서는 헤메이지 않게 하여 주시옵소서!
이제 여기 조촐하나마 저희들의 정성이 담긴 술과 음식을 마련했사오니 이를 어여삐 여기시어 기쁘게 받아 입제하여 주시옵소서!
저희들은 그저 천지신명님의 따뜻한 보살핌만을 믿고 바라오니 부디 저희 산악회 회원들과 가족들 그리고 저희가 몸담고 있는 모교와 동문회의 앞날에 축복과 행운을 내려 주시기 바라옵니다.
단기 4345년 임진년 음력 2월 26일 재경강릉중앙고동문회 히말라야산악회 가족 일동 드림
작년까지만 해도 산악회 행사장에서 늘 이렇게 설쳤는데, 이제는 약빨이 많이 떨어졌나봅니다. 흑~흑~흑~ 특히 Key-K 산악회 김양회(53회) 사무국장께서 "선배님! 처지가 말이 아닙니다!"라고 찌르는 말을 할때는 몹시 부끄러웠습니다. 그렇지만 낼 모래면 어느덧 육십이 다 되었다는 것도 모른체 그간 주책을 많이 떨었던 것이 더 부끄럽습니다. 교만했던 저 자신을 지금은 많이 자책하고 또 반성하고 있습니다.
화려했던 용산오빠의 전성시대는 끝났습니다만, 이젠 후진 양성을 위해 뒤에서 묵묵히 노력할 것을 다짐합니다. 보잘 것 없는 저에게 그동안 분에 넘치는 많은 사랑을 주신 선배님들과 무조건 잘 따라주고 늘 성원을 아끼지 않았던 고마운 많은 여러 후배들에게도 머리숙여 깊은 감사를 드리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