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은 원을 담고 조성한 불이라는 뜻이다. 원이 없이 상이나 그림으로 부처님을 조성할 리가 없으므로 모든 불상은 원불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때 원불은 개인이 소장하여 모시는 불상이라는 의미로 통용된다. 원불을 모시고 있으면 원불께 조석으로 혹은 아침마다 인사를 드린다. 그렇다면 원불에게 날마다 올리는 문안인사의 형식은 어떻게 해야 할까. 향을 피우고 시방의 삼보님께 공양하는 법도 있지만 새벽 또는 첫 아침에 정수를 올리는 경우가 많다. 향을 올리는 게송이나 향의 공능은 먼 곳에 있는 이들에게 법회에 오시기를 청하거나 공양을 올릴 때 사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아침에 청수를 올리고 저녁에 향을 올리는 것은 교화를 나선 부처님께 때가 되었음을 알리는 의례라고 할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필자의 다른 글을 참고했으면 좋겠다. 청수를 올릴 때는 어떻게 예경하는 것이 적합할까.
청정수[차]를 올렸으니 현재 국내에 통용되는 다게 "아금청정수 변위감로다 봉헌삼보전 원수애납수"를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 이후 삼정례나 칠정례를 하지 않아도 예의에 어긋나지 않을 것 같다. 다만 다게의 3구에서 적시한 봉헌의 대상을 삼보라고 하지 말고, 당해 원불을 적시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원불이 석가모니불이라면 봉헌석존[본사]전, 관음보살이라면 봉헌관음전, 지장보살이라면 봉헌지장전, 아미타불이라면 봉헌미타전 하고 "원수애납수(절) 원수애납수(절) 원수자비애납수(절)"로 삼배를 마쳐도 좋을 것이다.
물론 이후에 지심귀명례 석가모니불 지심귀명례 관세음보살 지심귀명례 지장보살 지심귀명례 아미타불 이라고 다시 한 번 절을 올리고 유원 모모 불보살 자비 수아정례 명훈가피력 원공법계제중생 동입미타대원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차를 올리며 행하는 문안 인사의 성격 상 차를 올리오니 드십시오라고 해도 예에 어긋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원수애납수를 하고 당일의 소원을 청하거나 일상의 소원을 아뢰어 이뤄지기를 발원하면 여법하지 않을까 한다. 우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