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아버지는 나의 아버지이자 세상 모두의 아버지입니다. 또한 부재의 아버지이자, 안타까움과 원망의 아버지기도 합니다. 그리고 아버지가 품었던 세상에서 성장한 나의 삶이요 넘어야 할 큰 산봉우리였다가, 나를 품었던 자그마...
더보기 이 책의 아버지는 나의 아버지이자 세상 모두의 아버지입니다. 또한 부재의 아버지이자, 안타까움과 원망의 아버지기도 합니다. 그리고 아버지가 품었던 세상에서 성장한 나의 삶이요 넘어야 할 큰 산봉우리였다가, 나를 품었던 자그마한 울타리였음을 일깨워 줍니다. 일제 강점기부터 1980년대 격변의 시기를 아버지라는 스펙트럼을 통과해서 보여 주는 세상 이야기는 안쓰럽고 쓸쓸하지만 코끝이 시큰하게 다가오는 건 그 진실의 무게 때문입니다. 늙은 아버지의 거친 목소리와 구부정한 허리를 외면하지 않고 똑바로 마주할 수 있는 힘. 그 사연이 누군가에게는 아버지와의 화해를, 누군가에게는 잊혀진 사랑을 키워 내는 힘이기도 합니다. 책을 읽으며 열 개의 사부곡이 어우러지는 교향악에 몸을 맡기는 순간, 세상은 아직 살 만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는 모두 아버지를 품거나, 아버지가 되어 누군가를 품으며 더 높은 삶을 살아갈 수 있다고 믿을 수 있으니까요.
(「아버지 나무는 물이 흐른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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