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없는 문(門)
우리가 접하며 사는 세상엔 많은 문들이 있다. 집(아파트) 문을 나와 자동차 문을 열고 출근하면 다시 직장의 건물의 문을 통과하여 사무실 문으로 들어간다. 사무실 책상 앞에 놓인 컴퓨터의 윈도우(Window) 문을 로그인하여 들어서서 우리는 나와 연결된 세상의 소식을 접하기도하고 업무의 일을 하기도한다. 일을 마치고 퇴근하면 사무실 문을 나와 자동차 문을 열고 다시 집안 문으로 들어서면 우리의 24시간 하루의 일과는 마친다. 혹 집안 문으로 들어오기전 사람들은 또 다른 집들의 문을 드나들며 하루 동안에 벌어졌던 일들에 대해 담소한다. 식당 문, 노래방문, 술집 문, 호텔문...온통 어떤 공간의 경계를 만드는 문이란 우리의 사고와 생활 방식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 이렇게 보이는 문은 생명체의 시간변화에 따른 공간 분할을 하는 경계선(boundary)이 되며 이 경계선을 넘나들 때마다 우리의 사고와 생활 방식, 태도 등 모두가 영향을 받는다.
이 문을 경계로 문 안 과 밖, 문안의 또 다른 문의 경계를 지나 우리는 어디론가 우리의 사고의 영역을 넓히며 인생을 살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이 보이는 문의 시간적 공간적 제약 안에서 살다가지만 이 세상을 살았던 성자들은 문 없는 문을 여는 지혜를 가르쳐주었다. 중국 노나라의 공자는 인(仁) 과 덕(德)의 문을 설파한 유학자로 유명하고, 주나라 당대를 살았던 노자는 도(道) 와 덕(德)의 문을 집약한 도덕경(상하권)으로 후대에 장자의 도가 사상, 불교에까지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인간의 무지를 깨닫게하는데 지(知) 와 덕(德) 과 논리의 문을 연 사람이다. 그가 열어 논 문을 통하여 후대에 플라톤 , 아리스토텔레스 그리고 서양 사상의 근간을 이루는데 영향력을 미쳤다. 네팔 남부 인도의 카필라성주의 아들로 태어나 고행을 통하여 생노병사(生老病死)의 인간의 고통과 괴로움의 인(인) 과 응(응)의 문을 열어 인간의 고통의 해방을 자비의 문에서 찾으려고 했다. 종교와 철학뿐만 아니라 미술과 문학과 음악과 과학의 세계를 통하여 열려있지 않던 보이지 않는 문을 연 빛난 무수한 사람들이 있다.
대도무문(大道武門), 불광불급 광통문(不狂不及 狂通門)...
물은 대기압에서 00C를 기점으로 얼음 과 물의 경계를 이루며, 1000C를 기점으로 물과 수증기의 경계를 이룬다. 이같은 물속의 문은 과학적으로 알아내기가 쉬운편이다. 몽골 대초원의 푸른 들판에 목동과 주민들이 사는 겔(Gel:둥근 원통 모양의 몽골 고유 집)은 들어오고 나가는 문이 하나밖에 없으며 위로 하늘을 볼 수 있는 창이 반쯤 열려있다. 벽면에 창문이 하나도 없는 집 - 움막집 같은 이 겔은 밤하늘의 별과 아침이 되면 태양이 내려비치는 밝음을 받아들이는 유일한 창구이다. 반면에 보이지 않는 문은 환경(예를들면 시간, 온도, 고도 등)의 변화에 따른 공간을 구분하는 연결 물체(physics)인 동시에 우리의 영혼의 공간을 구분하는 신앙(faith)체인 것이라 본다. 2천여년전 인류역사의 큰 획을 그은 한 사건 -시간의 구분 즉 BC 와 AD를 나누는 데 인류가 공통적으로 인정하는 유대 땅 베들레헴에서 태어난 예수의 탄생을 기점으로 역사의 시간표가 바뀌었다. 또 다른 세상의 문을 활짝 열어놓으신 예수는 사랑의 문이요, 용서의 문이요, 부활의 문이요 진리의 문으로 우리를 영원히 살리는 생명의 집인 천국문의 열쇠를 주고가신 분이시다.
세상을 살아가는 민초들도 그 무엇엔가 미치려하고 열리지 않은 문을 두두리며 열려고 발버둥치고 넘어지고 깨어져도 다시 일어나 문을 여는 열쇠를 발견하게 될 소망을 잃지 않고 살아나간다. 미친자들만이 지나갈 수 있는 광통문(狂通門)을 찾기 위해 오늘도 문을 열고 닫고 또 열고 닫고 지나가고 나오고 반복한다. 피카소는 그림에 미쳤고, 아인슈타인은 상대성 이론(E=mC2)에 미쳤고 모차르트는 고전음악에 미쳤고, 세익스피어는 희곡에 미쳤고, 테레사 수녀는 없는 자에게 미쳤다. 이렇게 미치지 않고는 그들의 삶이 위대하게 드러났을까? 나를 미치도록 손짓하는 주제는 무엇인가? 육신의 눈으로는 볼 수 없을지 모르나 그러나 두드리는 자에게 열리는 그 문을 향해 나아가야한다. 그 문은 심히 좁은 문일 것이다. 그 좁은 문은 바로 예수와 같이 이 세상을 사는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멸망으로 인도하는 문은 크고 그 길이 넓어 그리로 들어가는 자가 많고 (마 7:13)
구하라 그러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 찾으라 그러면 찾을 것이요 문을 두드리라 그러면 너희에게 열릴 것이니 (마 7:7)
내가 문이니 누구든지 나로 말미암아 들어가면 구원을 받고 또는 들어가며 나오며 꼴을 얻으리라 (요 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