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달릴 줄은 알지만, ‘잘’ 달리려면 배워야 한다. 효율적으로 더 빠르게 더 먼 거리를 달리면서 부상을 입지 않으려면 달리는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 예를 들어 발을 내딛을 때 땅에 가하는 힘을 최소한으로 줄인다면 부상을 입지 않고 더 빠르게 달릴 수 있다.
아무리 챔피언이라 하더라도 꼭 최고의 기술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달리기에 있어서 성공 비결은 두 가지, 즉 달리는 기술과 신체적인 능력-근육의 힘, 지구력, 산소와 에너지 소비 등-을 꼽을 수 있다. 신체적인 능력 때문에 잘 달리는 러너들이 있는가 하면, 달리는 방식(물론 이것도 신체적인 능력의 영향을 받지만) 덕분에 잘 달리는 러너들도 있다.
신체적인 능력과 달리는 기술, 양쪽 모두를 잘 개발한다면 최고의 러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호에서는 노구치 미즈키가 지난 여름 올림픽에서 보여 주었던 러닝 기술 중 가장 중요한 두 가지를 다뤄 보고자 한다.
포백(Pawback)
사진 ⑤에서 볼 수 있듯이 노구치는 발바닥 전체를 접촉하다시피 하면서 발바닥 가운데 부분으로 착지한다. 디나 캐스터 같은 상당수 러너들은 발뒤꿈치로 착지하는데, 이는 동작마다 제동을 거는 효과를 내며 착지시 충격이 크다.
노구치처럼 발바닥 중간으로 착지하려면 ‘포백’, 즉 허벅지와 정강이를 스윙하며 다리를 쭉 뻗은 후, 발바닥 가운데 부분이 땅에 닿도록 다리를 뒤쪽으로 내딛는 동작이 필요하다. 노구치는 경기가 끝날 때까지 이 ‘포백’이라는 착지 기술을 계속 유지하며 달렸다. 나중엔 피로 때문에 포백이 좀 약해지긴 했지만 여전히 발 중간 부분으로 착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사진 ④와 ⑤를 보면 노구치는 스윙한 다리를 뻗고 나서 발바닥 중간으로 착지할 수 있도록 다리를 살짝 뒤로 보낸다. 만약 다리를 일자로 내디뎠다면 뒤꿈치가 땅에 닿았을 것이다. 그러나 노구치의 경우 다리를 뒤로 보내며 땅에 닿을 때 살짝 굽히고, 그 다음 몸을 지지하기 위해 무릎을 좀더 굽힌다. 다리가 뒤로 가기 때문에 착지하는 힘을 줄이고 상체를 앞으로 밀어주는 효과가 있다. 이렇게 하면 수직 방향보다 수평 방향의 추진력이 더 높아진다.
많은 러너들은 ‘포백’을 이용하지 않고, 다리를 뻗고 바로 뒤꿈치로 착지한 후, 쿠션을 주고 몸을 지지하기 위해 무릎을 굽힌다. 포백을 이용함으로써 러너들은 더 빠르게, 더 효율적으로 달릴 수 있게 된다. 디나 캐스터도 노구치처럼 포백을 했다면, 아테네 올림픽에서 노구치를 쉽게 이길 수 있었을지 모른다. 포백을 위해서는 허벅지를 앞으로 내밀어 들어올린 상태에서 정강이를 스윙하며 쭉 뻗은 후, 약간 뒤쪽으로 끌어내려야 한다.
무릎 드라이브
많은 러너들은 달리는 동안 발목을 펴고 다리를 뻗는 움직임으로 인해 수직 방향으로 힘을 많이 가한다. 사진 ②에서 보듯 노구치는 땅을 차고 달리는 동작에서 위아래로 흔들리는 움직임이 별로 없이 주로 수평 방향으로 움직인다.
노구치의 또 다른 특징은 ‘무릎 드라이브’이고, 그 후 정강이를 스윙하여 뻗는 동작이 이어진다. 노구치는 다른 러너들에 비해 스윙하는 다리를 좀더 오래 구부린다. 무릎 드라이브의 끝동작을 보면 사진 ③처럼 각도가 90도 이하가 된다. 허벅지가 앞쪽으로 끝까지 나간 후 다리를 뻗는 동작이 이어진다. 그 결과 허벅지의 움직임으로 생긴 추진력으로 인해 정강이가 더 빨리 스윙하며 나가게 되고, 무릎 뒤 근육을 강하게 끌어당기며 발바닥 중간으로 착지할 수 있다.
많은 러너들은 내딛는 다리의 허벅지가 지지하는 다리와 일직선상이 된 후 다리를 뻗기 시작하는데, 이것은 너무 이른 것이다. 그 결과 다리를 벌써 반쯤 뻗었을 때 무릎 드라이브가 정점에 이른다. 다리를 너무 빨리 뻗으면 무릎의 움직임으로 생겨날 수 있는 전방 추진력이 줄어든다. 이렇게 하면 발꿈치로 착지하게 되고, 속도가 늦어진다.
효율적인 러닝에서는 몸 전체의 무게가 지지하는 다리로 옮겨지고, 움직이는 다리의 허벅지가 지지하는 다리와 나란히 하거나 조금 뒤로 가야 한다. 즉 옆에서 보면 양쪽 허벅지가 겹쳐져 마치 하나처럼 보여야 한다. 노구치는 지지하는 다리 쪽으로 몸무게를 싣고, 움직이는 다리가 따라가기 때문에 사진 ①에서처럼 양쪽 허벅지가 하나처럼 보이게 된다. 그러나 노구치조차도 스윙하는 쪽 다리를 충분히 빠르게 움직이지 않는 단점이 있었다. 허벅지를 더 빨리 끌어당겼다면 보폭이 더 넓어지고 발을 내딛는 빈도수도 더 많아져 전체적인 속도가 더 빨라졌을 것이다.
개선 방법
포백과 무릎 드라이브, 두 가지 모두 고무밴드를 이용하여 간단히 연습할 수 있다. 특정한 움직임을 연습함으로써 움직임의 감각을 익히고, 관련된 근육을 강화할 수 있다. 포백 움직임을 개발하면 뒤꿈치가 땅에 부딪치는 것을 줄이고 발 가운데로 착지하게 된다. 무릎 드라이브로 허벅지의 전방 추진력을 높이고 허벅지를 앞으로 들어올리면, 정강이를 스윙하고 다리를 뻗은 후 뒤쪽으로 내딛으며 착지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처럼 기술을 분석하면 최고의 러너들이 어떻게 좋은 성적을 내는지 배울 수 있고, 또 아무리 최고의 러너라 할지라도 기술을 더 개발할 여지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고무밴드 이용한 무릎 드라이브와 포백 연습 방법]
1.무릎 드라이브: 허벅지를 앞으로 내미는 연습을 한다. 이렇게 해서 속도와 보폭을 늘릴 수 있다. 몸 뒤쪽 물체에 고무밴드를 무릎 높이로 묶어놓고, 밴드의 다른 쪽은 발목에 묶는다. 밴드가 팽팽해지도록 떨어져 서서, 균형을 잡기 위해 파트너나 다른 물체를 붙잡고 선다. 허벅지는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 연습하려는 쪽의 다리를 몸 뒤로 멀리 보낸 채 선다. 준비가 되었다면 무릎을 구부리고 정강이는 지면과 평행하게 한 상태로 허벅지를 앞으로 밀어 보낸다. 몸통은 세운 상태여야 한다. 이 연습으로 익숙해지면, 적당한 속도로 연습하여 더 큰 힘을 낼 수 있도록 한다.
주의사항 허벅지가 지면과 평행해지기 전에 위로 밀어서는 안 된다. 달릴 때에는 일단 다리가 몸 앞쪽으로 나가면 허벅지가 추진력 때문에 위쪽으로 최대한 올라가게 된다. 단지 움직임을 크게 해서 추진력을 높이려고 하다보면, 허벅지가 앞쪽보다는 위쪽으로 나가기 쉽다.
2.포백: 다리를 뒤쪽으로 끌어내려 땅에 닿게 하는 연습을 한다. 밴드의 한쪽 끝을 몸 앞쪽의 높은 물체에 묶어놓고 다른 쪽은 발목에 묶는다. 서서 다리를 들었을 때 허벅지가 지면의 평행선보다 약간 아래로 내려가고 무릎은 굽혀진 상태에서, 밴드가 수직 또는 수직에 가까운 높은 각도가 되도록 한다. 준비가 되었으면 다리를 펴고 강하게 뒤로 끌어내린다. 발이 처음 땅에 닿을 때는 발바닥 전체 또는 발바닥의 둥근 부분이 닿아야 한다. 다리를 뒤로 끌어내릴 때 숨을 들이쉬고 멈추었다가, 다리를 다시 들면서 숨을 내쉬는 동작을 반복한다. 균형을 잡기 위해 파트너나 어떤 물체를 지지대 삼아 붙잡아도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