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악] 용산구의회 여성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생리대 보편지급 조례안 부결

[보리아빠]

[경악] 용산구의회 여성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생리대 보편지급 조례안 부결

- 심기가 불편하다는 이유로 여성 청소년들의 생리대 지원 조례를 걷어찬 민주당 윤성국, 김철식 의원을 규탄한다.

국회에서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선거법을 상정하지 않는 조건이라면 민식이법을 통과시켜줄 수 있다”라고 발언하여 민식이법을 볼모로 했다는 국민들의 비판이 거센 상황입니다. 12월 2일 용산구의회 복지도시위원회에서는 이와 같은 일이 벌어져 주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용산구의회 복지도시위원회는 민주당 3명(김철식, 윤성국, 박미화 의원) 자유한국당 2명(고진숙, 최병산), 정의당1(설혜영)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의회 회의규칙상 과반수 출석과 과반의 찬성을 얻어야 안건이 통과될 수 있습니다. 여당인 민주당의원 3명이 당론을 정하면 어떤 안건도 통과되지 어려운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여성청소년들의 생리대 보편지급 조례안이 그 희생양이 된 것입니다. 민주당 의원들은 당론으로 정하여 표결로 가면 부결된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깔창생리대 사건으로 큰 사회 문제가 되었던 여성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생리대 보편 지급의 내용을 담은 “용산구 여성 청소년 건강권 보호에 관한 조례안”을 설혜영 의원이 대표 발의하여 복지도시위원회에서 12월 2일 논의하였습니다. 민주당 의원들은 “사회적 여론이 성숙되지 않았다, 현재 시행하고 있는 자치단체가 거의 없으니 시기상조다, 예산이 많이 든다“라는 이유를 들어 이 조례에 반대의사를 표명했지만, 이 조례가 통과된다고 하더라도 조례 3조에 명시한데로 이 조례에 따른 지원계획을 수립하여 예산의 범위 안에서 지원하도록 명시하여 예산은 부결하는데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설령 의회 안에 공감대 형성에 시간이 걸린다하더라도 이 안건을 부결시켜야 할 안건은 아니었습니다.

안타깝게 유명을 달리한 가수 설리가 생리대 9만 팩을 기부한 사연이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설리는 생전에 “생리는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여성의 생리로 인한 터부시하는 분위기를 바꾸고자 애써왔습니다. 또 이를 기부한 ‘진리상점’ 제작사 SM C&C는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청소년과 여성들에게 따뜻한 마음이 전해지길 바란다”라고 그 뜻을 전했듯이 여성 청소년들의 생리대로 인한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사회적인 노력이 모이고 있습니다. 이런 시기에 용산구의회 민주당 의원들은 이 조례 부결시키는 결정은 저소득 청소년들의 생리대 지급으로 인한 낙인감을 외면하고 사회적인 논의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를 한 것입니다.

민주당 윤성국의원은 정회 중 “너희도 부결했으니 이번엔 부결이다.“ 이 발언에 의해 이 조례를 부결시킨 본 뜻을 드러냈습니다. 이는 지난해 10월 집행부에서 제출한 청년조례안이 부결되었던 과정에 여성 청소년들의 생리대 지급 조례와 연관하여 어거지로 부결을 강행한 것입니다. 지난 청년 기본조례안 논의 결과 집행부에서 제출한 청년조례안은 청년자문단 인원이 타구에 비해 10배나 많은 200명 이었던 점, 이로 인해 자문단 운영의 효율성이 떨어지는 문제와 자문단장을 구청장이 맡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문제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조례안을 수정하고자 하였으나 민주당 측에서 수정을 거부하고 표결 강행을 주장하여 부결하게 된 것이었습니다. 또한 이후 청년조례안은 집행부에서 다시 성안하여 제출하여 복지도시위원회를 통과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도 1년이 지난 이후까지 지난 일을 이유로 감정적으로 안건을 처리하면서 여성청소년들을 위한 조례안을 거부한 것은 무책임함의 극치입니다.

이는 여성청소년 생리대 지급 조례안이 지난 금요일 서울시의회에서 통과된 사회적인 논의 흐름에도 맞지 않는 처사입니다. 또한 조례안 심의 중 민주당 김철식의원은 상위 조례와의 배치 문제를 거론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29일 ‘서울시 어린이·청소년 인권 조례 일부개정안’이 소관 상임위원회인 행정자치위원회를 통과한 바 있습니다. `서울시 어린이·청소년 인권 조례`는 위생관리 및 건강증진을 위해 교육 및 정보 제공, 위생용품 지원 등에 관해 서울시장이 필요한 시책을 수행·시행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대상을 ‘빈곤 여성 어린이·청소년’으로 한정했던 조례안에서 빈곤을 삭제하여 여성청소년 생리대 보편지급의 문을 열었습니다. 이렇게 서울시에서조차 여성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생리대 보편지급의 제도를 마련한 시점에서 상위 조례에도 위배 사항이 없음에도 아직 본회의를 통과하지 않았다는 비합리적인 이유로 조례를 부결시킨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최소한 안건을 보류시켜 서울시의회 조례 통과 추이를 확인하고 다시 논의하자는 제안을 했음에도 이를 거부하고 조례안 부결을 강행한 것은 비판 받아 마땅합니다.

김철식의원과 윤성국의원은 지난 6월3일 여성청소년 생리대 보편 지급에 관해 5분 자유발언을 한 뒤 딸 키우는 부모로서 동의한다는 발언을 한 바 있으며, 또 김철식의원은 복지도시위원회 상임위 토론 중에도 예산이 얼마가 들어도 이 조례는 동의한다는 말한 바 있습니다. 그랬던 입장이 몇 달 만에 180도 바뀌어 조례안을 부결시킨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본의원이 이 조례안을 발의하게 된 것은 한강중학교 사회과목 선생님과의 만남을 통해서였습니다. 타 동에 비해 경제적 형편이 열악한 보광동 지역의 경우 많은 아이들이 생리대 비용을 걱정하여 이 문제를 호소하기 위해 청와대 민원까지 접수한 사건을 듣게 되어 깔창 생리대 사건이 멀리 있지 않다는 사실에 놀라 최소한 생리대만큼은 걱정하지 않고 생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조례안을 발의하였습니다.

이 조례안이 부결되면서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 계층 260명에게만 지급되는 선별적 생리대 지급으로 인한 낙인감을 해소할 수 있는 기회는 박탈되었으며, 용산구 여성청소년 6210명을 대상으로 월 11,000원씩 생리대 보편지급을 추진하려고 했던 사업은 좌초되었습니다.

생리대 보편지급 문제는 여성이 인간으로 태어나 스스로 선택할 수 없는 생리현상으로 특수상황 혹은 개인영역의 것이 아닌 인간의 건강권, 즉 보호받아야 할 기본권에 해당하며, 청소년의 경우 월경은 건강권 이외 학습권과도 연결돼 공공의 문제로 인지해 터부시되는 사회 분위기를 해소하여 안전하고 건강하게 월경할 수 있는 사회를 위한 자치구 차원의 노력을 하기 위한 정책입니다.

여성청소년들을 위한 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할 지역 구의원들이 지난 안건 처리를 이유로 오로지 부결만을 주장한 것은 부끄러운 일이며, 용산구 여성 청소년들의 건강권과 인권의 문제를 외면한 처사입니다.

1. 김철식, 윤성국, 박미화 의원은 감정적인 이유를 들어 청소년들의 어려움을 외면한 용산구 6,000명의 청소년들에게 사과하라.

2. 여성 청소년들의 생리대 보편 지급 여론을 찬물을 끼얹은 김철식, 윤성국, 박미화 의원은 반성하라.

3. 용산구의회는 용산구 여성청소년 건강권 보호 조례를 재상정하여 조례를 제정하라.

2019년 12월 2일 용산구의원 설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