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체스코 귀차르디니의 <처세의 지혜>란 책에 있는 글입니다.
"여행의 진짜 효능은 여행하면서 만나는 이런 저런 것들로부터 오는 게 아니라 익숙해져 있는 우리 자아에서 탈피하는데 있다.
새로운 것들을 보는 것만이 중요한 게 아니라 모든 것을 다른 눈으로 보는 법을 배운다는 것 역시 정말 중요하다.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아 비대해지고 탐욕스러워진 우리의 자아를 잊어버리는 것이다. 그래서 여행을 할 때 가장 진실한 순간은 역설적이레도 고독한 순간이다."
카미노 데 산티아고- 순례자의 길-라고 들어 보셨겠지요. 800km의 거리를 30여일 걸려서 걷는 길이라고 합니다. 저도 언젠가 한번은 가 봐야겠다고 생각을 하고 있지만 한살 한살 나이가 들어가면서 의식 속에서만 가물가물 합니다.
이런 여행길이야말로 고독한 순간이며 자아를 발견하게 되는 길이겠지요.
순례자의 길
1,0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스페인 북부의 모든 길은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로 이어졌다. 전설에 의하면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의 대성당에는 성 야고보의 유해가 있다고 하며, 중세 이래 수많은 순례자들이 이곳을 찾았다. 오늘날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루르드에서 콤포스텔라까지 도보 순례를 하고 있다―물론 요즘이야 맨발로 걷는 사람은 별로 없고, 또 많은 순례자들이 자전거나 자동차를 선택하지만 말이다. 그렇지만 그래서야 무슨 성취감이 있겠는가?
그러나 종교적인 동기 때문에 이 많은 사람들이 매년 정해진 루트를 따라가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론세발레스 대수도원에서 도보 순례자 여행증명서를 받았다면 얘기가 달라지겠지만 말이다―길가에 있는 거의 모든 호스텔에서 무료로 숙박할 수 있다. 피레네 산맥 가장자리에서 시작하는 여정은 750㎞에 달한다. 스펙터클한 산악 지대와 오래된 마을들, 숲으로 뒤덮인 길을 지나간다. 부르고스와 레온 같은 고대 도시에서 거대한 고딕 양식의 대성당을 보면, 내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지 실감이 날 것이다.
대다수의 순례자들은 3일에 걸쳐 이어지는 7월 25일의 산트 이아고 축제에 맞춰서 도착하려고 한다. 거리의 파티와 전반적인 흥겨운 분위기는 물론 대성당의 거대한 향로가 흔들리는 장관도 구경할 수 있다. 이 향로는 전통적으로 사람들의 기도를 하느님에게 전해 준다. (그리고 씻지 않는 순례자들의 악취를 가려 주었다.) 종교적인 이유에서 시작했든, 감정적인 이유였든 간에 이런 서사적인 여행에는 인생을 바꾸는 무언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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