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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채현국 선생님의 강연을 샅샅이 찾아 듣다가 임락경 선생님과 함께 출연하신 -동학이야기-를
유튜브에서 본 뒤 임락경 선생님에 대해 폭풍 검색에 들어갔던 춘천의 한 아줌마입니다.
춘천과 화천은 이웃한 고을인데,
이렇게나 가까운 곳에 이렇게나 소중한 분이 살고 계셨다는 게 한편으로는 놀랍고
한편으로는 반가워 들떴던 것이 여기까지 찾아들어오게 된 인연입니다.
이방인은 어느 게시판에 글을 써야 하는지를 몰라, ‘우선 묻고 대답하기’에 글을 올립니다.
가깝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리고 시골집의 진짜 모습을 한번 보면 좋을 거라는 마음으로 시골집을 한번 찾아 갔었답니다.
인터넷 검색만으로는 -물론 중요한 정보, 진짜 소중한 정보는 알 수 없지만-
그래도 가끔 일반인이 찾아가도 크게 무례는 되지 않는 것으로 추측되어
아들과 저는 무작정 길을 나섰습니다.
인터넷에서 찾은 정보에도 그렇고 여기 커페에 와서 봐도 그렇고
된장이나 고추장 꿀을 파신다기에 그것이라도 산다는 핑계로 말이지요.
그래서 화천 시냇길이 유난히도 아름다웠던 지난 4월 25일 경
춘천댐과 사내천을 지나 사창리로 차를 몰아 갔었답니다.
인근이라고는 해도 우리에게는 거기가 처음이었습니다.
예전에 사창리에 사시는 친척분이 자주 우리집을 방문했었는데도
사창리가 어느 방향에 있고 어느 산이나 어느 강으로
어떻게 거쳐야 마날 수 있는지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마치 임락경 선생님의 존재도 시골집이 거기에 있다는 것도 몰랐듯이요.
그런데 이번에 보니 거기는 제가 지구에서 처음으로 만나는 낯선 장소였습니다.
등잔 밑에서 발견한 대단히 아름다운 장소였지요.
그렇게 가까운 곳에 있는 곳에는 가보지도 않고
더 유명하고 알려진 먼 곳을 여행하지 못한 것만을 한탄하고 있었다니
다소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왜냐하면 춘천에서 사창리 가는 길 내내가-춘천에서는 다 져버린
개나리 진달래 복숭아꽃이 만발했거든요.
벚꽃까지 남아 있어 정말이지 계절이 뒷걸음질을 쳐서 이미 잃어버린 꽃잎들이 다
다시 나무에 가서 붙어 있는 것만 같았습니다. -
또 돌아오는 길 내내도 연둣빛 새순과 연분홍 꽃들의 만발함으로
지루하지가 않았고,
처음 거기 있는 것을 알게 된 맑은 계곡들 때문에 쾌적함이 대단했습니다.
그 자체로 훌륭한 국토 답사, 이웃마을 발견하기가 되었던 거지요.
저는 떨리는 마음으로 시골집 앞마당까지 감히 차를 몰고 들어섰더랬습니다.
마당에 쌓인 퇴비와 한 눈에 보아도 사람이 없는 것 같은 시골집 상태에
지금이 얼마나 바쁜 농번기인지를 절실히 알 수 있었답니다.
차에서 내려 한동안 그냥 서 있었어요.
누군가가 아는 체를 해주나 하고요.
물론 저는 거기 사시는 분들에게 조금의 불편이나 실례도 범하고 싶지 않다는 소극적인 마음 때문에,
눈에 띄지 않는 사람을 찾아 집안으로 돌진하거나
주변 분들에게라도 물어볼 생각 같은 것은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저 주거인들 중의 누구라도 찾아오는 방문객을 상대해 주시는 분이 있으면 그 분과
이야기를 나누고, 둘러보아도 좋다는 허락을 받으면 둘러도 보고,
장이라도 살 수 있으면 사고
덤으로 임목사님을 뵐 수 있다면 얼굴이라도 뵙는 기회를 얻고 싶었을 뿐이지요.
그런데 역시 시골이라 사람과 사람의 간극이 넓어서
가령 이웃에게 물어보려고 해도 앞집이 멀어서 또 그 집에 주인분이 계신지도 몰라서
-바야흐로 일년 중 가장 바쁠 수밖에 없는 사월이니까요.-
시골집을 함부로 둘러봐도 되는 것인지조차도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정말이지 조심하면서 마당까지만
그리고 콘크리이트 길이라 마을 사람들이 다니는 길이기도 한 것 같은 착각이 들어 집 뒤편으로도
조금 올라가 보았습니다.
장 담그는 장소가 어딜까?
손님들 찾아오면 묶게 해 준다는 주택은 어딜까?
고추장 된장 파는 장소는 어딜까?
이러면서요.
죄송합니다.
모두 합해서 한 10여분은 머문 것 같아요.
하지만 저희가 움직이는 인기척이 있음에도 아무도 나와 보지 않는 것을 보고
정말이지 우리는 적합하지 않은 시간대에 시골집을 방문했다고 판단을 내렸습니다.
하기야 전화조차 안 하고 일방적으로 방문하고 싶을 때 방문한 것이니
그것은 당연하기조차 했고,
그로써 -시골집에는 일손이 부족하겠구나.
다음에는 미리 전화하고 허락을 받고서야 와야겠구나?
온다면 다른 무엇보다도 봉사를 좀 해야겠구나.
손님들을 맞으려면 좀더 청소를 하기는 해야할 텐데.
다른 것은 몰라도 내가 청소는 할 수 있지 않을까?
하기야 그것도 집 주인분들이 허락할지는 모르겠지만 등등 -
이런 걱정 아닌 걱정까지 하며 아쉬움을 접었습니다.
그리고는 다음에 방문한다면 정식으로 여기 카페에라도 와서 묻고 방문이 가능한 것인지
물어야겠다고 깨달은 후 시골집을 나왔답니다.
그래도 우리에게는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아쉬울 게 없는 방문이었습니다.
사내천이 너무나 아름다워서 돌아갈 때는 거기서 놀다가 가자고 계획을 세웠지요.
그런데 돌아오는 길은 화음정 정사지로 빠져서
그것을 보고는 그러니까 그 계곡과 정자에 홀딱 반해서
거기에 내려서 한참이나 물소리 듣고 맑은 물 보며 놀다가 왔답니다.
목표는 시골집이었지만, 덤이었던
사내천과 화음정정사지가 그만 본론이 되고 말았지요.
이웃 마을 사창리 주변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톡톡히 알아낸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그 날의 분위기를 사진으로마나 조금 잡아 두었는데, 자연의 기운은 역시 사진에 포착이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어림도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무엇보다 그때의 새순과 꽃들과 계곡물의 청정함이 내뿜던 기운이 안 따라 들어가니까요.
그래도 증거로 몇 장 인증샷을 올립니다.
그러나 그날 시골집 방문에서 가장 맛있고 재밌고 살가웠던 부분은 이 고양이씨와의 만남이었습니다.
올라갈 때는 없었지만, 집 뒤편에 잠시 서 있다가 내려오려니까 집 마당으로부터 날카롭고도 위협적인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이야야야옹, 이이이야야양옹. 이이이이이야야양옹. ~~~~~~~ ~~~~~~~~~~ !!!!!!
다른 사람이라면 몰라도 저는 압니다. 그 울음 소리에 담긴 뜻을.
~~~~ 이야야야옹. 너희는 누구냐? 감히 주인들도 없느 집에 낯선 것들이 침입했느냐. 너희는 여기에 왜 왔느냐? 이야야야옹~~~~왜 함부로 우리 구역을 기웃거리냐? 경고하는데, 나 지금 기분이 메우 안 좋다. 불안하고 너희들이 몹시 신경 쓰인다. 이야야야야옹~~~~~!!!!
저와 아들은 이 세상의 모든 것을 다 무서워한다 해도 고양이만은 무서워하지 않는 사람들입니다.
고양이를 너무나 좋아해서 길고앙에 집고양이 가리지 않고 늘 어울려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무리 위협적인 고양이 울음 소리를 들어도 우리는 미소가 번집니다.
오히려 고맙고 반갑습니다.
아무도 상대해 주지 않아 머쓱하던 차에 우리가 그토록 귀히 여기고 사랑하는 고양이님의
쨍쨍한 맞섬과 맞딱뜨렸으니까요.
저는 조심스럽게 고양이씨께 다가가 제 소개를 했습니다.
-안녕! 미안해. 너를 놀라게 해서. 하지만 우리는 나쁜 사람들이 아니야.
우리는 그저 너희 주인님을 존경해서 찾아왔단다. 그리고 조금 둘러본 것뿐이야.
더 이상은 침범하지 않을게. 용서해 줘. 하지만 너하고는 사귀고 싶은 걸.
맛있는 캔이라도 있었으면 조공으로 받칠텐데, 하필이면 지금 그게 없어 안타깝다.
너 이름이 뭐야? 너 수컷이구나? 수컷이니까 이 시기에 배가 그리 홀쭉하지.
암컷이라면 지금은 배가 불러 있거나
아니면 아기들 낳아서 죽은 듯이 숨어 있을 걸. 애기들 젖먹이거나 핥아주느라고. 그렇지?
너 수컷이지? 아님 수술했나? 어디 꼬리 밑 좀 보여줘봐 !-
하하 죄송합니다. 제가 주인님들 몰래 고양이씨께 이런 부탁질을 해대서.
그러나 놀랍게도 제 수다가 고양이씨의 불편한 심기를 누그려뜨렸나 봅니다.
고양이는 인간의 음성과 그 톤을 듣고서 그 인간의 의도와 심보를 눈치챕니다.
아무리 긴장하고 날을 세우던 고양이도 진심으로 다가가 말을 걸고 존중하는 뜻을 표하면
알아듣는다는 것을 저는 경험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자기를 대하는 인간들의 행태에 대한 정보를 수없이 누적한 결과
몸이 저절로 알아서 반응을 하는 거지요.
그랬더니 아주 가까이 다가가 앉는 것까지 허락합니다. 더이상 날카로운 경고음도 없습니다.
그러고는 눈을 껌뻑거리며 중얼중얼거립니다.
“뭐, 그러냐? 그렇다면 그러려니 해 주마. 내가 이 일대를 주름잡는 수컷인 것도 알아주니,
그렇다면 내 애교가 필살인 것도 알겠네?
그래 내가 좀 쿨하지. 그렇게까지 말하는 손님을 박대하지는 않는다고.
그런데 내 뒷태가 보고 싶다고? 그래, 그럼 자 봐.” 합니다.
일어나서 집안 쪽을 향해 걸어가는데, 고양이 요가 자세라고 뒷 다리를 쭉 뻗으며 몸을 폅니다.
그 사이 꼬리 밑에 달린 예쁜 방울이 그만 제 눈에 띕니다. 하하. 너무 예뻐서 웃음이 납니다.
우리집 고양이들에게는 없는 그 예쁘고 통통한 방울이 너무나 사랑스럽습니다.
“그래 넌 강제로 수술 안 당해서 좋겠다. 좋겠어. 자연 속에서 네 본능을 충분히 발휘하며
여러 암컷들에게 사랑받으며 사니 좋겠다 좋겠어.”
우리집 수컷들에게 미안해 더더욱 강해지는 심정입니다.
그러나 고양씨는 이제는 너에게 관심이 없다는 듯이 집안 쪽으로 들어갑니다.
아니 어쩌면 진짜 접대를 하기 위해 고양이씨가 누군가를 끌고 다시 나와 주었을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그 즈음에는 이미 집안에 누가 계신다면 부담이 될 것 같아, 그냥 우리도 시골집을 나와 출발했습니다.
아마도 고양이씨는 다시 나와보고 이렇게 말했겠지요.
“바보들! 뭐가 그렇게 소극적이야? 고양이한테나 다정하게 말을 걸고,
왜 사람은 겁이 나냐? 이왕 왔으면 사람들을 만나보고 가야 할 것 아니야?”
그랬습니다. 그런 일이 있었지요. 이렇게 뒤늦게 고백을 하다보니 저도 또 다시
그 날로 되돌라가 여러 가지 즐거웠던 흥을 다시 느끼게 되네요.
그 모든 것이 정말 실례였다면 또 여기서 한번 더 사죄를 드립니다. 아무 때나 함부로 방문한 것이요.
그리고 이제야말로 정말로 본론 아닌 본론처럼 무엇인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어쩌면 이걸 묻고 싶어서 주저리주저리 지난 방문에 관한 고백을 했는지도 모릅니다.
제가 인터넷에서 검색을 하다가
5월 7일에 계획되었던 서울 대림동교회의 봄소풍이 시골 교회에서 있기로 했다가
5월 21일로 미뤄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임락경 선생님은 물론 채현국 할아버지까지 함께 한 자리에서 뵐 수 있는 자리라고 하니
저에게는 너무나 귀한 기회로만 여겨집니다.
사실 저는 요즈음 두 분의 강연이며 책들을 읽느라고 바쁩니다. 어제는 임꺽정 읽기에 돌입했지요.
그래서 감히 여쭙습니다. 혹시 그날 제가 꼽사리로 가서 강연장에 앉아 있을 수도 있겠는지요.
와도 좋다고 해 주신다면 제 아들과 다시 한번 꼭 시골집을 찾아가고 싶습니다. 5월 21일에요.
그러나 안 된다고 해도 저는 하나도 섭섭해 하지는 않을 것이니 자유롭게 답해 주시면 된답니다.
저도 수컷 고양이들만큼은 굴하려고 노력하거든요.
-그 애들은 암컷들에게 아무리 거절을 당해도 절대로 삐지거나 폭력적이 되거나 원망하지 않는답니다.
본받을 만한 점이지요. 사랑스런 수컷들입니다. 그렇게 되면 다음 기회조차 없다는 것을 아주 잘 아는 것이니까요.
저도 그렇게 하려고 합니다
제가 아는 한 고양이는 최고의 존재들이랍니다. 지혜롭고 사랑스럽기가요.
첫댓글 선생님... 이번 5월 21일 행사는 시골집이 직접 주관하는 잔치는 아니라서 답을 할 수 없었을 거예요. 임락경목사님과 채현국선생님 강연은 아래 링크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http://blog.naver.com/redclef/220702735392
최신글 메뉴를 눌러 보시면 안내글 올려 놓았습니다. 참조하시고 전화 주시면 상세한 참여 안내해 드릴게요. 반갑고 고맙습니다.
애초에 별음자리표님 블로그에서
정보를 낚았지요
반가운 마음만 앞서서 저도 끼워달라고 부탁할 뻔 했어요
마치 어린애가 사탕든 어른에게 무작정 손 내밀고 달라고 하듯이요
하지만 회원분들만의 모임에 이방인이 휙 들어가 낀다는 건 엄청 황당할 수도 있겠다 싶었어요
나도 감당 못할 걸 스스로 만드는 거죠
그런데 채현국 선생님 강의를 하도 들어서인지 이 할아버님과 가까운 느낌이 드는 거예요
그리고 시골집도 한 번 갔었다고
더 기대볼 수 있는 느낌도 들고요
그래서 파고 들었죠
그 쪽으로 갈까 하다가
이쪽 토박이인 양 동네 사람인 양
얹혀서 선생님들 얼굴 한번 법는 건 그낭저냥 될 것 같았던 거예요
그런데 이렇게 큰 대답
을 듣게 되다니
벌써 쑥스럽고 긴장이 되지 뭐예요
없는 듯이 살짝 덧붙으려다가
꼴을 크게 들킨 거지요
하기야 글에다 사진을 길게 올렸으니 자초한 일이 틀림없다는 걸 이제야 확연히 깨닫습니다
허락해 주셔서 너무나 고맙고요
최대한 조심하면서 그날 시골집에 가겠습니다.
사실 선생님들 관련 책들을 읽다보니 궁금한 것이 있진 않아요
인터넷 강의를 반복해서 듣는 게 여간 재밌질 않거든요
그래서 꼭 실물을 뵈어야 한다고는생각치 않지만
그래도 한번 뵐 수만 있다면야
오죽 좋으랴 싶었습니다
그런데 기회를 주시니 너무나
감사할 뿐입니다
정말 큰 선물을 제게 주시는 거랍니다 고맙습니다
@땅의 인사 주변 지인들 길동무님들 함께 오셔도 좋습니다. 미리 참석 인원을 말씀해 주시면 돼요.
시골집에 사는 녹두 한선혜입니다. 농사일지를 보니 다녀가신 날에 비닐하우스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집이 넓다보니 이런 일이 종종 있습니다. 시골집에 도착하셔도 전화를 하시는 분도 많습니다. 어디로 들어가야 하는지 헷갈리시니 그렇지요. 본의 아니게 실례를 했습니다. 좋은 인연으로 다시 뵙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