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제주도에서 서울까지 두 발로 걷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바로 '2012 생명평화 대행진'인데요.
행진단은 지난 10월 5일, 해군기지 건설이 강행되고 있는 '제주 강정마을'에서 출발해
전국 곳곳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수천년 이어온 삶터와 자연을 짓밟고 세워지는 '강원도 골프장'과
'밀양 송전탑' 건설을 막아온 할머니, 할아버지들.
계속되는 불안한 원전 사고에도 불구하고 추진되는
'신규원전' 건설을 막고 있는 삼척과 영덕 주민들.
정리해고와 폭력진압에 지금까지 23명의 희생자가 생긴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
용산참사 유가족 어머님들을 직접 만나며 서울로 향하고 있습니다.
행진 26일째인 10월 30일 일요일, 나눔문화도 함께 걸었습니다.
점점 추워지는 날씨 속에서도, 웃음과 춤으로 뜨겁게 마무리했던
그 현장소식을 사진과 함께 전합니다.
행진 26일째, 오늘도 힘차게 출발!
'수원 삼성전자'를 향해 출발하는 생명평화대행진 ⓒ 나눔문화
현수막을 들고 함께 한 나눔문화 ⓒ 나눔문화
비와 추위를 뚫고 걸은지 26일째.
10월 30일, 행진단은 경기도 수원에 도착했습니다.
강정마을 주민들, 용산참사 유가족 어머님,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
수원지역단체 식구들과 '아힘나 평화학교' 친구들까지 80여명이
'수원 삼성전자'를 거쳐, 수원역으로 향했습니다.
<수원 삼성전자 앞> 삼성바로세우기!
점심시간, 쏟아져 나오는 삼성 직원들 사이에서 캠페인하는 생명평화대행진 ⓒ나눔문화
아침 추위를 뚫고 도착한 '수원 삼성전자'
그곳엔 '삼성에 노동조합을 만들자'는 글을 올렸다는 이유로 해고당한 박종태님이 있었습니다.
박종태님은 2007년 건강문제로 장기출장을 거부하자,
한 달여간 빈 사무실에 홀로 있다 퇴근하는 '왕따근무'를 강요당했다고 합니다.
해고 후, 박종태님은 삼성의 부당한 처사를 알리고
고통받는 또다른 노동자들을 위해 지난 2년간 1인시위를 이어왔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혼자가 아니었습니다.
용산참사 유가족 어머님들 ⓒ 나눔문화
삼성 공장에서 원인모를 질병과 과도한 스트레스로 사망한 56명의 노동자들.
삼성은 정당한 책임과 사죄를 요구하는 유가족들을 돈으로 회유하고 협박해왔습니다.
"공장 기숙사에서 4명 이상 모이면 벌점을 줘요.
사람이 모일 수 없게 만드는 거죠.
그래서 삼성 문제는 피해자가 정확히 집계되지 않아요.
퇴사한 사람들과 이야기해 보면 독성물질에 대한
안전교육도 못 받았고, 화학약품에 대해서도 몰라요.
저도 10년 넘게 일하면서 방사선을 쐬고 있는 줄도 몰랐어요.
그러니 병에 걸려도 산재를 신청할 생각도 못했지요."
- 삼성 산재 피해자 故 황민웅님의 아내 정애정님
격월간 나눔문화 소식지 <나누는 사람들> 인터뷰 인용 | 전문보기 Click! ▶
그리고 삼성이 건설하는 제주 해군기지, 원자력 발전소, 송전탑 등으로 고통받는 주민들.
삼성이 시공사로 정해진 재개발구역에서, 살기위해 망루에 올랐던 용산참사 유가족들까지,
수원 삼성전자 앞에서 삼성의 실체를 알리는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손 꼭 잡고 걸으니 춥지 않아요! ⓒ 나눔문화
함께 점심을 먹고 걷고 또 걸어, 수원역으로 향해요! ⓒ 나눔문화
<수원역 앞 집회> 두 발로 맺어온 소중한 인연들
드디어 수원역 도착! 우린 함께 춤추고, 노래하며, 함께 사는 세상을 꿈꾼다 ⓒ나눔문화
10시간만에 도착한 수원역!
강동균 강정마을 회장님과 이야기를 나누었는데요.
이번 행진을 하며 느낀, 속깊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다니다 보니까 대한민국 곳곳이 너무 아파.
어머니 같은 밀양 어르신들은 지팡이 짚고 산에 오르고
내려오지 못하니까 포대타고 내려오셔.
거기서 발언해야 했는데 눈물이 나 못했어요.
내가 언제 죽어도 모르지만 이 땅은 후손들에게 물려주고 싶다던 어르신 말씀들으니까,
우리 어머니 생각 나더라구요.
강정마을 급히 다녀 와서 내가 새벽 3-4시에 들어오니까
그때까지 주무시지 않고 기다리던 밀양 어르신들..
밀양에는 나중에 강정어르신들 모시고 가기로 약속했어.
원래 강정 싸움 끝나면 농사꾼으로 살려고 했어
그런데 지금은 그렇게 못하지 싶어.
아픔들을 보니까 농사만 짓고 살 수는 없겠더라구.
내양심이 허락 못해.
반은 농사 짓고 반은 투쟁해야지^^
내 힘은 비록 보잘것 없지만 하나보단 둘이 더 쎄잖아?
강정만해도 지금은 24시간 공사중이고 연행당하고 짓밟히고 꺾이고
그래, 아프지. 그런데 내가 아픈만큼 다른 사람도 아픈것이더라고.
나누어야지!
제주도에 '순우름'이라는 말이 있어.
좋은 일도 힘든 일도 서로서로 나누는 걸 뜻해.
이 순우름이 우리에게 꼭필요한 것 아니야?
우리 세대가 빨리빨리 1등주의로 아이들을, 젊은 세대를 이렇게 만들었어.
나부터 다르게 살아야지, 나누고 살아야지"
- 강동균 강정마을 회장
"강정의 평화가 곧 세계의 평화입니다"
강동균 회장 평화나눔 아카데미 강연록보기 Click! ▶
함께 걷고, 웃고, 손잡고, 춤추고, 노래하며, 함께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나눔문화
강정에서 밀양까지,
밀양에서 용산까지.
각자의 고통을 넘어, 서로의 아픔과 삶을 나누며
의지할 수 있는 단 한사람이 생겼다는 것.
희망은 여기서 시작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생명평화 대행진의 발걸음은 서울 시청광장으로 향합니다.
11월 3일, 서울시청 광장에 도착하는 행진단을 함께 응원해주세요!
11월 2일 저녁 7시, 여의도 문화마당에서 '서울 대행진 전야제'
11월 3일 저녁 6시, 서울 시청광장에서 촛불문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