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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 책숲의 통전공부를 함께 하기
역시 지금의 저는 책숲을 떼고서는 달리 방법이 없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책숲 통전공부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독서하고 공부하며 의식이 성장하는 것이 느껴지고 무엇보다 학생들이 제가 준비한 만큼 역시 성장하는 것이 보이니 몹시 소중한 과정으로 제게 자리 잡았습니다. 해를 거듭할수록 통전독서의 방법이 발전하고 저도 스스로 놀랄 정도의 내용들이 이 과정에서 쏟아져 나오면서 많은 이들과 나누고 싶은 갈망이 일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겨울에 열린 <열린 책숲>에서 헤르만 헤세의 <수레바퀴 아래서>를 준비하고 함께 공부하는 동안 아이들이 보여준 반응을 보며 어떤 확신 같은 것이 들었습니다.’ 아이들은 참다운 성장으로 이끄는 진정한 공부를 원하고 있다’는 확신이.
https://cafe.daum.net/onall/UWYZ
(이 링크를 따라가면 ‘겨울 열린 책숲’의 활동 결과물이 올려져 있습니다. 무슨 공부를 했는지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사실 공부과정을 모두 영상으로 찍어두었는데 편집하여 올릴 시간이 없네요. ㅠㅠ. 이건 전문 제작자가 붙어야 해결될 사안인 것 같습니다. 아무쪼록 통전교육연구소 후원에 관심을 가져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후원회원 신청 =>https://url.kr/wyf9qb
책숲의 통전공부와 떨어지지 않는 온통공부가 되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렇게 좋은 공부인데 학생은 늘지 않고 되려 주는 것을 보고 있으니 마음이 아프고 갈등도 일지만 하는 데까지 최선을 다해보려 합니다. 사실 다음과 같은 글을 이 글 작성 전까지 쓰고 있었습니다.
책을 통해 통전공부 <모두 책숲>
책숲에서는 책을 통해 통전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하면 할수록 많은 이들이 이렇게 공부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통전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소감 과 부모의 소감) 책만이 통전공부의 통로는 아니지만 정제된 지식이 집적되어 있다는 점에서 책은 상당히 괜찮은 통로인 것 같습니다.
올해부터 책숲은 좀 더 책을 중심으로 통전공부를 하려고 하는데 이왕이면 책숲 바깥에 있는 이들도 함께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책숲도 알릴 겸, 책숲의 부족한 재정도 만회할 겸^^.
아래는 통전교육연구소 후원회원분들에게 보낸 편지의 일부인데 그 동안 책숲에서 했던 통전공부를 간략하게 소개하면서 통전교육의 특성을 정리해본 것을 여기에 옮겨봅니다. (빠뜨린 책을 보완했기에 편지 원본과는 책 제목에 차이가 있습니다.^^)
이전에도 <우리말에 깃든 얼> 공부와 <나는 왜 너가 아니고 나인가>를 읽으며 거기에 나오는 내용을 주제로 통전수업을 해왔지만 2021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우주 창생>, <호모 사피엔스>, <알과 얼>, <삼국유사>, <절기살이>, <공간이 만든 공간(건축)>, <일곱 세대>를 주제로 깊이 있게 공부해 왔습니다. 방학 때 하는 ‘열린 책숲’과 입학 고려자를 위한 ‘체험주간’에 했던 공부도 살펴보면, <내가 된다는 것(갈매기 조나단)>, <우리 신화 안으로 흐르는 결(우리가 꼭 알아야 할 우리 신화)>, <선과 악 사이에서 인간의 길(게세르 신화)>,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톨스토이)>, <6과 일곱 행성의 의미(어린왕자)>, <세 가지 정치 체제(동물농장)>, <알을 깬다는 것(데미안)>, <시간의 주인(모모)>, <별의 여정(월드컵)>, <수레바퀴와 공부(헤르만 헤세)> 등이 있습니다.
바깥에서 보면 프로젝트 수업이나 발도르프의 주기집중 수업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겠지만,
1. 근원(알짜, 본질, origin)을 찾는 데서 시작해서 집중과 확산을 통해 전체 구조를 파악한다는 점
2. 얼(정신)과 몬(물질)과 새(관계)를 세 벼리로 삼되 틀에 박히지 않는 고유의 바탕꼴을 찾는다는 점
3. 시, 노래, 그림, 이야기, 꾸미기로 주제에 다가가며 더불어 마음을 가꾼다는 점
4. 경험(수동), 체험(능동), 실험(주동), 실현(재현),실행(과제), 여행(확인), 수행(자기화)을 통해 직접 실제로 한다는 점
5. 신화와 역사, 천문과 지리, 철학과 과학, 예술과 문화, 건축과 기술의 지식을 제대로 공부한다는 점
6. 교사만이 아니라 학생 또한 조사하고 탐구하고 대화하고 토론하여 공동의 진리에 도달하려 노력한다는 점
7. 그리하여 세계는 무엇이며 나는 누구인가, 어떤 삶을 살 것이며 우리는 어떤 사회를 이룰 것인가? 의 질문에 답하는 것에 이른다는 점에서 앞서의 것들과 다르다고 하고 싶습니다.
해를 거듭할수록 내용이 깊어지고 공부할 게 많아져서 힘에 부치는 점이 없진 않지만 통전수업을 계속 발전시켜가기 위해서는 제가 직접 적용하고 실현해 볼 수 있는 이 책숲은 계속되어야 합니다. 다행히 아이들도 통전수업을 아주 좋아해서 절로 흥이 납니다. 이 공부를 접하며 충격을 받은 한 학생은 집에 가서 어머니께 외치듯이 이런 말을 했다는군요.
“통전은 이전에 없던 새로운 세계관이야! 이건 혁명이야! 유니버스(우주)야!”
제대로 된 평가라고 봅니다.
책숲의 통전독서가 널리 퍼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모두를 위한 책숲, 모두 책숲’을 시작해보겠습니다.
‘통전독서’는 제가 책숲에서 아이들과 책읽는 방식에 이름을 붙여본 것인데 위에서 정리했듯이 책을 온전하게 읽고 싶은 마음을 담은 독서법입니다.
통전 독서의 세 가지
- 깊이 읽기(작가와 주제의식을 중심으로)
- 두루 읽기(인문, 사회, 자연과학, 예술 분야를 뻗어가며)
- 살며 읽기(결국은 의식 성장과 생활의 변화를 이루기)
책숲으로 난 큰 길은 이렇지만, 사실 저의 공부 오솔길이 따로 있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말줄이기로 하자면 ‘엉집비’입니다. 엉뚱-집요-비약. ‘오솔길에서 주운 엉뚱한 것을 붙잡고 끝없이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더니 어느 순간, 순식간에 비약하여 숲 전체를 본다'라는 뜻입니다. 작은 것에 큰 것이 담겨 있다는 통전사상을 다르게 표현해본 것입니다. 비약이 낳는 폐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그래서 위의 통전독서 큰 길을 결코 형식적인 것으로만 여기지 않습니다.^^ 아니 실은 형식이 내용을 낳지요.)
기요메는 생텍쥐베리가 쓴 <어린왕자>의 실제 모델로 대서양을 가르는 항공우편 비행항로의 개척자였고 생텍쥐베리에게 비행기술을 알려준 선배 조종사이자 절친이었습니다. 첫 비행을 앞두고 두려움과 설렘을 고백하자 기요메가 들려준 것은 스페인이나 항구도시 가디스의 비행시 주의사항이 아니라 가디스 근처 들판에 있는 오렌지나무 세 그루를 조심하란 것이었습니다. 생텍쥐베리는 그걸 자신의 지도에 시에라네바다 사막보다 더 크게 표시해두었다면서 기요메가 종종 그런 엉뚱한 것을 마치 전체보다 더 중요한 것인양 말했는데 그걸 따라 그려넣다보니 그 지도에는 차차 로르카지방의 한 산비탈에 자리 잡은 평범한 부부의 집, 모트릴 서쪽 풀밭 밑에 숨어서 서른 그루가량의 꽃나무를 키우는 개울이 채워집니다. 그 부부의 집은 산비탈을 경계하게 하고 개울은 착륙할 때 조심해야 하기에, 위에서는 볼 수 없는 경사의 산비탈보다 더 중요하고 큰 도시에 물을 공급하는 에브르 강보다 더 큰 것이었습니다. 그것이 비행기조종사의 실존상황이지요.
제가 읽는 독서법은 그런 측면이 많습니다. 이번에 ‘겨울 열린 책숲’에 읽은 ‘수레바퀴 아래서’는 대개들 부모의 자녀를 통한 욕구의 대리 실현이나 권위주의적이고 지식 중심의 전통교육방식에 대한 비판으로들 읽지요. 그런 측면이 분명 있기는 하지만 그렇게만 읽게 되면 한스의 죽음은 수레바퀴를 악으로만 규정하고 수레바퀴를 부정하는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습니다. 설령 그게 헤세의 의도였다해도 저는 거기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수레바퀴는 어디까지나 중립적인 도구입니다. 칼과 같지요.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사람을 찔러 죽이기도 하고 결박을 풀어 살리기도 합니다. 오히려 수레바퀴의 본질을 알고 상황에 맞게 사용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올바른 태도가 아닐까요?
하여간 열린 책숲의 통전공부는 그렇게 흘러갔습니다. 그 쪽으로 방향을 틀게 된 실마리를 준 것은 2장에 나오는 꽃들이었습니다. 1장의 기세 등등하던 주연들의 뒷배경에 놓여있던 것이 쑥 앞으로 나와 펼쳐지는 풍경 안에 뭔가가 있다고 여겨 그 엉뚱한 것을 주워서 지질의 역사, 생물의 계통, 식물의 분류, 꽃들의 생태를 집요하게 파고 들었습니다. 말도 안 되는 접근법이지요. 그런데 말입니다. 우리 모두가 떨어질 수 없는 어떤 강력한 끈으로 이어졌다면 뭘 집어들든 거기에 전체가 담겨져 있지 않겠어요? 하여간 결론은 수레바퀴에 깔리지 않고 수레바퀴를 제대로 쓰려면 안목과 성품은 물론 실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줄곧 주장하는 것입니다. 안목과 성품은 이 바닥에서 1,2위를 다투는 것들입니다. 정작 그 안목과 성품을 실제 세계에서 펼칠 수 있게 해주는 실력은 방치한 채 1,2위만 다투고 있지요. 제가 책숲 아이들에게 실력을 강조하고 또 강조하는 이유가 그것입니다.
그대의 안목과 성품이
이 세계에서 제대로 작동할 수 있음을
증.명.하.라!
길어졌습니다. 이 공부를 함께 보면 좋겠습니다. 말이 나왔으니 일단 <어린왕자>부터 제대로 읽어보려 합니다. 다들 한두 번은 읽었을 이 책. 읽으면 읽을수록 의미가 달라지는 기묘한 책. 아마 저와 같이 읽으면 깜짝 놀라실 겁니다. ^^; 요며칠 다시 읽으며 저부터 깜짝 놀라고 있습니다. 이런 책이었어?!! 아무데나 놀라는 심장이긴 하지만. ㅠㅠ.
하여간 지금은 이 방식으로 마음이 많이 기울었습니다. 어차피 책숲 아이들과 함께 읽어가야 할 책이기도 해서 저로서는 준비 부담이 한결 덜어져 좋습니다. 그 다음은 책숲의 흐름에 맞추어 가겠습니다.
지금 현재 계획하고 있는 공부 시작일은 3월 3일이며 재작년처럼 금요일 저녁 7시반에 만나서 10시반까지 하려 합니다. 물론 노래부르고. ^^. 내년 12월 29일까지 1,2,3주에 하고 4,5주는 쉬려 합니다. 5월과 11월 첫주는 조금 달라질 수 있습니다. 7월은 방학을 하고요. (12월은 3주에 책숲 동지제가 있어서 그때 같이 합류하여 동지제를 보내고 그 다음주에 매듭을 지으려 합니다.) 혹시 1,2주 줄고 늘고 변동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럴 상황이 되면 미리 알려드리겠습니다.
여기까지 따라오신 분들이라면 이 공부에 흥미와 애정을 갖고 있는 분으로 여겨집니다. 고맙습니다. 아직 완전히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이제까지 말씀드린 여러 공부 주제 중에 특히 어떤 것에 마음이 끌리셨는지 궁금합니다. 물론 이 공부를 한다면 말이죠.
하여 다음 설문에 의견을 주시면 잘 참고하겠습니다. 시간이 많이 지체되어 가급적 일찍 답변을 주시면 결정에 많은 도움이 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설문 => https://docs.google.com/forms/d/e/1FAIpQLSeDLWRHHWO6v_AlcLSZN0TrLSQHcnEshb3PQETQmjVAr-nnjQ/viewfo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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