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선택한 멘토가 나의 미래
그대는 누구와 함께 가고 있는가?
나는 학생시절 작은 봉사동아리의 회원이었다. 그 동아리는 여러 해 동안 겨울방학마다 시민교양강좌를 열었다. 지역사회 어른들의 후원을 받아 당시 한국에서 가장 비전 있고 존경받던 명강사 지성인들을 초청하여 강의도 듣고 대화도 나누고자 하는 것이었다. 그때 우리가 초청했던 분들의 면면을 보면 연세대의 김형석교수, 숭실대의 안병욱 교수, 재야의 함석헌 선생, 법조계의 이태영 변호사, 작가이며 언론인 선우 휘 선생, 경희대 교수 이원설.........등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장소가 강원도의 춘천이라는 사실이었다. 1960년대 후반의 강원도 가는 길은 지금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눈 쌓인 그 비포장 고갯길을 굽이굽이 돌아가는 것은 지금 기준으로 보면 목숨을 거는 행위였다. 그런 길로 그 명사들을 초청해 간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가 않았다.
그래도 우리는 그분들을 찾아가 간곡한 부탁을 드렸다. 때론 학생 특유의 억지도 써보았다. 역시 한국의 지성계를 이끌어 가시던 분들이었기에 우리는 예상보다는 쉽게 허락을 받을 수 있었다. 시민들을 위한 봉사에 조금의 불편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답변에서 우리는 많은 것을 배웠다. 그렇게 찾아가서 초청의 수락을 받고 또 그분들을 춘천까지 안내하고 그러면서 심부름도 하고 질문도하고 그분들의 걷는 모습, 말하는 습관, 식사하는 모습, 젊은이를 대하는 모습, 어른들과 대화하는 모습을 다 볼 수 있었다. 악수도 하고 같이 기차도 타고 버스도 같이 타고 옆자리에 앉아서 이야기도 하고 식사도 같이 하고 가방도 대신 들고, 하여간 많은 접촉이 이루어졌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그 당시에는 몰랐다. 그 분들의 몸속에 있던 성공의 바이러스가 우리에게 감염되고 있다는 사실을. 그건 우리들에겐 엄청난 행운이었다. 많은 친구들이 그때 그분들이 하시던 역할을 지금 하고 있다. 어떤 사람은 육사의 교수부장이 되었고, 어떤 사람은 메이저 텔레비전 방송의 저녁 아홉시 뉴스 진행자가 되었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유명교수가 되었으며 영향력 있는 교회의 리더들이 되었다. 그때 그분들이 전염시켜준 그 비전의 바이러스들이 한 세대에 걸쳐 우리들의 몸속에서 성숙되어 지금에 이르러서는 우리들도 그분들처럼 비전의 열병을 앓고 있다.
그 때 그 일은 나에게는 좀 더 특별한 의미가 있다. 왜냐하면 그 초청 강사 중의 한 사람이었던 이원설과의 진짜 인연이 거기서부터 시작되었기 때문이었다. 당시 나는 대학 3학년이었고 그는 내가 다니던 단과대학의 학장이었다. 그 일을 계기로 해서 나는 큰 부담감 없이 수시로 학장실에 들려서 이것저것 궁금한 것들을 질문도 하고 조언도 구할 수 있는 사이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2년 뒤에는 그 단과대학의 조교가 되었으며 그리고 다시 4년 후 내가 결혼을 할 때 그는 주례를 맡았다. 그 후 8년 뒤에는 그의 추천으로 나는 대학 강단에 설 수 있게 되었으며 그리고 다시 18년 세월이 흐른 뒤 나는 그와 함께, 그의 지도를 받으며 그가 제공한 자료들을 바탕으로 “아들아, 머뭇거리기에는 인생이 너무 짧다.”라는 시리즈의 공저자가 되었다. 그리고 그를 만난 지 43년이 지난 지금도 그가 걸어갔던 ‘비전의 전도자’의 길로 나도 걸어가고 있다.
당신이 함께 가고 있는 사람이 당신이다. 당신이 가장 자주 만나는 사람이 당신은 어떤 사람인지를 설명한다. 더욱이 인생의 어떤 중요한 기로에 섰을 때 결정적인 조언을 해주는 진정한 멘토가 있다면, 특히 당신이 그의 말을 충심으로 믿고 따른다면 아마도 당신은 그 멘토와 거의 비슷한 가치관과 행동유형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그 멘토와 비슷한 삶의 여정을 걸어가기도 한다. 그와 같은 길을 함께 가게 될 가능성도 아주 높다. 조훈현이라는 멘토를 만난 이창호는 조훈현처럼 바둑의 황제가 되었다. 앤드류 카네기라는 멘토를 만난 나폴레옹 힐은 카네기처럼 성공 씨크릿의 오리지널이 되었다. 성공동기 연구소의 창설자 폴 마이어라는 멘토를 만난 존 맥스웰은 세계적인 동기부여가가 되었다. 이원설이라는 멘토를 만난 나는 이원설처럼 비전의 전도사가 되어있다. 당신이 만나는 사람이 당신이다. 당신은 누구를 만날 것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