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창조의 새벽, 어느 즈음이었나보다.
바다를 수 놓을 수많은 구슬이 떨어지던 날,
제일 먼저 바다를 향해 용맹히 질주하던 구슬 하나.
차마, 그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두 개의 섬으로 나뉘어졌나 보다.
2) 처음부터 바다에 터를 튼 고래(古來)의 삶을 따라,
오형제를 두고 배를 나간 젊은 부부.
돌아오지 않는 부모를 위해,
바다와 가장 가까운 곳에서 노심초사 바다만 지켜보니,
맞은 편 아우 섬이 등잔에 불 밝혀,
오형제를 밝혀주네.
하늘이 둘을 기려 바위로 만들고서,
그 사이에 물로 자신의 심장을 그려 놓았네.
(손을 좀 봐야 하는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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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휘청골 너, 바다의 히피들이 나지막이 몸을 낮춘 곳.
구례(舊例)의 간섭을 거부하고,
평화를 추구하던 이들의 안식처.
해적들이라 조롱받은 상처가 켜켜이 쌓이더니,
‘약진넘어 해변’에 호국의 기지를 품어냈다.
4) 바닷바람에 굽은 길을 갈매기 소리와 걷노라면,
장단 맞춰 팔딱이며 솟구치는 은빛 물고기.
파도 소리에 올라탄 아이들의 노랫소리 들리고.
노란 모래밭을 옆에 둔 이작의 미래터가 반짝인다.
5) 아이들의 웃음소리도 차마 지쳐,
잠시 숨 고르는 고개 올라 우로 보니
섬마을 남정네의 기상 닮은 송이산아.
바다 향해 수줍게 얼굴 묻은 부아산(負兒山)을 향한 마음,
그리움이 이어지고 노래가 또 이어져 부아산(負兒山)에 닿았더니,
하늘의 선녀와 땅 위의 신령이 맞추어 구름다리 건네주고,
삼신할미 고운 마음, 샘을 파서 축복하네.
6) 이 땅의 문명이 바다 건너 교류되는 처음 그때부터,
아낙의 이별 눈물을 머금었던 이 푸른 바다가
억센 바다 사나이의 땀방울을 요구했던 이 파도가
그들의 평안을 위해 슬며시 내어준 풀등 너른 등판.
눈물과 땀방울은 이미 잊힐 만큼 시간이 지났지만,
오가는 섬마을 손님들에게
오늘도 섬마을의 숨은 정을 살포시 드러내는 듯.
7) 이작의 맨 끝자락 계남의 중턱에 선,
19살 늦깍이 섬 색시의 열정이 스며든 터.
파도 따라 총각 선생님은 서울로 떠난 지 이미 오래건만.
눈물로 보낸 섬 색시의 사랑은 오늘도 밀물 썰물 오가며
그리움을 키우는 이곳.
사랑의 섬, 이작도!
첫댓글 사랑의 섬 이작도 ***
한번 가보고싶다. 김덕수는 저의 조카인데 글이 예뻐서 무화과향기 카페에 올립니다.
이 글이 나오기까지 오랜시간 뒤에 한장의 시가 탄생하시까지 많은 노력과 심혈을 기울렸다는 생각이 듭니다.
역사를 알고 현실을 삶으로 체험하면서 나온 글이기에 공감을 느께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