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철이가 김천 부모님댁에 농사일 도우러 내려오는 길 거창에 들렀습니다.
터미널에서 딸기 파시는 할머니와 한동안 이야기 나누다 왔다며 같이 먹어요 하고 내미는 딸기 한 다라이에 승철이답다 싶었습니다.
가게에는 승철, 혜련, 지형이가 함께 왔습니다. 셋이서 정담을 나누는 모습이 좋았습니다. 세 사람 아이스크림은 승철이가 샀습니다.
'백일의 기적' 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아기와 산모에게는 '백일'이 어떤 기점이 되는 것 같던데 승철이가 첫 직장 입사한 지 '백일'쯤 되었습니다. 승철이에게도 어떤 '기적'이 함께하면 좋겠습니다.
밥이라도 한 끼 같이 먹고픈 마음에 냉동실에서 소불고기를 꺼냈습니다. 승철이가 저녁 사고 싶다해서 손사레 쳤다가 아니지, 이건 얻어 먹어야지 하곤 같이 먹을 요리 하나 부탁했습니다.
살뜰히 챙기고 살피지 못해도 찾아와 대접하는 후배가 있다는 게 큰 복입니다. 선생님 복, 선배 복에 이어 후배 복까지, 좋은 사람들 제 곁에 계시니 고맙습니다. 승철, 아진이 책 선물도 고마워. 한밤의 선물, 승철이 설명대로 색감이 아름다운 책이더라.
걸어서 사십분. 언덕을 두 개나 넘는 출퇴근길 이야기도 '생각 정리하고 운동되니 좋아요' 가볍고 긍정적으로 설명하는 승철이. 학창시절 의연하게 살고 싶다던 말을 조끼처럼 입고 있는 듯 합니다. 오늘도 그렇게 복지인의 길을 가는 승철이를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