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쪽으로만 엎드려 자는 아진이 머리를 다른 쪽으로 뉘이며 즉석식품제조가공업 온라인 교육을 듣는다. . . 나는 대학에서 사회복지를 사 년간 전공했고 어학연수를 일 년 다녀왔다.
지금 하는 일이 부모님 돈으로 해 온 일과 아무 상관이 없는 듯 여겨질 때 대학 공부 한 것이 허무하고 부모님께 죄송했다. 국립대긴 했지만 학비만 해도...
그렇지만 괜찮다.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 그 때 좋았다. 재밌고 행복했다. 그 때도 나중에 써먹을 수 있을까를 염두에 두지 않고 즐겼다. 웃고 울었으며 사랑하고 전율했다.
덕분에 삶의 즐거움, 즐거운 삶이 내게 두텁게 쌓였고 지금도 즐거움으로 삶을 채워가고 있다. 그 때가 있었기 때문에.
둘. 지나 온 모든 순간 중 하나라도 달랐다면 지금은 없었을테니까.
지금의 삶이 좋고 고맙고 소중하다. 그렇기에 지나 온 삶을 사랑하고 고마워하고 긍정할 수 밖에 없다. . . 비록 부모님께서 주신 학비로 배운 전공을 써먹으며 살고 있진 않지만 전공을 포함해 그 당시 배우고 누리고 즐긴 모든 것들이 합하여 지금을 이끌어 주고 있음을 인정한다.
나의 과거 모든 순간이 지금의 삶에 살아 숨쉬고 있으니 살아 온 날들을 사랑해야지. 지금의 삶을 사랑하는 것 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