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 조지 고든 바이런의 희곡 <두 명의 포스카리인>
대본 프란체스코 마리아 피아베
초연 1844년 11월 3일 로마 아르헨티나 극장
배경 1457년 베네치아 공화국
<2009년 10월 파르마 레조 극장 공연 / 117분 / 한글자막>
파르마 레조 극장 오케스트라 & 합창단 연주 / 도나토 렌체티 지휘 / 조셉 프랑코니 리 연출
프란체스코 포스카리.....베네치아 공화국의 총독. 당시 80세........................레오 누치(바리톤)
야코포 포스카리...........프란체스코의 아들..............................................로베르토 데 비아시오(테너)
루크레치아 콘타리니.....야코포의 아내....................................................타티아나 세르얀(소프라노)
야코포 로레다노...........10인 위원회의 한 명이며 총독 프란체스코의 정적.....로베르토 탈리아비니(베이스)
바르바리고..................원로원 의원.......................................................그레고르 본파티(테너)
피차나........................루크레치아의 친구이자 시녀.................................마르첼라 폴리도리(소프라노)
---------------------------------------------------------------------------------------------------------------------
=== 프로덕션 노트 ===
총독으로서의 의무와 아버지로서의 부정 사이에서 갈등하는 한 남자의 비극
밀라노를 벗어나서 전국적인 작곡가로 명성을 높이기 시작했던 베르디는 베네치아의 라 페니체 극장으로부터 작품을 위촉 받았다. 처음 베르디는 과거 이 도시를 지배했던 유력가문의 이야기를 다룬 바이런의 희곡 '포스카리 가문의 두 사람 The Two Foscari'를 토대로 오페라를 완성하려고 했지만, 극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후손들이 여전히 이 도시의 유력층을 차지하고 있던 베네치아에서는 이 내용을 바탕으로 한 오페라를 부담스러워 했다. 그래서 대신 완성했던 작품이 <에르나니>이다. <에르나니>로 베네치아에서도 큰 성공을 거둔 후에, 이 매력적인 소재를 그냥 포기할 수 없었던 베르디는 로마의 아르젠티나 극장을 위한 차기작이자 자신의 여섯 번째 오페라를 이 희곡을 토대로 완성하였다. 그 작품이 바로 실제 이탈리아의 역사에서 소재를 취했던 3막 오페라 <포스카리 가문의 두 사람(I due Foacari)>이다. 15세기 중반 도제로서 베네치아의 황금기를 이뤘던 프란체스코 포스카리와 그의 아들 야코포가 바로 제목에서 말하는 포스카리 가문의 두 사람이다. 한 도시의 지배자라는 공적인 임무와 아버지로서의 부정 사이에서 갈등하는 한 남자의 비극이 베르디 특유의 비장한 음악을 통해 감동적으로 펼쳐진다.
이 오페라의 리브레토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프란체스코 마리아 피아베가 완성하였다. 원작은 영국의 낭만주의 대문호 조지 고든 바이런의 희곡 ‘The Two Foscari'이다. 오페라에 등장하는 두 명의 포스카리 중 아버지인 프란체스코 포스카리는 1423년에 총독(Doge)으로 선출되어 1457년까지 베네치아를 다스렸던 실존 인물이다. 경쟁자 피에트로 로레단을 꺾고 총독에 선출되었던 프란체스코는 밀라노와의 경쟁에서 앞서면서 베네치아 최고의 번영기를 구가하였지만, 만년에는 이탈리아의 다른 도시들과 경쟁에만 몰두하다가 오스만에게 지중해 동부의 식민지 대부분을 빼앗기게 되면서 도시 내에서의 위치도 크게 흔들리게 된다. 경쟁자 로레단이 프란체스코의 음모에 의해 살해되었다고 믿었던 정적들은 그의 유일한 아들인 야코포를 부패 혐의로 몰아서 크레테 섬으로 유배를 보내는 데에 성공한다. 결국 야코포는 1457년 유배지에서 사망하고, 그 소식을 들은 프란체스코 역시 정적들의 사임 압력에 시달리다가 세상을 떠나고 만다. 오페라는 이 역사적인 사실을 비교적 충실하게 반영하고 있다.
본 공연은 2009년 10월 파르마의 테아트로 레조에서 있었던 공연실황을 옮긴 것으로, 우리시대 최고의 베르디 바리톤 레오 누치가 프란체스코 포스카리를 맡아 관록의 열연을 보여주며, 최근 급성장 중인 이탈리아의 젊은 테너 로베르토 데 비아시오의 야코포와 풍부한 성량을 자랑하는 러시아 출신의 드라마틱 소프라노 타티아나 세르얀의 루크레치아 역시 노래와 연기 양쪽 모두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조셉 프랑코니 리의 전통적인 연출도 당시의 시대상을 충실히 반영한다.
=== 작품 해설 === <다음 클래식 백과 / 이진경 글>
두 사람의 포스카리
1844년 로마의 아르젠티나 극장의 의뢰로 작곡한 작품이다. 피로로 건강이 좋지 못했던 베르디가 고향 부세토에서 전념하여 작곡한 〈두 사람의 포스카리〉는 초연의 성공에도 대중들의 큰 열광을 받지는 못한 작품이다. 그러나 오늘날 목관이 주를 이룬 오케스트레이션이나 인물의 성격묘사 등이 새롭게 부각되면서 베르디의 초기 수작 중 하나로 손꼽히는 작품이 되었다.
포스카리가의 비극
〈두 사람의 포스카리〉는 처음부터 끝까지 어두운 분위기로, 당시 오페라다운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다. 오페라의 내용 역시도 음울하고 어둡다. 그 이유는 1423년 베니스 공황국의 정치 세력 다툼으로 인한 포스카리가의 비극을 다룬 작품이기 때문에 무게감이 더 있다.
베니스의 총독 자리에 오른 프란체스코 포스카리의 아들 야코포는 평의회 의장이 살해된 것에 대한 살인 혐의를 받고 크레타 섬으로 유배된다. 자신의 사면을 주장하며 밀라노 군주 스포르차에게 도움의 서신을 보내지만, 오히려 이 서신으로 재판을 받게 된다. 감옥에 갇힌 야코포는 자신의 사면을 주장하지만 그의 아버지이자 총독인 프란체스코 포스카리가 도울 수 있는 바가 없다. 결국 야코포는 크레타 섬으로 이송된다. 한편, 세 아들을 잃은 슬픔에 빠진 프란체스코에게 바르바리고가 등장하여 살인의 진범이 잡혔음을 밝힌다. 하지만 야코포는 배 위에서 운명을 달리한다. 아들을 잃은 슬픔에 빠진 총독에게 10인 위원회는 사임을 요구하고 결국 총독은 총독의 관과 망토를 벗은 후 숨을 거둔다.
전작의 성공에 가려진 대작
베니스 페니체 극장에서 성공리에 마친 〈에르나니〉와 같은 해에 작곡된 〈두 사람의 포스카리〉는 전작과 같은 성공을 얻지는 못했다. 11월 3일 로마 아르젠티나 극장에서의 초연은 실패는 아니었지만, 청중의 열광적인 반응을 끌어내지는 못했다. 〈에르나니〉로 이미 베르디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 관객들에게 〈두 사람의 포스카리〉는 스펙터클한 전개나 화려한 음악보다는 암울한 분위기로 일관된 이 작품에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하는지 당황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베르디는 전작에 대한 청중의 기대감이라는 부담을 안고 작품에 몰두하였으며, 베르디가 담아낼 수 있는 가치를 충분히 담아낸 초기 작품 중에서 빼놓을 수 없는 대작이라고 할 수 있다.
심리 묘사의 극치
베르디의 〈두 사람의 포스카리〉에서 가장 뛰어나다고 여겨지는 것은 인물들의 심리 묘사이다. 피아베(Francesco Maria Piave)로부터 대본을 받은 베르디는 총독의 성격을 잘 묘사하였다고 극찬한다. 또한 야코포의 성격 묘사에 대해서는 몇 가지 지시를 내린 것 같다. 이처럼 베르디는 등장인물의 개개의 성격에 흥미를 가지고 작품에 몰두하였고 그 결과 각각의 인물에게 특징적인 동기를 부여하면서 각 등장인물의 성격을 명확하게 결정지었다. 그래서 조국을 사랑하지만 누명을 쓰고 유배를 가야하는 상황에 처한 야코포 포스카리, 남편을 유배지에 떠나보내야 하는 아내 루크레치아, 항상 공정을 기해야 하는 총독의 신분으로 아들을 잃어야만 하는 프란체스코 포스카리의 심리가 오페라에서 잘 드러나며, 실제로 이 오페라를 이끄는 주역이라고 할 수 있다.
1막 1장, 야코포의 카바티나와 카발레타 ‘머나먼 유배의 땅에서(Dal piu remoto)’
밀라노 군주 스포르차에게 서신을 보낸 일로 재판을 받게 된 야코포는 조국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노래한다. 이 노래는 야코포의 베네치아에 대한 열렬한 그리움이 묻어나온다. 카바티나가 끝나자 곧 재판이 시작되는데, 야코포는 10인 위원회에 대한 분노의 감정을 폭발시키는 카발레타를 부른다. 그리움을 표현한 후 이어 분노를 폭발시켜야 하는 이 야코포의 아리아는 두 개의 상반되는 감정 표현을 연이어 연기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는 곡이다.
1막 2장, 루크레치아의 카바티나와 카발레타, ‘신이여, 전능하신 눈길로(Tu al cui sguardi onni possente)’
야코포의 아내인 루크레치아는 등장과 동시에 분노를 터뜨리며 짧은 레치타티보를 노래한다. 이 레치타티보는 루크레치아의 과격한 성격이 잘 나타난다. 마음을 진정시킨 루크레치아는 곧 야코포를 구해달라며 신에게 간청하는 카바티나 ‘신이여, 전능하신 눈길로’를 부른다. 이어 야코포의 유배를 결정지은 10인 위원회의 재판 결과에 분노하며 남편의 무죄를 주장하는 격정적인 카발레타 ‘귀족들에게 복수를’을 부른다. 역시 이 카발레타에서도 루크레치아의 성격이 여과 없이 표현된다.
3막 2장, 프란체스코의 카바티나와 카발레타 ‘이것이 백발용사에 대한 대가인가(Questa dunque è l’iniqua mercede)’
아들을 잃은 프란체스코의 슬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10인 위원회는 프란체스코를 찾아온다. 그들은 그에게 총독직위를 사임할 것을 요구한다. 이에 프란체스코는 카바티나 ‘이것이 백발용사에 대한 대가인가’를 부른다. 이 오페라의 마지막에 부르는 최후의 카바티나로 오페라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의 아들을 죽게 하고 명예마저 빼앗은 것에 대해 노래하는 프란체스코는 곧 비탄에 잠겨 아들을 돌려달라고 하며 애원한다. 결국 총독의 자리를 넘긴 프란체스코는 자신의 최후를 예감하며 괴로운 자신의 비극적 운명을 노래하는 최후의 카발레타 ‘잔인한 운명이 나를 더욱 조여 오는구나’를 부른다. 아리아를 끝으로 아들을 외친 프란체스코는 그 자리에 쓰러져 숨을 거둔다. 상처만 남고 생을 마감하는 한 노인의 모습에서 오페라의 여운을 떨칠 수 없게 만든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5.05.11 08:38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6.07.01 11:05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6.07.19 14:46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6.08.18 20:00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6.11.09 14:44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7.11.17 00:37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7.11.18 11:15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8.10.26 11:19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9.03.14 12:02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9.08.12 11:21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0.01.30 11:06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0.01.30 1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