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쇼'란?
일본 가톨릭교회의 박해기간에 신자들이 숨어 살면서 그들 나름으로 비밀리 기도하던 것을 일본어로 '오라쇼'라 합니다.
라틴어의 oratio를 일본 초기 선교사들이 포르투갈어로 orasio라 하여 일본 신자들은 일본어로 '오라쇼(ぉらしょ)'라 했습니다. '기도'라는 뜻이지요.
에도막부 시대의 270여년간 혹독한 박해 속에서 비밀리 신앙을 전수하기 위해서 글로 쓰지 않고 순전히 구전으로만 신자들 끼리 외워 기도하였는데, 다른 사람들이 알아듣지 못하도록 그들만의 밀어처럼 전수한 것입니다.
그 혹독한 박해 중에 모든 선교사와 성직자들이 순교하고 혹은 추방 당하여 신자들 끼리 나름의 비밀 공동체로 신앙을 지켜나가길 수백년 지나다 보니, 정통 가톨릭의 신앙에서 이질적으로 변하기도 했습니다.
그들의 그 비밀집단을 형성한 신앙인들을 일컬어 '가쿠레 기리시단'이라 합니다. '잠복 그리스도인'이라는 뜻이지요. 그러한 가쿠레 기리시단들이 1865년에 나가사키의 오우라 천주당에 찾아옴으로써 그들의 정체가 발견되었습니다. 그러한 잠복 그리스도인들이 일본의 1873년 금교령 해제 이후 선교사들의 지도로 정통 가톨릭 신앙에로 대부분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만, 이미 2백년 이상 이질적으로 굳어진 신앙 습관을 고수하고 아직도 그러한 가쿠레 기리시단으로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특히 일본 규슈의 서쪽 '고토' 섬지방에 그런 사람들이 그 2백년 이상의 잠복 신앙 습관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이키츠키(生月島)에 그 공동체가 존속합니다. 그들의 밀어 같은 오라쇼를 이키츠키 가쿠레 기리시단 기념관에서 녹화한 동영상을 소개합니다.
다가오는 9월 말에 서짓골에서 출발하는 순례단이 일본 나가사키의 오우라 천주당에서 서짓골의 4위 순교성인 유해 안장 기념비를 유흥식 주교님 집전으로 제막할 것입니다. 이러한 순례단이 출발하기 전에 일본 교회의 수백년간 박해를 받은 사연을 엿볼 수 있도록 그 오라쇼 녹화 영상을 소개합니다.
아래 클릭하면 녹화 동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