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중순에 군 복무를 마치자 어머니께서는 제게 공무원시험에 한번 도전해보라고 재차 권하셨습니다. 하지만 워낙에 만만치 않은 길이라 들었고,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도 풀고 싶어서 밤낮으로 게임만 하다 보니 어느새 3월 말이 되었습니다. 7급 공무원시험에 대해 정보를 찾다 보니 영어시험은 공인어학성적(토익의 경우 700점 이상)으로 대체하고, 한국사 또한 한국사능력검정시험으로 대체된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다급해진 저는 토익부터 해결하고자, 군대에서 건드리지도 못하고 썩히다가 집으로 가져온 조조토익 시리즈를 오랜만에 집어들고 그 저자의 인강을 들으며 독학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하니 정해진 커리큘럼이 없고, 문법도 중반으로 넘어가기 전부터 설명이 너무 어려워져서 이해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점차 지지부진한 공부가 되어갔습니다. 가뜩이나 중국어 때문에 스물다섯이 되도록 공인영어시험을 치러본 적도 없는 저로서는 더욱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한 심정이었습니다. 결국 4월 중순에 접어들면서 저는 독학을 깔끔하게 포기하고, 2개월 안에 제 토익 성적이 700점 이상 나오도록 실력을 끌어올려줄 학원 강의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군생활 때 알게 된 지인이 YBM을 추천했기에, 저는 집에서 그런대로 다닐 만한 거리에 있는 종로센터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550+'를 눌렀습니다. 그 중에서 '은근히' 눈에 띈 것이 바로 두남자토익이었습니다. 다 엇비슷해 보이는 가운데서도, 여자 한 명 없이 오직 남자 둘이서 LC와 RC를 나눠 맡아 가르친다는 점이 신기했고, 참고 영상을 보니 독해 강의와 듣기 팁도 훌륭하고, 5월 둘째 주 화요일이 쉬는 날이니 그 주 토요일에 바로 보강하여 5월 수업은 어떻게든 5월 안에 끝내겠다는 점도 대단히 만족스러워 주5일 10:30으로 등록하고 개강날만을 기다렸습니다.
개강일부터 종강하는 날까지, 저는 입대 전 강의 들을 때마다 하던 대로 맨 앞자리에 앉아서 두 선생님의 강의를 최대한 제 머릿속에 흡수하고자 하였고, 동네로 돌아와서는 과제니 복습이니 오답정리니 단어 암기니 하는 것들이 매일 산더미같았지만 '더 이상 물러날 곳은 없다', '하기 싫어? 그동안 놀았던 건 또 뭔데?'라고 속으로 마음을 다잡아 가면서 하루하루를 살아냈습니다. 다행히 영준쌤, 루겸쌤 두 선생님의 은혜로운 강의가 아주 직관적으로 제 머릿속에 쏙쏙 들어왔기 때문에 매일매일의 학(배움)과 습(익힘)이 톱니바퀴 맞물리듯 매끄럽게 유지될 수 있었고, 기본적으로 이러한 선순환이 반복되면서 몇 주 지나지 않아 주어 동사 잡아놓고 빠르게 '감'으로 정답을 맞히는 경지에까지 이르렀습니다.
지난달 치른 총 3번의 모의고사 또한 제게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강의 2주차 토요일(5/16)에 본 첫 모의고사 채점을 마치고 나서, 저는 절로 눈이 번쩍 뜨이는 듯했습니다. 토익 시험을 쳐본 적도 없고, 체계적으로 공부한 지 13일만에 750점이라니? 정말 믿기지 않지만 시험 볼 때 (점수가)이만큼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때부터 저는 '많이 틀려도 많이 맞히면 충분히 목표를 이룰 수 있겠다'고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확신은 자만심이 아닌, 부담감 제로의 충만한 자신감으로 이어짐으로써 '내가 토익 공부를 제대로 하고 있는 건가?' 하는 의심이 들 때마다 바로바로 떨쳐버리고 공부를 이어나갈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예정에도 없던 5월 31일 시험을, 부랴부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머나먼 인천 지역 고사장으로 신청한 후 접수 홈페이지에서 고사장을 변경하였고 다시 남은 기간 동안 꾸준히 복습과 단어 암기에 몰두하여 2번(05/23, 05/30)의 모의고사에서 860, 770점의 성적을 거두며 안정권을 유지했습니다. 그래도 시험 당일에는 참 긴장도 많이 되고, 문제도 예상보다 어려워서 당황했지만 그동안 외우고 풀었던 대로, 논리적 추론보다 직관이 움직이는 대로 비교적 빠르게 답을 딱딱 정하고 넘어갈 수 있어서 그래도 순조롭게 마무리할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물론 두 번째 모의고사에서 얻은 것보다 낮고 800점에 미치지 못하는 점수이기는 하지만, 4주 공부하고 치른 제 생애 첫 토익 시험에서 상당히 높은 성적을 거두었고, 700점 이상이라는 시급한 목표를 결국은 달성했다는 점에서 지난 5월은 제게 참 값진 한 달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 목표를 위해 노력하면서, 왜 직업구분에 '학생'이 따로 있는지, 학생의 본분이 무엇인지를 진정으로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한 달을 번 셈이기 때문에, 남은 시간을 이달 27일 치러지는 제47회 한능검에 쏟아부을 수 있게 되어서 너무나 다행이라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피곤하지만 행복하게 보내고 있습니다. 지금 두남자를 통해 토익 시험을 준비하고 계신 분들 모두 끝까지 회의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힘내시기를 바라고, 마지막으로 제 꿈과 목표를 응원하면서 제게 힘이 되어주신 권영준 선생님, 이루겸 선생님 두 분께 깊이 감사드리며 긴 후기를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