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가족"
여전히 귀에 익숙한 광고 슬로건입니다. 대한민국에 삼성전자 제품 하나 없는 집은 없을테니 이 광고는 어쩌면 이제 현실이 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영국의 여론조사업체 오피니엄(Opinium)의 최근 발표에 의하면 삼성전자는 영국과 미국에서도 "소비자와 가장 잘 연결된" 브랜드로써 각각 4위와 7위를 차지했습니다.
세계시장에서 소비자에게 "또 하나의 가족"으로 든든히 자리매김한 삼성은 그들의 노동자에게는 어떤 기업일까요. 물론 그들의 노동 경험은 각각 다르겠지만 삼성 해고 노동자 김용희의 철탑 고공농성은 11월 7일이 되면 150일째를 맞을 것입니다.
삼성의 부당해고에 맞서 강남역 사거리 철탑에 올라 고공농성 중인 김용희님은 1982년 삼성항공에, 그 앞에서 농성장을 지키고 있는 이재용님은 같은 해, 삼성중공업에 입사했습니다. 그들은 각자의 근로지에서 노동조합을 결성하다가 삼성으로부터 납치, 테러, 간첩 누명, 거액 회유 등을 당했고 결국 각각 1995년, 1997년에 해고되었습니다. 대한민국 헌법 제 33조가 노동조합 결성을 보장함에도 불구하고 삼성은 창업주 이병철의 뜻에 따라 현재까지 무노조 경영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헌법 위에도 군림하니 대한민국은 삼성공화국이라는 말도 틀린 말은 아닐 것입니다(그런데 어제 삼성전자에 50년만에 한국노총 산하의 노동조합이 설립되었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그들의 투쟁은 20년을 넘었습니다. 마지막 투쟁을 결의하며 철탑에 오른 지 150일이 다 되어갑니다. 그들의 선택이 옳은지를 묻기 전에 그들의 억울함을 보아야 할 것입니다. 20년이라는 시간과 소음과 매연, 대형 광고판의 현란한 불빛에 24시간 노출되며, 쉼 없이 흔들리는, 몸 하나 제대로 뉘일 수 없는 그 좁은 공간에 매달려 호소하는 노동자에게서 그의 억울함을 보아야 할 것입니다.
어떻게 영생을 얻겠냐는 질문에 예수께서는 하나님과 네 이웃을 네 자신 같이 사랑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내 이웃이 누구입니까라는 질문에 예수께서는 선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를 드셨습니다.
삼성 해고노동자 김용희, 이재용과 함께하는 연합기도회 준비위원회는 11월 7일 저녁에 김용희님이 오른 강남역 사거리 철탑 앞에서 기도회를 열고자 합니다. 김용희님과 이재용님의 호소가 하늘에 닿도록, 하나님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철탑에서도 이루어지도록 기도회에 오셔서 함께 기도해주시길 요청합니다.
- 일시: 2019년 11월 7일 저녁 7시 30분
- 장소: 강남역(지하철 2호선) 8번 출구 고공농성장 앞
- 후원: 농협 302-0095-6570-71 박단
- 주관: 삼성 해고노동자 김용희, 이재용과 함께하는 연합기도회 준비위원회(향린교회, 불.한.당, 새민족교회, 성문밖교회, 옥바라지선교센터, 한국기독교청년협의회, 숭실대학교 기독교학과 함께했나, 감신대학교 예수더하기, 영등포산업선교회, 섬돌향린교회, 가향교회, 고난함께, 평화누리, 성서한국, 성공회 나눔의집, 성공회 정의평화사제단, 반올림)
더불어 가향교회 운영위원회는 11월부터 매주 월요일, 성문밖교회, 새민족교회와 번갈아가며 김용희, 이재용님, 연대자들의 점심, 저녁 식사를 지원하기로 의결하였습니다. 식사 준비(또는 도시락 구매)에 필요한 비용 50,000원(김용희님의 점심, 저녁, 이재용님과 연대자들의 식사 총 5인분)은 사회선교부 예산에서 지원합니다. 식사 섬김을 원하시는 교우님께서는 사회선교부(김현수: 010-7184-9303)로 문의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관련 기사: http://m.ohmynews.com/NWS_Web/Mobile/at_pg.aspx?CNTN_CD=A0002574578#c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