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도판 소개
소개할 도판은 칼스의 『Life in Korea』191쪽에 나오는 것 입니다.
<그림 1. 궁사들>
☞ 출처 : CARLES, William Richard, 『Life in Korea』, Macmillan, 1888년, (총 345 페이지)
☞ 원본 보기 : archive.org, https://archive.org/stream/lifeincorea00carlgoog#page/n213/mode/2up
2. 칼스에 대하여
1848년 영국에서 목사의 아들로 태어난 저자는 1867년 북경에 있는 영 국공사관에서 번역을 담당하면서 동양어와 동양문화를 공부했다.
1882년 북경주재 영국공사관 서기관대리로 임용되었고 1884년 영국과 조선이 통상조약을 체결함에 따라서 서울주재 영국대리영사로 근무했다.
칼스는 외교관이자 동양전문가로 영국 왕립지리학회 회원으로 활약한 학자이기도 하다.
한국에서 근무를 마치고 상해주재 대리영사, 총영사로 근무하면서 1887년에 『Life in Korea』을 저술했다.
칼스는 한국에 18개월 동안 체류하면서 평안도, 함경도, 강원도 등을 방문했고 이 책에 자신의 경험을 상세히 기록했다.
위 인용문의 출처는 다음과 같습니다.
☞ 『서양인이 쓴 민속문헌 해제 』,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2007년.
3. 도판의 분석
1) 도판을 그린 시기 추정
칼스가 1884년에 서울 주재 영국 대리 영사를 지냈으며, 그는 이 책을 1887년에 썼다고 합니다.
출판은 1888년에 했지만요.
칼스는 1883년 11월에도 한국에 들렸다고 합니다.
도판의 활쏘기는 1883년에서 1888년 사이에 그려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책에 나오는 다른 도판 그림을 보면,
칼스는 그림을 인용했다기 보다는,
화가를 고용했거나 직접 그렸을 것으로 추정되구요.
도판이 있는 페이지를 부록으로 첨부하였습니다.
2) 갓을 쓴 궁사
두 궁사 모두 갓을 쓰고 있습니다.
활대를 많이 뉘였다는 것을 반증합니다.
3) 큰 활
오른쪽 궁사의 발시 후 활의 기장을 보면, 제법 깁니다.
성인남자 목까지 오는 정도입니다.
선고자 형태의 활이며,
활대 또한 두껍게 묘사되고 있습니다.
4) 굽어진 줌팔
왼쪽 발시 전이나 오른쪽 발시 후의 줌팔이 모두 굽어 있습니다.
영국인인 칼스가 보기에, 굽어진 줌팔이 특이했던 모양입니다.
5) 완연한 고자채기
반바닥으로 밀고, 하심지로 당길 수 있습니다.
이 때, 반바닥과 하삼지의 위치의 차이로,
아랫고자가 당겨지게 되면,
강력한 고자채기가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이런 고자채기는 윗장을 밀어서 윗고자를 숙이는,
그런 고자채기와는 다른 종류의 것 입니다.
오른쪽의 궁사가 현이 바깥 팔뚝에 닿을 정도로,
강력한 고자채기를 한 것이 잔신에 나타납니다.
다음의 <그림 2>는 『북관유적도첩』의 「야전부시도」 입니다.
<그림 2. 북관유적도첩의 야전부시도>
「야전부시도」는 신숙주의 대담함을 보여주는 그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림 2>의 노란원 안에 현이 바깥 팔뚝에 닿은 궁사의 모습이 보입니다.
『북관유적도첩』에서도 이 정도로 활대가 돌아간 궁사는 한명 뿐 입니다.
도망가는 야인의 궁사가 되겠지요.
따라서, <그림 1>에서 오른쪽 궁사의 활대가 돌아간 정도로 보아,
오른쪽 궁사의 고자채기는 아주 강력한 형태의 고자채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6) 깍지손의 손등과 손바닥
왼쪽 궁사의 모습에서 발시 전 깍지손 손등의 모양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손등이 하늘로 향하고, 손바닥은 땅을 향하고 있습니다.
오른쪽 궁사의 모습에서 발시 후 깍지손의 손바닥의 모양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깍지손 손바닥은 하늘을 향하고 있는데, 암깍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깍지손은 쭉 핀 것이 아니며, 절반 정도 펴진 것 같구요.
흔히들 윷놀이에서 '도 아니면 모'라고 표현합니다.
모두 제대로 업으면 이기는 것이고,
하나라도 제대로 업지 못하면 지는 것이지요.
손등이 하늘로 향하게 하고,
손바닥이 땅을 향하게 합니다.
이것은 마치 우리가 큰 절을 할 때의 동작과 비슷합니다.
뜬금없이 큰 절에다가 윷놀이를 활쏘기에 갖다가 붙인다고 불평하시는 분도 있겠지만,
어쩌겠습니까?
윷놀이도 우리의 문화이기 때문입니다.
7) 왼쪽 궁사의 깍지손 위치
왼쪽 궁사의 깍지 위치는 부정확해 보입니다.
통상적으로 현은 왼쪽 가슴에 붙고,
깍지는 오른쪽 어깨에 붙어야 정상입니다.
왼쪽 궁사가 아직 만작에 도달하지 않아서,
줌팔을 더 뻗거나 깍지를 더 당길 수도 있습니다.
왼쪽 궁사의 그림이
만작을 이루는 과정을 표현했을 수도 있다는 것이죠.
혹시나 영국인인 칼스가
양궁식으로 우리 활쏘기를 잘못 이해를 해서,
실수로 잘못 그렸을 수도 있구요.
8) 세밀한 묘사
왼쪽의 궁사는 4발을 허리에 차고 있고요,
초시를 발시하는 것을 잘 묘사하고 있습니다.
화살촉은 앞을 향하고 있습니다.
화살의 오늬와 마디를 표현하고 있구요.
왼쪽 궁사는 완대를 안차고 있으나,
오른쪽 궁사는 완대를 차고 있습니다.
두 궁사 모두 복장을 잘 묘사하고 있습니다.
머리의 망건,
한복의 옷고름,
줌팔의 완대,
깍지손의 암깍지,
허리의 궁띠 모양,
다리의 댓님,
신고있는 비단신 등등.
9) 북관유적도첩과의 상관 여부
영국인 칼스는 한국을 여행했는데,
강원도, 평안도, 함경도 등 북방지역이었습니다.
『북관유적도첩』도 또한 조선 전기에,
북방에서의 전공을 채록한 도첩입니다.
북방의 지역이라는 공통점에서,
<그림 1>의 궁사들의 활쏘기도 지역적인 특성을 반영하는 것 같습니다.
4. 시사점
도판은 사진이 아니기 때문에,
그림을 그린 사람의 주관적인 관점이 반영될 수 있습니다.
또한 주관을 배제하고 정확한 묘사를 했다고 하더라도,
도판 속의 궁사가 당시의 모든 활쏘기를 대변할 수도 없습니다.
옛날 활쏘기 사진과 동영상이 부족한 현실에서,
비록 하나의 도판일지라도 소중한 정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부록) 도판이 있는 페이지들.
서울 주재 영국공관
인삼
가마꾼
여성과 몸종
오두막의 여성
물지게 나르기
거리의 광경 - 싸움과 말리기
은으로 상감도금된 철상자
조문객
가마탄 고위관료
가마 탄 관리
계란 파는 사람
나무꾼
왕실의 관리들
연주꾼들
물 들어올리기
소녀들의 그네 타기
아버지 어머니 아이의 여행가기
인삼 원두막
팽이치는 소년들
한국 도자기
한국 도자기
여자가 여행하는 모습
배
거리의 광경
놋쇠그릇 만들기
궁사들
연 날리는 소년
여성 연주자
얼움깨고 낚시하기
물레방아
한국 북부의 부엌
노상강도
왕실 행렬
무희
한글의 자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