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이건무 청장님께
국사에 바쁘신 이건무 청장님께 삼가 한 가지 중요한 건의 말씀을 올리고자 붓을 들었습니다. 저는 대전에 살고 있는
이전오라는 사람으로,『문화재청』의「한문화재 한지킴이」대전지역 활동단체인「대전문화역사진흥회」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저희 단체는
열악한 환경에서 미력이나마, 문화유적의 보호 및 보존을 위해 열심을 다하고 있습니다. 지난 2007년부터 대전 시민들에게 “대전의
우리말 땅이름을 알리기 위한 전시회”를 ‘대전고 담장’과 ‘시청’ ‘도시철도’ 등에서 열고, 땅이름을 알리기 위한『한밭의
우리말이름과 옛이야기』(심지출판사:446쪽) 책자를 발행하여 소량이나마 시민들에게 배포하였습니다. 지난해에는『한밭의 지정문화재,
비지정문화재』(심지출판사:682쪽)를 발행하여 소량이나마 배포하였고, 작년과 올해에도 연이어 “대전의 지정문화재 알림 전시회”를,
대전정부청사 내 전시를 거쳐 대전의 도시철도 각 역에서 전시해왔으며, 현재는 도시철도 서대전역에서 전시 중에 있습니다.
내년에는『(증보판) 한밭의 지정, 비지정문화재』책자를 발행하여, 대전시민들에게 보다 자세한 문화유적 정보를, 가능한 한 널리
제공하고자 합니다.
제가 이건무 청장님께 삼가 건의말씀을 올리게 된 것은, 내년에 발간 예정인『(증보판) 한밭의 지정, 비지정문화재』책자를
준비하다가, 실로 하나의 심각한 현실에 직면하여, 관련된 여러 담당들과 부딪치다, 당연히 구비되어 있어야할 자료가 구비되어 있지
않음에도, 구비될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아니하는 현실에 놀라고 가슴이 아파, 청장님께 삼가 붓을 들게 되었습니다. 저희는 책을
발간하면서 책의 뒤에 ‘부록’을 꼭 실어왔습니다. 그간 발행한 책에 대전의 지정문화재목록 등 여러 가지 ‘부록’을 실어왔는데,
이번에는 “대전의 발굴유적, 유물 총목록”을 꼭 실어보고 싶었습니다. 대전에서 발간된 그 어떤 책에도 대전지역에서 발굴된 유적과 그
유물의 총목록이 실려본 적이 없기 때문에, 대전에서 발굴된 유적과 유물의 총목록을 실어주면, 문화유적에 관심이 있는 시민들에게
참으로 유익한 정보와 자료가 될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저는 대전시에 당연히 이런 정도의 자료정리는 되어 있을 줄 알고, 올 8월 초
담당을 만나고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대전의 발굴유적, 유물 총목록”을 요구하였으나, 작년에 선사박물관에서 발행한『대전60년,
발굴이야기』책자와 그 책자 부록에 실려 있는 “대전유적발굴일람표”만 받았습니다.
이 “대전유적발굴일람표”에는 1967년부터 2009년까지 발굴한 대전의 66곳의 발굴장소만 기록되어 있는 부실하기 짝이
없는 자료입니다. 대전시에서 확보하고 보유하고 있어야할 자료는 적어도, 1800년대 1900년대 2000년대 각 년도별로 발굴한
유적지와 년도별로 대전시에 유입된 유물의 총목록 정도는, 마땅히 작성되어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되었습니다. 하지만
대전관광문화재과 발굴 담당인 윤환 학예사는, 발굴유적에서 나온 모든 유물은 국가소유가 되기 때문에, 중앙박물관으로 간다는
것입니다. 이런 형편에 의해 대전시의 소유권이 없는 유적, 유물의 목록은 대전시에서 구태여 작성할 의무와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그런 자료들을 굳이 얻고 싶다면 중앙박물관이나 문화재청에 가서 매달려 보라 하였습니다. 저는 아무리 그래도, 대전에서
발굴된 유적과 그 유물의 목록, 그 유물들이 어디에 있는 것 정도는, 대전시에서 년도별로 파악하여 자료화하여 가지고 있어야 마땅한
것 아닌가 하고, 그 필요성을 역설하였으나 모두가 허사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문화재청의 발굴유적, 유물의 담당들과 상의하게
되었습니다.
문화재청의 발굴유적, 유물의 담당들과 상의해본 결과, 발굴제도과 매장문화재 관리 담당인 변영환 당담자로부터 현재 한국의
발굴 유적, 유물에 대한 총목록은 작성되어 있지 않은 상태이나, 그런 유물현황이 작성되려면 그 양이 방대하여 앞으로 향후 2년
정도는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2년 후에나 가능하다 하였습니다. 저는 그래도 좋다 여하튼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전국의 총
유물현황이 년도별로 작성되어 나오고, 각 시도별로 년도별 발굴된 유적과 그에 따른 유물의 총목록이 나올 수 있도록 해달라고
하였습니다. 그 후 한 담당자의 말만 듣고 가만있다가 2년 후 작성되지 않고 흐지부지되면 어쩌나 싶어, 이에 대한 확실한 저의
요구가 있었고, 확실히 2년 후에는 작성되도록 작업을 시행하겠다는 답변을, 문화재청 담당자로부터 서면으로 확실하게 받고 싶어,
정보공개청구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 청구 내용은
“유사이래 한국에서 년도별, 지역별로 발굴된 유적, 유물의 총목록 및 대전지역에서 발굴된 1800년대, 1900년대,
2000년대 년도별 발굴유적, 유물의 총목록 - 이에 상응하는 유적, 유물의 총현황 - 아직 목록 정리가 되어있지 아니하다면 차후
정리를 시작하여 목록을 내어줄 수 있는 정확한 시일을 명기하여 알려 주기 바람” 이었습니다.
이에 대하여 발굴제도과 왕미경으로부터 온 답변은 다음과 같습니다.
ㅇ 귀하가 요구하는 1800년대, 1900년대, 2000년대 연도별, 지역별 발굴된 유적, 유물 총목록은 우리청이 공식적으로 작성·취득하여 관리하고 있는 문서가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ㅇ 정보공개는 공공기관이 보유·관리하는 정보만이 대상이므로 공공기관은 정보를 생성하여 공개할 의무는 없고 합법적으로 폐기된 정보는 정보공개 청구의 대상이 아님을 양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ㅇ 문화재청 홈페이지 내 정보광장의 "자료실", "자주 찾는 자료"에서 최근의 발굴 허가 현황을 검색을 하실수 있으시며, 국립문화재연구소 홈페이지에서 "발굴연표"를 게재하고 있으니 현황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 답변에 의하여, 발굴제도과의 변영환 당담자가 말했던, 현재 한국의 발굴 유적, 유물에 대한 총목록은 작성되어 있지
않은 상태이나, 그런 유물현황이 작성되려면 그 양이 방대하여 앞으로 향후 2년 정도는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2년 후, 목록을
작성하여 주겠다는 약속이 얼마나 허황한 것인가를 확연히 알게 되었습니다. 이에 저는 이건무 청장님께 호소하는 심정으로 이의 시정을
바라고 싶습니다. 청장님께서 이의 필요성을 인정하신다면 “유사이래 한국에서 년도별, 지역별로 발굴된 유적, 유물의 총목록 및
대전지역에서 발굴된 1800년대, 1900년대, 2000년대 년도별 발굴유적, 유물의 총목록 - 이에 상응하는 유적, 유물의
총현황”이 작성될 수 있도록, 행정적 조치를 취해 주시길 삼가 고대합니다. 그리하여 향후 1년 후에든 2년 후에든 반듯이 유적,
유물의 총현황이 마련되어, 자기지역에서 무슨 유적, 유물이 발굴됐는지, 그 유물들은 어디에 보관되어 있는지 정도는 알고 살 수
있는 국민으로, 시민으로 살 아 갈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뿐만아니라 매년 수천 점에서 수만 점에 이르는 방대한 유물들이
나옴에도 문화재청 담당부서에서 그 유적, 유물의 총목록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정말 어찌 받아들여야 합니까?
그저 그렇거니 하고, 모른 체 넘어가야 마땅한 일이겠습니까?
행여 알고 싶어 문화재청 책임담당에게 문의하면, 국민이 알기 힘든 엉뚱한 다른 곳을 대며, 자신들에게는 아무런 관련도
책임도 없는 일인 양, 다른 곳에 가서 알아보라는 식으로 책임회피나 하는 꼴을 보아야만 합니까? 이는 국가 체제상으로도 부끄러운
일이 아니겠습니까? 나라 안의 유적, 유물에 전체목록을 모든 국민들이 알 수 있는 것은 고사하고, 관련 담당들조차 알지 못하고,
크게 관심조차 없는 나라에서, 그 무엇보다 소중한 국가적 보물인 유적과 유물들이 제대로 보존, 관리되리라고, 믿는 국민이 얼마나
있을 수 있겠습니까? 이러한 기가 막히는 현실을 바로 잡아, 반듯이 개선시켜 주실 것을 간절히 염원합니다. 그리하여 역사 이래
한국에서 발굴된 유적, 유물의 총목록이 제대로 확보되고, 시도별 년도별 목록이 확립되어, 우리나라의 유적, 유물의 보존토대가
확고히 서며, 저희가 발행하고자 하는 책자에 대전의 유적, 유물의 총목록이 실리어, 시민들에게 제대로 봉사하고, 문화유적을 알리는
책무를 다 할 수 있도록 꼭 살펴주시길 진정으로 고대합니다. 행여 청창님께 저의 무지에 소치로, 제가 모르는 불편함을 끼쳐드린
것이 있다면, 널리 용서해 주시고 어여삐 보아주시길 기원합니다.
2010년 8월31일 대전에서 이전오 올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