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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을 지나다니다가 이 할머니를 자주 본다.
할머니는 아주 인상이 좋으시고 목소리가 인자 하시다.
내가 인사라도 할라치면 아주 황송해하시면서 인사를 받아주신다.
아마도 연세드셔서 타인과 대화할 일이 별로 없는데 젊은 여자가
말걸어주는 것이 황송한가보다. ㅠㅠ
언젠가는 이 할머니가 오래 안보이셔서 그 할머니네 집 대문안으로 들어가서
할머니의 안부를 물은적이 있다.
할머니는 몸이 편찮으셔서 누워계신다고 했다.
할머니가 계시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니 마음이 가벼워져서 돌아왔다.
아마도 할머니의 가족분들이 의아하셨을것 같다.
말도 나누지 않고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할머니의 안부를 물어보니 ...
할머니는 날마다 운동을 하신다 .
중풍으로 몸의 반이 불편하시다.
어쩌다가 손을 만져보면 깜짝 놀라게 손이 차갑다.
그나마 운동을 안하시면 몸이 더 불편하시고 아프실게다.
할머니가 운동하는 것을 나는 몰래 몰래 훔쳐본다.
할머니는 지금 건강하게 오래 살자고 운동을 하는 것이 아니다.
살아있는 동안 해야할 일이 운동밖에 이제 남은게 없다.
할며니가 운동을 하신다.
걸어가시면서 빈 박스를 지팡이로 툭툭 치면서 가져가신다.
몰래 사진을 찍었다.
할머니는 ...
운동을 하신다.
나도
운동을 한다.
할머니는 박스를 옮겨가신다.
나는 맨손으로 스마트폰을 들고 걸아간다.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할머니의 모습이 곧 내모습이 될거라 생각한다.
나도 언젠가는 내 몸을 움직이는것 조차 힘들어지는 날이 오겠지.
그냥 할머니를 사랑스럽게 보게 된다.
멀지 않은 내모습이기에.
쓸쓸해진다.
왜 사람들이 노인을 싫어하는지 알것 같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