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안과 차안이 둘이 아닌 경계로 나를 보다.
논리적으로 이론적으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할 수는 없지만, 그 무엇인가가 있어서 송두리째 내 마음속 즉 가슴속으로 휘몰아쳐 들어오는 것 같음을 느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그 순간부터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동안 내마음 자리에 자리 잡고 있던 온갖 번뇌망상과 분별, 차별, 시기질투, 집착함은 물론 온갖 욕심의 근원이 되고 있는 탐, 진, 치 삼독까지도 송두리째 빠져나가면서 이러한 것들에게 가리어 어두웠던 내 마음이 한순간에 맑고 밝아지고 깨끗해지면서 눈으로 보이는 것들, 이 근원적 바탕이 되고 있는 밑바탕부터 無常(무상)하다는 것, 그 변화되어가는 현실모습이 있는 그대로 보이고, 보면 볼수록 그 근원이 뚜렷이 보이고, 귀로 소리를 들으면 들을수록 올바르게 들리고, 코로 냄새를 맡으면 맡을수록 그 냄새가 이로운 냄새인지 아니면 이롭지 않은 냄새인지 분명히 알게 되고, 혀로 맛을 보면 볼수록 그 풍기는 뜻이 확연히 알게 되고, 몸으로 느끼면 느낄수록 그 느낌 분별 차별 뚜렷이 들어나고, 이렇게 六根(육근)과 六境(육경)으로부터 일어나는 모든 것들이 自性(자성)이 없기 때문에 그 어떠한 고정불변한 실체가 없어 허망하다는 緣由(연유)를 확연히 알고부터는 닦으면 닦을수록 깨끗해지고 맑아지고 밝아지고, 배워 익히면 배워 익힐수록 새로운 지혜가 솟아오르고 행을 하면 행을 할수록 행한 만큼 내 주변 모두가 한 찰라 한순간도 그대로 머물러 있지 아니하고 변화 소멸해 가고 있음이 확연히 보이고 느낄 수가 있어, 그 느낌을 통해서 내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아야, 그리고 내 자신이 그때에 이르러서 바로 부처임을 깨달아야 되지, 내 자신이 누구인지도 모르는 상태에서는 내 자신이 부처님을 모르는 법!!
“알고 보니 이것이 바로 顚倒夢想(전도몽상) 이였구나. 이 전도몽상에서 벗어나야 어디까지가 중생이고 어디서부터가 부처임을 안다는 뜻 이였구나.”
위와 같이 여러 이치와 도리를 통해서 내 자신을 다시금 되돌아보니, 아..하, 是然(시연) 바로 이것이었구나!!
이 경계가 내 인생 80평생에 이르러서 마지막 인생전환점이 되고 보니, 그동안 나름대로 살아온 인생을 놓고 다시 마음을 가다듬어 인생전환 이전을 들여다보니 此岸(차안)세계 범부중생의 세계였음을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그러면 인생전환 후를 보자...
이 자리가 彼岸(피안)의 세계가 아니던가.(성인군자의 세계)... 아하...是然(바로 이것이었구나). 이제 알겠노라. 이 어리석은 놈아....느꼈지만 이제라도 알았다니, 다행한 일이다만, 그러면 무엇을 알았단 말이더냐!
“일러보아라.”
“예...아뢰겠습니다. 人生轉換(인생전환)과정에서 차안의 세계와 피안의 세계를 알았습니다.”
“그러면 다시 묻노라, 차안의 세계와 피안의 세계를 나누어 설명해 보아라.”
“예, 아뢰겠습니다. 차안의 세계는 연기를 바탕으로 해서 인연따라 이루어진 현상세계를 말하는 것이며, 피안의 세계는 연기된 현상세계를 넘어선 實相(실상)의 세계입니다.”
“알았노라....올바르게 알고 있구나, 이만하면 되었느니라.”
그래...이제야 인생사가 무엇이고, 세상사가 무엇인지 조금은 어렴풋이 알겠노라.
그래?.....이제부터는 이제는 이 세상에 태어난 인간으로서의 명분이고, 인생전환이고, 인생사, 세상사, 차안의 세계, 피안의 세계, 다...내려놓고 벗어나자. 내려놓고 버릴때가 되질 안했더냐. 그렇다. 내려놓고 버릴때를 일아, 내려놓고 버리는 것도 수행자들의 바른 자세일 것이다. 다 내려놓고 버렸으니, 이제는 발길 옮겨지는대로, 오라고 정해진 곳도 없고 반겨해 줄 인연도 없으니 혼자서 가자, 올때도 스스로 인연따라 왔으니, 갈때도 스스로 인연따라 혼자서 가리라.
이렇게 내마음 가볍고 편안하고 즐거울 수가 없구나. 해서 수행한대로 無住 空心 萬境閑이로다.
마음을 텅비어놓고 보니 이렇게 내마음 가볍고 편안하고 즐겁고 자유스러울 수가 없구나. 정해진 곳도 없으니 無心히 한발자국한발자국 걷다보니 視野에 들어오는 것, 오고가는 곳곳마다 부처님 아님이 없고, 극락 아님이 없구나.
바로 이것이 無爲 大自由人이 아니던가! 이것이 바로 現實解脫이로다.
현실에서 해탈하여 보니, 너와 나라는 경계가 허물어져, 경계가 없고 보니 내 자신이 바로 나이고 부처가 아니더냐.
나무아미타불...나무아미타불....나무아미타불.
지심귀명례, 이제야 돌아왔습니다.
그동안 육근과 육경으로부터 일어나는 번뇌망상속에서 헤매다가 이제야 정화된 청정한 그 본마음 자리로 돌아왔습니다.
원하옵고 아뢰옵나니,
諸法體眞(제법체진)-모든 법은 있는 그대로 참된 모습이로다.
法과 法, 來相到(래상도)-물질과 물질은 서로 침범하지 않으니.
산은 그대로 산이요, 물은 그대로 물이로다.
是會(시회) 大衆(대중)은 알아듣겠는가.
이외에 따로 진리가 있다고 생각하는가.
도는 말은 없으나 말이 아니면 도가 드러나지 않으며, 마음은 모양이 없으나 모양을 통하지 않고는 마음이 있는지 없는지 알 수가 없다.
그러므로 말이 곧 도이고, 모양이 곧 마음이라 하겠다.
<2016년 8월12일> LA 곽노영 포교사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