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삿포로에 살고 있는 유령 회원입니다. 반갑습니다.
오늘 10월 20일. 혹가이도 우리학교에서는 학예회가 열렸는데요.
우리학교 선생님으로부터 초대를 받아 다녀왔습니다.
보고 겸, 풍경 사진 올려봅니다.
요즘 제법 쌀쌀한 날씨가 이어졌는데 오늘은 아주 쾌청하고 따사로운 햇빛이 축복해주는 날이었습니다.
삿포로도 단풍이 한창이네요.
언제나 우리학교로 향하는 발걸음에는 설레임이 가득합니다.
우리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을 보는 것 만으로도 너무 기쁘고 행복하기 때문이죠.
11시에 학예회 시작인데 가벼운 발걸음에 한시간이나 일찍 도착 해버렸습니다.
시간이 많이 남아 벤치에 잠깐 앉아있다가 이상한 걸 발견했습니다.
올해 9월 6일에 발생한 혹가이도 이부리 동부 지진의 영향으로, 벽이 허물어졌네요.
사진이 좀 어두운데 가운데 전봇대 뒷편 벽을 보면 허물어진 벽이 보입니다.
무너진 벽을 보니 가슴 한켠이 아려오네요.
벽 쪽으로 다가가려는데 교장 선생님이 저 멀리서 어떻게 알아보시고 제 이름을 크게 부르십니다.
얼른 달려가보니 아주 반갑게 맞아주시며 준비가 한창이 강당으로 안내 해주셨습니다.
설레이네요. 조국 통일. 모두의 꿈입니다.
지난 운동회 때 달았던 '우리 학교' 팬카페 현수막을 또 걸어주셨네요. ^^
어른들은 손님 맞이를 위해 음식과 음료 준비에 여념이 없으셨습니다.
몽당 연필 티셔츠도 판매 되고 있더라구요.
마지막 남은 2XL를 하나 샀습니다.
이런 레어 아이템을 일본에서 입수 할 수 있을 줄은...
여러모로 기쁜 날입니다. ^^
그리고 벽면을 가득 채운 아이들의 글이 제 시선을 끌었습니다.
사실 저도 타향살이 중이라 뉴스로만 우리나라 소식을 접하다 보니 분위기를 잘 몰랐는데요.
조국 통일이란 단어를 여기와서 이렇게 피부에 와닿게 느낍니다.
우리 친구 꼭 큰함메와 고향에 갈 수 있는 그날이 하루 빨리 왔으면 좋겠네요.
'조국 통일사'
언젠간 수능 문제로도 출제가 되겠죠?
언제나 그렇지만 이곳 동포사회에서 열리는 행사는 우리의 명절과 비슷한 느낌을 받습니다.
오랫만에 멀리서 가족, 친지들이 찾아오고 정겹게 인사도 나누고 하는 모습을 보면 말이지요.
오늘 기숙사 어머님은 입구 부근에서 계시다가 오랫만에 찾아 온 졸업생들을 한 명 한 명 꼭 안아주셨습니다.
안기어있는 아이들의 표정을 보니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광경이었습니다.
통일이 역시 제일 큰 화제 네요.
연극의 주제도 2032년 통일 조국에 살고 있는 우리 아이들이 2018년의 오늘을 회상하는 이야기였습니다.
조국 통일이 언제 되었냐는 아이의 물음에 2018년 이었던가...로 시작하는 연극이었습니다.
아이들이 얼마나 열심히 연습을 했을지 정말 감동이었습니다.
우리의 소원.
저도 초등학교 때 불러보고 안 불러 본 것 같은데요.
오늘 아주 오랫만에 목청껏 아이들과 함께 불러 보았습니다. ^^
제 2장이 끝나고는 몽당연필의 응원영상도 아주 선명하고 깨끗한 화질, 음질로 아주 잘 전달 되었습니다.
Good! Good!
공연이 모두 끝나고 어텀 페스티벌이 진행되었는데요.
일본 학교에 다니는 동포의 자녀들과 우리학교 아이들이 강당에서 같이 1박을 하는 행사였습니다.
저는 오후에 다른 일정이 있어 학예회만 보고 돌아왔는데요.
우리 아이들 모두 건강하고 씩씩하게 잘 지내고 있었습니다.
변함 없이 밝고, 맑고, 개구지게 잘 노는 모습을 보고, 또 알 수 없는 힘을 얻고 돌아왔네요.
타향살이를 하다 보면 잊고 사는 것들이 많은데요.
학교에와서 가슴 속 뜨거운 무엇인가를 다시 느끼게 됩니다.
언제나 감사한 마음 뿐입니다.
첫댓글 와! 그리운 혹가이도. 정말 아이들의 얼굴 하나 없이 아이들의 얼굴 모두가 느껴지는 후기였습니다. 너무 감사합니다. 대표님 영상 잘 나갔네요. ^^
따뜻하고 정겨운 우리학교 풍경과 정성스런 후기,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