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대전교구 하느님 백성 여러분,
예수님 부활을 축하드립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의 은총이 여러분과 늘 함께 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하였던 코로나19의 창궐로 온 인류가 고통과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은총의 사순시기와 성주간, 예수님의 부활 대축일에 공동체 미사를 봉헌하지 못하는 상상하지 못하였던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그동안 정부와 지자체 관계자들, 의료 종사자들을 포함한 자원봉사자들, 많은 분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코로나19의 위협이 크게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제 그동안 중단되었던 공동체가 함께 하는 미사를 다시 봉헌하고자 합니다. 코로나19 전염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 교구가 제시한 지침들에 대한 이해와 적극적인 협력에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한 정부의 조치에 적극적인 이해와 실행을 부탁드립니다.
우리는 지난 4월 15일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21대 총선을 잘 치렀습니다. 선거의 결과를 보면서 우리 사이에 지역, 세대, 계층 간의 분열이 많은 것도 실감하였습니다. 당선된 국회의원은 생명과 평화를 존중하고, 형제애 증진에 노력하며, 대화하고 소통하며, 특별히 어려운 이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정치를 펴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낙선된 분들에게는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우리 모두 손을 잡고 더불어서 함께 사는 나라를 만들기 위하여 노력하겠다고 다짐합시다.
코로나19 대유행은 개인과 인류가 항상 겪어왔던 가장 큰 위험, 곧 ‘전능하다는 착각’에서 우리를 갑작스레 일깨워줬습니다. 또 우리가 죽을 운명에 처한 존재이고, ‘군사력과 기술로는 우리 자신을 구원할 수 없다.’라는 사실도 떠올렸습니다. 군비축적에 소비되는 무한한 자원들을 건강, 보건, 식량, 빈곤퇴치, 인간 돌봄 등 시급한 상황을 해결하는 목적으로 사용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하루빨리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지구 안에서 코로나19의 전염이 멈추기를 기도합시다. 또한, 코로나19를 통해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뜻을 깨달아, 변화하고 쇄신하여 새로운 인류 공동체 건설에 이바지하도록 합시다.
교회의 어머니시고, 인류의 어머니이신 성모 마리아님,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여러분,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예수님 부활을 축하드립니다.
2020년 4월 19일. 하느님 자비 주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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