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rapy... 테라피... 스트레스, 불면증… 음악으로 싹~
도무지 되는 일이 없다. 기분전환 차 쇼핑을 하고 싶어도 이메일로 날아온 각종 고지서가 떠올라 숨이 막힌다.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삼겹살집을 찾았지만, 소주잔을 들이키다가 문득 눈에 들어온 뱃살에 기분이 더 우울해 진다. 이럴 때 큰 돈도, 뱃살 걱정도 없이 조용히 눈을 감고 음악에 도움을 청해보자. 스트레스는 기본이고 덤으로 머리가 좋아지는 행운도 따라온다.
음악요법 따라하기
집에서 편안하게 음악을 듣는 것도 피로해소나 기분전환에 도움이 되지만 몇 가지 방법만 지키면 보다 확실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우선 눈으로 들어오는 정보를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온 신경을 귀를 통해 전해지는 음악에 집중하면 더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매일 약 30분씩 세번 자신에게 맞는 음악을 듣는데, 필요 이상으로 장시간 음악을 듣는다고 해서 효과가 빨리 나타나지 않는다. 또 음악요법은 어디까지나 보조적인 역할을 할 뿐 만병통치약이 아니라는 점을 잊지 말자.
불면증에 도움이 되는 음악 | 클래식 음악만 들으면 졸린다는 사람이 있는 반면 아무리 클래식 음악을 들어도 잠을 자지 못하는 불면증 환자도 있다. 전문가들은 불면증 환자에게 음악요법과 더불어 우유를 추천했다. 우유에는 트립토판이라는 아노미산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 트립토판은 인간의 뇌에 분비되는 수면 물질인 멜라토닌의 기본 물질이다. 잠들기 전 뜨거운 우유를 마시고 음악을 듣는다면 불면증에 도움이 된다.
모짜르트 피아노 협주곡 제20번 K466, 비발디 플릇 협주곡 G장조 Rv443, 텔레만 바이올린 협주곡 제4번 E단조
업무 능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음악 | 직장에서 받은 업무 스트레스는 곧 슬럼프로 이어질 위험이 높다. 직장에서 스트레스를 받은 날 뱃살 걱정을 하며 삼겹살집을 찾는 대신 집으로 돌아가 음악의 선율에 조용히 몸을 맡겨보자. 무시무시한 뱃살의 공포와 스트레스가 달아날 것이다.
모짜르트 호른 협주곡 제3번, 비발디 4계중 ‘가을’, 바하 브란덴 부르크 협주곡 제3번
머리가 좋아지는 음악| 세계 어디에서도 빠지지 않는 우리나라 어머니들의 교육열 덕분에 적잖이 알려진 게 모차르트 효과(Mozart effect)다. 이는 미 캘리포니아대 연구팀이 대학생 36명에게 모차르트의 ‘두대의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D장조’ 등을 들려주고 공간 추론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점수가 향상되면서 알려진 이론이다. 많은 수험생들이 집중력 향상을 위해 음악을 들으면서 공부를 하는데, 멀티태스킹(multitasking)이 불가능한 사람은 삼가는 것이 좋다. 밤새워 외웠던 영어단어는 하나도 기억에 남지 않고 음악만 머릿속에 남는다.
브람스 피아노 트리오 제1번 B장조 작품 8 중 제1악장, 파가니니 바이올린 협주곡 제2번 b단조 작품7 중 제3악장, 차이코프스키 현을 위한 세레나데 C장조 작품 48 중 엘레지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는 음악 | 바로크 시대 음악은 사람이 편안히 쉬고 있을 때의 심장 박동수와 비슷하다. 때문에 듣고 있는 사람은 마음이 편안해 지고 안정을 느끼게 된다. 스트레스 해소는 음악요법 중에서 가장 널리 쓰이며 가장 큰 효과를 보고 있다고 한다.
스트라빈스키 발레 조곡 ‘불새’, 비발디 4계 중 ‘가을’, 바하 브란덴 부르크 협주곡 제3번
글 / 김성욱 기자 사진 / 경향신문 포토뱅크 도움말 / 최영옥(클래식 태교음악 저자) 참고서적 / ‘모차르트 테라피’(넥서스BOOKS)
음악치료” 스트레스·우울증 가라 …육아 등 문제로 찌든 주부들 무대서 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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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앞에 나가서 악기를 연주하니 고등학교 학창시절이 떠오르더군요. 내가 살아있는 느낌이랄까. 너무 즐거웠습니다.”
서울 광진구 자양동 나루아트센터 소공연장에서 지난 4일 만난 전업주부 이혜선(36)씨는 표정이 밝았다. 초등학생 세 아이를 둔 그는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다”는 친구의 말에 이끌려 이날 공연장을 찾았다.
공연장에는 이혜선씨와 비슷한 또래 주부 50여명이 자리에 앉아 무대 위 음악치료사의 말에 진지하게 귀기울였다. “불러주고 싶은 사람을 떠올리면서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을 같이 불러볼까요?”
한목소리로 노래를 마친 주부들의 표정이 하나 둘 환해졌다. 이어 음악 놀이극이 시작되자 손을 번쩍 들고 무대에 나가 심벌즈와 트라이앵글,북 등 다양한 악기를 연주하고는 즐거워했다.
지난 3월부터 이곳에서 매월 둘째·넷째주 화요일마다 열리는 음악치료 프로그램이 주부들에게 인기다. 첫 시간 20여명에 그쳤던 관객은 두번째 시간에 배로 늘어났고,공연 문의도 부쩍 많아졌다. 나루아트센터는 일반인을 위한 음악치료 프로그램 ‘음악이 가르쳐준 비밀’을 연중 기획으로 12월까지 운영하며 7∼8월에는 청소년과 어린이를 위한 방학특별 프로그램도 마련할 예정이다.
그동안 특수기관 등에서 지체아동과 노인들을 대상으로 주로 운영돼온 음악치료는 아직 일반에겐 생소한 분야다. 음악치료를 일반인 대상 공연 프로그램으로 기획한 것도 이례적인 일. 음악치료사 한정아씨는 “음악을 매개로 자신의 내면과 주변 관계 등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정서적인 변화를 이끌어낸다”면서 “육아나 가정문제 등으로 자신을 돌볼 시간이 거의 없는 주부들이 특히 좋아한다”고 말했다.
음악치료를 단순히 음악을 감상하는 것으로 여기는 이들도 많다. 한정아씨는 “우울할 때 즐거운 노래가 어떤 사람에게는 약이 되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독이 될 수도 있듯이,음악 감상만으로 심리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서 “음악치료의 핵심은 치료사와 관객이 나누는 소통에 있다”고 설명했다.
“세 아이를 모두 잘 키우고 싶은 마음에 평소 스트레스가 많았다”는 이혜선씨는 “그동안 가족들에 묻혀 살았는데 오늘 프로그램에 참여한 뒤 새삼 내가 살아있다는 기분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날 프로그램에 참여한 다른 주부도 “무대에 나와 조명을 받으니까 내가 주인공인양 색다른 분위기에 휩싸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보완해야 할 점도 있다. 보통 4∼5명씩 소규모 그룹으로 진행되는 것과 달리 30∼40명 정도의 인원을 두고 진행하다보니 개개인의 이야기에 귀기울이기가 어렵다. 이날 주어진 한 시간도 주부들로선 턱없이 짧게 느껴졌다. 한 주부는 “신선한 내용으로 기분 전환이 되긴 했지만 스트레스 해소에 큰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한정아씨는 이에 대해 “음악치료가 국내에서 학문으로 자리잡은 게 10년 정도로 실제 응용프로그램이 개발된 것도 얼마 전”이라면서 “점차 음악치료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다양하면서도 유익한 방안이 나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백민정 기자/입력 : 2006-04-12 15:4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