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뇌가 부처의 씨앗이다.
유마경 불도품에 있는 내용입니다.
그때에 유마힐은 문수사리에게 물었다.
"무엇을 여래의 씨앗[如來種]이라고 합니까?"
문수사리가 답하였다.
"이 몸[有身]이 여래의 씨앗이며, 무명(無明)과 생존의 욕망[有愛]이 씨앗이며,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이 씨앗이며, 4전도(顚倒)와 5개(蓋)가 씨앗이 되며, 6입(入)이 씨앗이 되며, 7식처(識處)가 씨앗이 되며, 8사법(邪法)이 씨앗이 되며, 9뇌처(惱處)가 씨앗이 되며, 10불선도(不善道)가 모두 씨앗이며 요점을 취해서 말한다면 62견(見)이나 모든 번뇌가 모두 부처의 씨앗이 됩니다."
"그것은 무슨 말입니까?"
"무위(無爲)를 보고 올바른 깨달음의 경계[正位]에 든 사람은 다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구하고자 하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으니, 비유하자면 마치 메마른 고원의 육지에서는 연꽃이 자라지 않지만 더럽고 습한 진흙 땅에서는 잘 자라는 것과 같습니다. 이같이 무위법을 보고 올바른 깨달음의 경계에 든 사람은 끝내 다시는 불법(佛法)에 마음을 일으키지 않게 될 것이며, 번뇌의 진흙 속에 있는 중생이라야 불법에 마음을 일으킬 뿐입니다. 또 허공에 씨를 뿌리면 싹이 틀 수가 없지만 거름으로 비옥한 땅[糞壤之地]에서는 무성하게 자라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무위의 올바른 경계에 든 사람은 불법을 일으키는 일이 없습니다. 아견(我見)을 수미산과 같이 일으켜도 더욱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일으켜 불법을 일으킬 수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마땅히 알아야만 합니다. 모든 번뇌가 여래의 씨앗이라는 것입니다. 비유하자면 마치 대해(大海)의 깊은 밑바닥에 들어가지 않으면 값을 매길 수 없을 만큼 값진 보물을 얻을 수 없는 것과 같이, 번뇌의 대해에 들어가지 않으면 일체지(一切智)의 보물을 얻을 수는 없는 것입니다."
그때에 가섭이 탄식하며 말하였다.
"참으로 훌륭합니다, 문수사리여. 이 말씀 명쾌하게 설하시니, 참으로 말씀하신 그대로입니다. 온갖 번뇌가 여래의 씨앗입니다. 저희들은 이제 다시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일으키는 것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설사 5무간죄를 지을 정도라야 더욱 발심하여 불법을 일으킬 수 있다 하더라도, 지금 저희들은 영원히 (그 마음을) 일으킬 수가 없습니다. 비유하자면, 마치 성의 불구자[根敗]는 5욕을 만족시킬 수 없는 것과 같이 성문으로 모든 번뇌를 끊어 버린 자는 불법에 있어서는 또다시 아무런 이익이 되지 않으며, 앞으로도 (그러한) 서원을 세우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문수사리여, 범부는 불법으로 다시 되돌아오지만 성문은 그렇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범부는 불법을 들으면 최고의 깨달음을 구하는 마음[無上道心]을 내어서 불(佛)·법(法)·승(僧) 3보를 단절하지 않지만, 성문은 설사 목숨을 마치도록 불법·10력(力)·4무소외[無畏] 등을 들어도 최고의 깨달음을 구하는 마음을 영원히 일으키지 못합니다."
* 성문(Sravaka 聲門) : 부처가 설한 진리의 말을 듣고 깨달음을 얻은 소승불교의 성자. 대승불교의 입장에서는 아직 완전한 깨달음을 얻은 존재는 아니다.
⇒ 결
고통과 고뇌가 없으면 향상하려는 의지도 생길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번뇌가 부처의 씨앗이라고 한 것입니다.
누구나 꽃길만을 걷기를 바라지만
바라는 것은 바로 부족한 것이요
부족한 것이 있는 한 고뇌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사는 것은 불타는 집에 머무르는 것과 같으니 어찌 안락함만을 구할 것이냐?”라고 했습니다.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 무너지는 사람도 있고, 이것을 향상의 씨앗으로 삼는 사람도 있습니다. 계속 땅을 파고 들어가면서 밝은 하늘이 보이지 않는다고 한탄하면 안 됩니다.
고통은 온 이유가 있고, 변화가 필요함을 보여 주는 징표입니다.
지금의 고통이 왜 온 것인지, 나에게 어떤 변화를 요구하는 것인지 잘 헤아려서 향상의 계기로 삼으면 훗날 편안한 마음으로 과거를 돌이켜 볼 때가 올 것입니다.
이겨내면, 지금 나를 괴롭히는 것이 삶을 풍요롭게 합니다.
* '영혼의 물리학'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습니다.
물리적 신체 없이는 새로운 경험이 불가능하다.
형체 없는 모나드로 보면, 영혼은 주체-객체의 인식을 할 수 없고, 어떤 의미로도 영적인 성숙을 할 수 없고, 천국에서의 어떤 영적 수행에 의해서도 해방될 수 없다. 그들은 전생에서의 훈련(조건 형성)과 학습을 가지고 있지만, 그들은 더 이상의 창의적 노력에 의해 거기에 첨가할 수도, 뺄 수도 없다. 이는 오직 지구에서의 형태로 있을 수밖에 없다.
사실은, 가능성 파동의 붕괴는 얽힌 계층이라고 불리는 특정한 자기참조적 동력학을 필요로 한다. 이는 오직 물질적 뇌(또는 살아 있는 세포 또는 그들의 집합)만이 제공한다.
이 글은 블로그에서 퍼온 글입니다.
2023년 孟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