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철도 2호선 민락역, 여느 역과 마찬가지로 별달라 보이지 않는 지하 1층 역사 안 4번 출구 쪽 벽에는 ‘indie training center’라고 쓰인 연두색 철문이 있다. 이 문을 열고 들어서면 철도역과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악기가 있는 방, 거울이 있는 방 등 연습실들이 이어진다.
이곳은 인디문화 관련 단체와 개인을 지원하고 연습공간을 제공하는 ‘민락인디트레이닝센터’로 부산 인디문화의 거점 역할을 하는 곳이다.
부산시 청년문화집중육성사업의 일환으로 도시철도 역사 내 공간을 활용하여 조성되어 지난해 7월 개소했다. 부산문화재단이 운영하며, 인디문화 기획을 하는 락인코리아가 위탁운영을 하고 있다.
음악밴드, 힙합, 스트릿댄스, 연극 등 부산의 인디문화 육성을 위해 마련되었다. 예술단체들에 연습공간을 빌려주고, 공연할 때는 홍보를 돕는다. 인디밴드들이 음반 제작 시 비용 일부를 지원하며 공연을 기획하기도 한다. 또한, 시민을 위한 강좌도 마련되어 있다.
밴드 합주실과 춤과 연극을 연습하는 다목적연습실, 개인 연습실이 각 세 개씩으로, 총 아홉 개의 연습공간이 있다. 밴드 합주실에는 앰프, 믹싱기, 드럼 등 공연할 수 있는 모든 장비를 갖추고 있으며, 개인 연습실에는 앰프와 전자 피아노가 있어서 연습하는 데 부족함이 없다.
무엇보다 위치상 외부방음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각 연습실 이용자들이 서로 방해받지 않도록 내부 방음시설을 완비했다. 현재 30개 입주단체가 있으며, 외부 단체들은 1시간에 1만원의 사용료로 저렴하게 연습실을 이용할 수 있다.
트레이닝센터가 생기고 연습공간과 비용 걱정 없이 연습하게 된 인디문화계는 서서히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매닉시브, 과메기 등 인디밴드 일곱 팀이 음반을 발표했다. 1년에 하나도 나오기 힘들던 이전과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극단 물음피는 2년간 다섯 개의 창작극을 발표했으며, 음악극단 콩나물은 전국을 누비며 공연하고 있다.
이시재 프로그래머는 “예술가들이 항상 자유롭고 활발하게 활동하는 동적인 공간이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예술가들에게 제약을 두지 않는다.”며 “장기적으로 이곳이 인디신과 문화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전문 예술가들만 이곳을 이용하는 것은 아니다. 시민문화예술교육프로그램이 있어서 시민들이 저렴한 수강료로 드럼, 통기타, 우크렐레, 줌마댄스를 배운다. 수강생 경쟁률이 높아서 매번 추첨한다.
문화 소외계층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꿈키움 음악교실에서는 드럼, 보컬, 기타, 베이스, 건반 수업으로 밴드에 필요한 모든 것을 배운다. 이렇게 배운 수강생들은 세 개의 밴드를 만들어 다음 달 21일 동아대 다우홀에서 인디밴드들과 함께하는 공연을 앞두고 있다.
드럼을 배우고 있는 주부 이향영 씨는 “드럼을 배우니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되고, 아들딸도 좋아한다. 주변의 주부들이 부러워한다.”며 “아쉬운 점은 강좌가 계속 이어지면 좋겠다. 1회 8주 수업이 끝나면 수강생들은 다시 악기를 접할 곳이 없어진다.”고 아쉬워했다.
수강생 박선 씨는 “서면, 해운대 등에서 젊은 음악인들이 버스킹 많이 하던데, 저렴하고 시설 좋은 이런 곳을 활용하면 좋겠다. 좀 더 적극적으로 홍보해서 젊은 사람들이 많이 알게 되고, 인디 공연도 즐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위치 : 부산시 수영구 민락동 도시철도 민락역사 內
▲홈페이지 : http://www.indiecenter.or.kr/
▲전화번호 : 051-754-7661.